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가을인가 보다.
한 여름밤의 꿈을 안고...
열대야에 밤잠을 설치곤 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해질무렵부터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
내 기분을 좋게 한다.
벌써..17개월이나 지났나?
그렇게 오래...지났네..
하지만 가끔씩 문득.....
문득...... 생각나곤 한다.
남들 공부한다 바쁠 때 야자끝나고
남은 그 시간 쪼개서 전단지도 돌리고..
그러면서 데이트 자금 마련해 주말에 밥 한 끼.
학생신분에 용돈도 궁하고
그래도 꼴에 남자라 자존심에 얻어 먹고 싶진 않아서
갖은 척 다했었는데..
그렇게 지나간게 첫사랑인줄......
맘씨 좋은 아주머니가 맘에 들어
단골 꽃가게도 정하고..
그렇게 꽃 들고 학교 앞에 찾아가 보기도 하고...
사귀어 본 적 없던 나로선 이성교제에 서툴러서
어떻게 하면 좀 더 표현하기 힘든 것들 표현하고
자연스레 더 알아갈 수 있을까 싶어
고안해 낸 얘기장.
여학생들 사이에서야 친구끼리 얘기장 쓰고 하는거
흔한 얘기 일지 모르나
남학생인 나로선 어색하고 그랬지만..
그냥 일기 쓴다 생각하고 주거니 받거니
써내려간게 두권....
얘기장 쓸 때 후원해준 친구녀석 고맙네.
맘에 드는 펜도 없어 예쁘게 적으라고 사줬는데;
것두 몇일 안가니 다썼지a
처음 만났을 땐 그냥 착하고 .....
그런 친구 인줄 알았는데..
비온뒤라 진 곳이 많았을 때
발을 헛딛어 묻은 진흙.
그 때 내 주머니에 휴지조각이 없었더라면..
그랬더라면 ..
자주 만날 일도 없었겠지.
어디가 맛집일까.
한 번 갔던 곳 몇번은 가겠지만..
두고 두고 그 곳만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쿠폰북 인터넷 잡지 다뒤져 맛집 찾아 다니고...
눈이 그렇게나 많이 내리던 날.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엔 애들 발자국 몇개.
하얗디 하얗게 남아있는 귀퉁일 찾아서
두발 다 이용해 뛰어넘고 또 뛰어 넘어 남긴 메세지.
그러다 얼어붙어버린 길 때문에
종점에서 종점거리였는데...
버스도 안다녀........
밥 몇번 먹고 얘기 잠깐 하고 그렇게 지났는데
어느새 100일.
착한 후배가 도와줘 만들었던 장미꽃100송이.
넣을 상자가 맘에 안들어
1시...2시.... 매일 1시간 2시간씩 덜 자며 만들었던 꽃상자.
졸업하면.... 그러면 볼 수 있게 될 줄....
그럴 줄 알았는데....
그렇게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이야.....
정말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이야.......
아직도 변함없겠지.....
그 시간들 때문에 오늘도 웃음 짓고...
눈물 짓고....
환하게 웃음 짓고......
보이지 않는 곳에선 눈물 짓고.....
몇일 전 너의 생일....
기억하지 못한다고......
이젠 별다른 기억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게 기억 나 버렸네...
웃으며 즐겁길........
항상 재밌고 유쾌하길......
그러길 바라기에......
널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