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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포공영이 말했어.

조은희 |2006.08.19 10:36
조회 12 |추천 0

하루는 포공영이 말했어.

 

"어째서는 우린 불때만 기쁨을 볼 수 있을까?"

 

난감했지. 나도 그렇게 느꼈고, 그런 용도로 그들을 바라봤으니까.

포공영은 난감한 얼굴속에 담긴 속내를 읽었는지 금세 시들했어.

마음이 아팠지. 그러나 그 아픔 뒤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성과 음흉

한 생각이 나를 최악으로 몰고 간거야.

 

"무게감없이 자유롭게 하늘로 날아 오르기때문에 그런걸꺼야."

 

"위로의 말이지?"

 

조금은 뜨끔했지. 우린 그 자유로움에 미치도록 질투한다는 마음은

말하지 않았어. 꼴불견이잖아. 추악함이 적나라하게 들어난다면 이

들은 경멸과 동시에 우월감을 맛보게 될테니까. 그건 결국 이들의

순수함까지 없애버리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니까.

 

"아니. 우리는 날 수 없잖아."

 

"너희도 날 수 있잖아."

 

"그건 내 자신이 아니잖아. 지혜의 저주스러운 산물이지."

 

"왜?"

 

"본체가 아닌 머리에서 나온 공식과 생각으로 만든 차갑고, 이질적

 인 쇳덩어리로 만든 철장에 갇혀 하늘을 나는건 결코 자유롭지 못

 하잖아. 속박되었다는 느낌에서 발버둥 치기 위해서 결국 우리가

 선택한건 안락함과 편안함, 안정성이었어. 정말 한심하지 않아?"

 

포공영은 말이 없었지. 그저 내 얘기를 가만히 들어주기만 했어.

 

"이카로스의 오만함을 알고 있어?"

 

"아니."

 

"그는 뛰어난 재능과 천재적인 머리를 가지고 있었어."

 

"너희들이 추구하는 이상향 중 하나구나."

 

"글쎄. 나는 아닐지 몰라도 보통의 우리들이라면 아마.."

 

"계속해봐."

 

"그 재능과 머리가 결국 그를 오만과 자만에 물들여 죽음으로 몰고

 갔지. 하늘을 날았거든. 그리고 태양을 쫓았거든. 더 높이, 더 가까

 이. 결국 도달해서는 안될 신의 영역에 손을 뻗었다가 뜨거운 분노

 에 자신의 팔에 달았던 밀랍 깃털이 녹아 그만 바다로 추락했지."

 

"..."

 

"신은 분노한거야. 감히 이카로스 주제에 넘어서는 안될 선에 발을

 들여 놓으려한 오만함에. 우린 그래. 뭔가를 해내면 그 위를 추구

 하고, 또 그 위를 도달하려하지. 끝없는 욕망이 던져주는건 신의

 영역이야. 넘어서는 안되는걸 알면서 넘으라 유혹하지. 이성이 있

 는 우리로서는 그걸 뿌리칠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감성도 있는

 우리기에 간단히 거부할 수가 없는거야. 생각보다는 마음이 먼저

 이고, 이성보다는 본성이 먼저니까."

 

우린 그랬어. 정말로. 하나를 이뤄내면, 또 벽에 맞닿아 오기가 생겨

또 다시 도전하고, 그걸 이뤄내면 또 벽에 맞닿아 다시 도전하고..

그렇게 반복하면서 결국 쫓고 있는 정상의 이상향은 신이란걸. 알면

서 아니라 부정하며 계속 그곳으로 달려가고 있어.

 

"하늘, 자연, 땅, 우주. 그리고 신만이 할 수 있는 창조. 그런데 우린

 이제 그 창조마저 우리가 이뤄내려하고 있지. 정말 이 마지막 행동

 만큼은 신에게 위배하는거야. 창조는 신. 신이 할 수 있는 우리가

 할 수 없는 정확하고, 뚜렷한 경계선이거든. 그 이상은 할 수 없다

 는 뜻이지. 실로 그래. 하지만, 우리에게는 오만함이 있잖아. 먼 옛

 날 교활한 뱀이 그 세치의 혀를 놀려 이브를 꾀어 선악과를 먹게하

 여 아담을 꾀게 하고, 결국 신이 주신 낙원의 동산 에덴에게 쫓겨나

 게 했잖아. 신이 주신 무한한 애정을 걷어차고, 우린 뱀의 오만함을

 받아 영원한 죄를 받았잖아."

