[마이데일리 = 이규림 기자] 음악이 감동적인 것은 언어의 장벽, 시간의 장벽을 뛰어넘어 하나의 음악을 듣는 그 순간만큼은 모두를 하나로 아우른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8년만에 열린 메탈리카의 내한 공연은 말 그대로 감동이었다.
15일 오후 6시 30분부터 근래에 보기드문 3만여 관중이 모인 서울 송파구 잠실 주경기장에서의 메탈리카 내한 공연은 메탈리카의 서포트 밴드인 툴(Tool)의 공연으로 시작됐다.
근육과 혈관들이 드러난 인체 그림으로 장식된 무대와 난해한 영상을 배경으로 툴이 'Stinkfist', 'The Pot', '46+2', 'Jambi', 'Schism', 'Sober', 'Lateralus', 'Vocarious', 'Aenima'등 총 9곡을 한국팬들에게 선보이자 객석은 한 껏 달아올랐다.
툴의 공연이 끝나고 오후 7시 35분 부터 8시 40분까지 약 한시간 가량의 무대 준비가 끝나고 메탈리카의 공연이 시작됐다.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메탈리카는 드러머 러즈 울리히(Lars Ulrich)의 파워풀한 드럼 연주로 공연을 시작했다. 2집 앨범 수록곡 'Creeping Death'가 흐르자 관객들은 8년간의 기다림을 보상이라도 받겠다는 듯 물을 흩뿌리고 머리를 흔들며 열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메탈리카의 보컬 제임스 헤필드(James Hetfield)는 첫 곡을 마치고 "여러분 지금 메탈리카와 함께 하고 있나요!"라고 외쳤고 관객들과 함께 메탈리카의 영문 스펠링 'Metallica'를 한 자씩 외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어서 7집 수록곡인 'Fuel'과 인도풍의 기타 전주가 인상적인 5집 수록곡 'Wherever I May Roam'을 부른 메탈리카는 관객들의 선동하는 '어이!' 구호에 맞춰 4집 앨범 수록곡 'Harvester of Sorrow'를 열창했다. 잠실 주 경기장을 채운 3만명의 관객들은 하나의 목소리로 후렴구를 노래했고, 러즈 울리히는 예의 그 당장이라도 죽어버릴 것 같은 열정적인 무대 매너로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보컬 제임스 헤필드와 기타리스트 커크 헤멧(Kirk Hammet) 역시 열정적인 연주로 관객들의 호응에 보답했다.
이어 'Welcome Home'과 'Frantic'을 부른 메탈리카는 제임스 헤필드의 감미로운 클래식 기타 연주로 시작한 5집 앨범 수록곡 'The Unforgiven'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어진 무대는 메탈리카의 3대 베이스 주자로 2003년부터 활동해온 로버트 트루질로(Robert trujilo)의 원맨쇼였다. 관객들의 구호에 맞춰 괴로운 듯한 표정으로 베이스를 뜯던 로버트 트루질로는 특유의 고릴라 같은 자세로 무대를 걸어다니며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트루질로의 베이스 연주에 이어 'For Whom The Bell Tolls', 'Orion'을 연거푸 연주한 메탈리카는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이자 올 해로 발매 20주년을 맞은 메탈의 교과서적인 작품 'Master of Puppets'를 선보였다.
'Master of Puppets'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일제히 물을 뿌리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들이 노래를 열창하자 멤버들은 감동했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웃어보이기도 했다.
2집 앨범 수록곡으로 커트 헤멧의 현란한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Fade to Black'와 3집 앨범 수록곡 'Battery'의 연주를 마지막으로 메탈리카는 준비된 90분간의 공연을 마치고 들어갔다.
지친 기색없이 관객들이 박수와 구호를 외쳐대자 메탈리카는 다시 무대에 올라 'Sad But True', ' Nothing Else Matter', 'One'등의 앵콜곡을 선보였다. 특히 기타리스트 커크 헤멧은 오른쪽 배의 불꽃 문신과 잘 어울리는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꾸며진 기타를 메고 나와 신들린 듯한 기타 연주를 선보여 관객들을 흥분시켰다.
메탈리카에게 작품성과 함께 대중성이라는 두번째 토끼를 잡게 해 준 5집 앨범 수록곡 'Enter Sandman'이 흐르며 메탈리카는 앵콜 무대를 마무리 지었다.
러즈 울리히는 앵콜 무대를 마치고 연주 때 사용했던 드럼 스틱을 무대 전면에 서있는 관객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며 던져주며 한국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하지만 8년 만에 내한한 메탈리카를 관객들은 쉽게 보내주지 않았다. 관객들은 계속해서 메탈리카를 연호했고 메탈리카는 못이기겠다는 듯 무대에 다시 올라 새 앨범에 수록될 미발표 신곡 한 곡과 Kill'em All의 'Seek & Destroy'를 한국팬들에게 선사한 후 공연을 마무리 지었다.
이 날 공연은 5시부터 입장할 예정이었으나 한시간 늦은 6시부터 입장이 시작돼 일부 관객들은 공연이 시작된 6시 30분까지도 공연장 밖에서 줄을 서 기다리는 일부 진행상의 문제점도 노출됐다. 다양한 디자인의 메탈리카 티셔츠를 챙겨입고 온 관객들은 4시 경부터 더운 여름 날씨에 두 시간 이상씩 줄을 서서 기다린데다 툴의 공연이 끝나고 한시간 가량 공연이 지체돼 다소 지치고 짜증난 모습을 보였지만 메탈리카의 공연이 시작되자 다시 열정적인 호응을 보내기도 했다.
8년 전인 1998년 열렸던 메탈리카의 첫번째 내한공연에도 참석했었다는 서울 강남구의 한신영(34)씨는 "메탈리카는 나이가 들어도 멋지다. 당시에는 체조경기장에서 공연을 해서 좀 더 집중력이 높았던 것 같다. 이번 공연에서 광란의 헤드뱅잉은 없었지만 더 여유롭고 음악을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경기도 분당구의 박제중(33)씨는 "보통 투어공연을 할 경우 한 앨범에 있는 노래만 하기 마련인데 초청공연이라서 그런지 메탈리카의 히트곡들을 모두 들을 수 있어서 팬으로써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메탈리카는 3집 앨범 'Master of Puppets'의 발매 20주년을 기념해 이번 공연을 기획했다. 또한 올 해는 메탈리카의 제 1대 베이스 주자 클리프 버튼이 교통사고로 숨진지 2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메탈리카의 러즈 울리히는 공연을 마치고 "한국팬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곧 새로운 앨범을 발매하고 나면 새로운 투어로 조만간 다시 서울을 찾아오겠습니다"라고 인사했다.
[8년만에 내한 공연을 가진 메탈리카. 왼쪽부터 보컬 제임스 헤필드, 드럼 러즈 울리히, 기타 커크 헤멧, 베이스 로버트 트루질로. 사진=엑세스코리아제공]
(이규림 기자 tako@mydaily.co.kr)
- NO1.뉴미디어 실시간뉴스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