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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사장님의 딱한사연

양종윤 |2006.08.18 03:09
조회 75 |추천 0

발가락 사장님
 
[조선일보 2006-07-24 03:20]    

 



 


내 발로 일어서 본 적 없다… 그러나 e쇼핑몰서 참기름 장사로 우뚝 섰다
저는 37살 총각 강동규 선천성 소아마비죠 발 움직여 클릭 클릭…
고객 만족도 별 5개 옥션 파워셀러 됐어요


[조선일보 장상진기자]

오프라인 세상에서 그는 37살 청년 강동규이다. 하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그는 그냥 ‘장애인’으로 더 쉽게 통한다. 온라인 세상에서 그의 ID는 172445이다.


하지만 네티즌 사이에서 그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쇼핑몰 사장님’으로 더 쉽게 통한다.


19일 오후 경북 김천시 감호동의 단독주택. 자신의 집에서 강씨는 방바닥 한가운데 누운 채 기자를 맞이했다. 어깨까지 말려들어간 오른팔, 꼭 오므린 양 손, 뒤틀린 허리와 제각각 노는 두 다리…. “안녕하세요… 강동규…입니다….” 힘겹게 한 마디씩 내뱉을 때마다 얼굴이 일그러졌다 펴지기를 반복한다. 반달 모양이 된 두 눈만이 그의 표정이 밝다는 것을 알게 한다.


방 한쪽 구석에 놓인 컴퓨터로 시선을 돌리자 갑자기 강씨가 누운 채 발로 바닥을 긁으며 몸을 돌려 컴퓨터에 발을 갖다댄다. 왼쪽 검지발가락으로 전원 스위치를 누르고, 마우스를 조작한다. 발 놀림이 능숙하다. 인터넷 창이 뜨고 하루 거래 현황이 모니터에 나타났다. ‘칠성참기름, 입금확인 중 1건, 주문 10건, 발송 중 4건, 송금 예정 2건….’ 강씨는 인터넷쇼핑몰에서 통신 판매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 1년간 그의 고객 가운데 325명이 그와의 거래에 ‘만족’을 표시했다. 불만을 표시한 고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만족도 별 5개 만점, 불만율 0%. 얼굴을 맞대지 않는 인터넷 관계의 특성을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이다.


강씨는 지난주 인터넷 쇼핑몰 옥션의 ‘파워셀러(power seller)’로 선정됐다. 파워셀러는 최근 3개월간 월매출 200만원 이상, 이용객 평균 만족도 별 4개반(半) 이상 등의 요건을 갖춘 판매원에게 주어지는 자격이다.


강씨는 선천성 소아마비로 인해 단 한 번도 바닥을 딛고 일어선 적이 없는 1급 지체장애인이다. 방에 누워 혼자 두는 바둑이 유일한 소일거리였던 강씨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온 것은 지난 2004년. 지역 방송을 통해 계명대학교 벤처창업보육사업단이 소외된 이웃을 대상으로 인터넷 창업 교육을 벌인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부터다. 강씨는 곧장 이메일로 교육신청서를 보냈다.


“그냥… 나도… 뭔가 할 수 있는 게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장애인이라고… 아무것도 안 하고… 죽을 때까지… 이렇게 지낼 수는 없잖아요.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시대에 태어난 것도 행운… 인데….”


교육을 마친 강씨는 지난해 6월 마침내 자신의 인터넷 쇼핑몰을 열었다. 취급 품목은 부모님이 만드는 참기름·들기름·볶은깨 등으로 시작했다.


강씨는 “얼굴 없는 인터넷 거래에서는 신용이 곧 얼굴”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단 한 병의 주문이라도 거절하지 않았고, 하루라도 약속 날짜를 지키지 못하면 덤을 얹어주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렇게 한두 번 거래한 사람들이 차츰 그의 단골이 됐다. 거래 뒷이야기를 나누는 ‘옥션토크’에는 손님들의 칭찬이 날로 쌓여 갔다. 강씨는 칭찬 글에도 다시 일일이 감사의 댓글을 적어넣고 불편사항을 확인했다. 그렇게 1년. 이제 옥션에서 ‘참기름’을 입력하면 강씨의 ‘칠성참기름’이 가장 먼저 화면에 나타난다. 월평균 순수익만 40만원이 넘는다.