 

"창세를 말하는구나. 맞아. 너희는 낙원에서 추방당했지. 너희 외에

 살아 있는 모든 존재들은 그대로 그 낙원에서 살게 되었고, 지금도

 실로 그러하고. 하지만, 아버지는 아직도 너희를 사랑하잖아. 그래

 서 저버리지 못하고, 감싸안아주고, 보살펴주며 모든 악에서 구원

 해주시잖아. 너희는 그 무한함에 감사를 해야돼. 그리고 아버지의

 존재를 알고, 사랑해야돼."

 

"하지만, 우린 뱀의 오만함을 더 사랑했어. 아버지는 점점 우리 마

 음 속에서 사라져 갔고, 아버지의 자상한 목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

 었지. 그리고 우리가 눈을 떠서 둘러본 순간. 우리의 모습은 점점

 뱀이 되어가고, 아버지가 창조한 것에서 멀어졌지. 우린 무한한 사

 랑보다 모든 해낼 수 있는 오만함을 더 갈구했었어. 사랑의 영원함 

 을 버리고, 유한함을 지닌 머리를 얻으려 몸부림을 쳤지."

 

"그래서 만족해?"

 

"아니. 만족하지 않아. 그건 만족할 수 있는게 아니야. 끊임없이 배

 가고파. 허기가지고, 채워지지 않아. 지식은 요구하면 요구할수록

 배부를줄 모르거든. 우리와 같지. 그 뱀과도 같고. 신의 사랑을 져

 버리고, 감히 신이 되고자하는 검은 깃털과 같지."

 

"어렵구나."

 

"응. 어려워."

 

나와 포공영은 파란 하늘을 바라 보았지. 하늘도 자기 자리에 있고,

구름도 자기 자리에 있어. 새도 자신의 위치에 있고, 태양도 그러하

고, 밤도, 그에 뜨는 달과 별도. 모두 자기의 분수를 알고, 그 자리에

만족하며 자신이 해야할 일을 알고 그걸 하고 있지. 결국 그걸 거부

하고, 만족하지 못해 올라서려는건 우리뿐인가봐. 모든 존재가 코스

모스를 지키고 있는데 우리만 카오스를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까.

 

"우리가 코스모스가 되는 날은 없을거 같아."

 

"그게 너가 내린 결론이야?"

 

"아니. 나의 결론은 이게 아닌걸."

 

"뭔데?"

 

"나중에 내가 나로서 있을 수 있는 그 날에 알려줄게."

 

"길지 않은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다. 너는 내가 만난 너희중에 가장

 우리에 가까웠으니까."

 

하지만, 나도 결국 그들과 같은 존재라는걸 잊지마. 포공영. 우리의

입과 말은 그 교활한 뱀의 세치 혀를 그대로 물려받은 허울좋은 선

물 포장과 다를바 없다는걸. 믿어서는 안돼. 아버지에 대한 믿음은

의심조차없을만큼 지대하지만, 우리에게는 항상 의심을 품어야돼.

경계도 해야하고, 긴장을 늦춰서는 안돼. 하지만, 그런 피곤함을 택

하느니 차라리 우리를 멀리하는게 좋을거 같아. 가까이 다가오지 못

하게. 그 좋은 예로 장미는 가시를 품고 살잖아.

 

 

 

 

 

 

 

 

 

 

 

                                                                     -인간 일부분.-

 

 

 

 

 

 

 

 

 

 

 

 

Ps. 뭔가 글을 쓴다는건 대단하다는것과 동시에 치부를 들어내는것

      같은 부끄러움과 쑥스러움을 준다. 실로 그러하다 느낀다. 나의

      글은 달콤함도 유혹도, 쓴맛도, 매서움도, 질책도, 애정도, 교훈

      도 들어있지않은 무의미 그 자체이다. 그러면서 왜 쓰냐고 하면

      손이 제멋대로 움직이기때문이라는 핑계아닌 핑계를 댈것이다.

      솔직히 나의 글은 아마추어도 삼류도 아닌 최악이다. 그 자체가

      죄악일정도이다. 하지만, 나의 편안함을 가지고 싶어하는 이기

      심이 없어지지않는 이상 이 민폐는 계속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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