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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1학년 6반 내 딸들에게 사랑하는 내 딸들아

이지숙 |2006.08.22 14:01
조회 57 |추천 0

사랑하는 1학년 6반 내 딸들에게

사랑하는 내 딸들아, 개학일부터 너희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는 내 모습이 너무 못나보이고 오늘 내내 마음이 좋지 않았다.

내가 말하려고 하던 의도는 이게 아닌데 어느덧 입에서는 독설이 흘러나오고 내 언성은 자꾸 높아져만 가더라. 아직까지도 화를 절제하지 못하는 나 스스로에게 무수한 실망감만 더욱더 무게를 실어가는구나.

너희들에게 화를 전가시키는 나는, 사실은 나 스스로에게 화가 난 것임을 알아차렸다. 내가 담임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 명색이 담임인데 내 말이 무시당했다는 부끄러움, 우리 서로의 신뢰가 져버렸다는 안타까움,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하여 혼자 치미는 부아감,,,, 뭐 이런 복잡한 감정들이 섞여 그저 내 화를 이기지 못하여 야단을 치고 소리를 내는 일에 그쳐버린 것이다.

사과할게, 얘들아. 사과한다. 얘들아.

그저 선생님은 너희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인데 그걸 몰라주는 너희들이 야속할 때도 가끔 있단다. 그게 바로 오늘이었나 보다.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해서 너희들이 나쁜 아이들도 불성실한 아이들도 아닌데 내가 모두 싸잡아 화내고 혼내고 하는 오류를 오늘 또 저지르고 말았구나.

나는 너희들을 사랑한단다. 그래서 너희들이 모두 잘 되기만을 바란단다. 이게 엄마, 아빠 마음이고 곧 나의 마음이란다. 너희들이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나는 계속 너희들을 사랑하고 너희들이 잘되길 만을 빌으며, 너희들이 잘못한 일이 있거든 다시 한번 나를 채찍하고 나를 반성할 것이다.

든든한 서기 진영이, 항상 밝은 손이, 귀엽지만 당찬 수정이, 나서는 일이 없지만 묵묵히 제 할 일을 잘해내는, 그래서 더 믿음이 가는 나영이, 늘 성실한 다미, 귀여운 악동 민경이, 어른스러운 시원이, 앙탈쟁이 예림이, 바보킴(이것보다 너를 더 잘 드러내주는 말은 없을 것 같아!) 윤희, 욕심많고 꼼꼼한 정화, 그림을 잘 그리는 진선이, 현아만큼 열심히 하는 애도 또 없지, 까불이 현진이, 더 까불이 애진이, 재미있는 민정이, 책임감있는 정은이, 유쾌한 우리 옥이, 얼굴만큼 맘씨고운 우희, 늘 항상 변함없는 윤주, 혜정아, 얼굴 예뻐, 피부톤 죽여, 성격좋아, 누굴 닮아 넌 그렇게 perfect하니?(ㅋㅋ), 예의바르고 착한 하은이는 살 좀 찌면 완벽이다. 외유내강 오수진, 꾸준히 노력하는 규영이, 성격좋아 친구많기로 소문난 작은 다혜(다혜도 살 좀 쪄야해), 드뎌 울 반장님 차례이시구나 넘치는 칼있으마로 반장의 역할을 다해내고 또 제 할 일도 알아서 척척하는 울 반장님 다혜, 소영아, 언젠가 내가 너한테 조용하다고 해서 약간 서운했다지? ^^; “시끄럽지만” 성실한 소영이, 그리고 늘 느끼는 것이다만 넌 왜 그렇게 피부가 좋은게냐? 소신있는 이수진, 더 예뻐진 지혜, 미소가 아름다운 미소, 그저 헤헤 웃는 속좋은 민수, 요조숙녀 기정이, 야무진 인선이, 엉뚱한 현경이, 거짓말이라곤 할 줄 모르는 순진한 재연이, 우리 반에서 제일 까부는, 얄밉고도 사랑스러운 신혜, 반장님의 영원한 동반자, 네 보조가 없다면 반장님도 우리 반을 그렇게 잘 이끌어나가지는 못했을 거야, 성실한 부반장님 은진이..

너희만큼 내게 소중한 사람은 없단다. 영주가 빠져 조금은 아쉽다마는 36명 모두를 사랑하는 내 마음 만큼대로만 너희들이 하는 일, 바라는 일 모두 결실을 이루고 잘되서 자랑스러운 내 딸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처음 편지를 시작할 때만해도 힘이 빠지고 가슴이 답답했는데, 이렇게 막상 내 마음을 털어놓고 보니 가슴이 벅차오르는 구나. 잘될거야. 잘할 수 있을거야.

우리 반 파이팅이닷!

- 2006년 8월 21일 담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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