“장애인은… 무조건 불쌍하다거나…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거 아니에요? 우리도… 할 수 있는 게 많은… 세상이잖아요.” 강씨가 밝게 웃었다.

 

(김천=장상진기자 [ jh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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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뉴스가 나간뒤 얼마후



 
“참기름 인터넷 판매 접습니다”
 
[조선일보 2006-08-17 03:04]    
 


장애인 강동규씨의 어떤 좌절
식품위생법 규정으로 유통행위 不可
네티즌들 “합법적 방법 제시해줘야”


[조선일보 최재훈기자]

발가락으로 컴퓨터를 작동, 인터넷 경매사이트에서 참기름을 팔아 ‘발가락 사장님(본지 7월24일자 A9면)’으로 화제를 모았던 장애인 강동규(38·경북 김천시 감호동·정신지체장애1급)씨가 더 이상 인터넷 판매사업을 못하게 됐다. 어머니 이종순(62)씨는 “처음으로 혼자서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다가 장사를 못하게 돼 상심(傷心)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강씨의 사업에 제동(制動)이 걸린 것은 이달 7일. 관할 시청인 김천시청이 “인터넷을 통해 완제품 참기름을 팔고 있는 것은 식품위생법 위반”이라고 통보해 왔다. 지금처럼 완제품 참기름을 유통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식품제조가공업’ 신고를 내고 생산과정의 관리대장을 기록해야 하며, 제품 생산 후 품질검사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강씨 부모는 현재 들깨·참깨 등 원료를 가져오면 기름을 짜주고 수공료를 받거나, 제조한 참기름을 가게에서 직접 판매만 가능하도록 돼 있는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신고만 해 놓았다. 때문에 유통 행위는 불가능하고, 판매를 계속할 경우 영업정지 등 제재를 받게 된다는 게 김천시의 설명이다. 김천시 위생지도계 담당자는 “강씨의 사정은 안타깝지만, 민원이나 신고가 접수되면 오히려 행정제재가 가해져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행정지도를 한 것”이라며 “합법적으로 영업을 하겠다면 행정절차와 방법 등 구체적인 행정지도를 해 주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강씨는 지난 8일 참기름을 팔던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에 “법을 어기며 판매를 계속할 생각은 없다”며 판매 중단을 알렸다. 강씨는 “신고를 바꿔서 다시 장사를 하기에는 부모님 연세도 많고, 규정도 까다롭기 때문에 인터넷 판매를 포기할 생각”이라며 “짧은 시간이지만, 언론에서 관심을 가져준 덕분에 힘과 용기를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소비자들과 네티즌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김천시청 게시판에서 황진선씨는 “장애를 딛고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에게 너무 냉정한 처분을 했다”고 썼고, 김순자씨는 “갑자기 잘 팔리니까 제재를 가한다는 생각이 들어 좀 아쉽다”고 했다. 김은영씨는 “일반인도 하기 힘든 쇼핑몰 사업을 본 궤도에 올려놓기 까지 발가락 사장님의 피눈물을 감안한다면, 김천시는 판매중지 이전에 합법적 판매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제시해 주는 게 순리 아니냐”고 걱정했다.


수년 동안 컴퓨터를 발로 작동하는 법을 익혔던 강씨는 지난해 6월 인터넷 통신판매에 뛰어들어 부모님이 만드는 참기름을 팔아 왔으며, 지난달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에서는 ‘파워셀러(power seller)’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최근 언론 보도 이후에는 매출이 20배 이상 늘어 물건이 없어 못 팔 정도로 관심을 끌었었다.

 

(최재훈기자 [ acrobat.chosun.com])

 

 

 

정말이지 우리나라법 누구를 위한 법인지 모르겠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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