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결혼하기 전에 저 남편한테 그랬거든요. 부모님만 허락하신다면 모시고 살고 싶다고.
울 신랑 감동에 겨워서 무지무지 좋아하더라구요.
신랑은 3남2녀중에 세째고, 위로만 형이 둘 있어요.
결혼하면서 시댁에 그다지 형편이 좋지 못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도 우리한테 손안벌린다고 하시기에 그렇구나 했죠. 그래도 아들 결혼하면서 집은 장만해 주실줄 알았거든요. 십원도 안주시고 신랑도 모아둔 돈도 없고, 대출받고 제가 가진 돈으로 어렵게 시작했어요 정말.
그러다 1년이 채 안되어 좋은 아이템있어 사업한답시고 회사를 떡하니 떼려쳤어요. 글고 얼마 안되어 임신을 했죠. 고민이 되었지만 그래도 생명이니 낳았어요. 회사 차린지 1년도 되지 않아 다 탕진하고 집도 경매로 넘어가게 되었어요. 저는 눈앞이 아찔했죠. 그때가 아기를 낳은 전 후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에 무지무지 속상했어요. 간간히 친정 동생들이 들러서 뭐 필요한거 없는지 애기 분유며, 식비며 대줬어요. 난 너무 미안하고 속상해서 남편에게 시댁에 좀 말해 보면 안되냐고 했더니 동생이 '인생그렇게 살지 말라고' 딱 한마디로 거절하더군요. 남편 아래 여동생이 집에서 애를 키우고 있었는데 둘다 커서 하나는 학교에 하나는 유치원에 보낸다고 해서 제가 직업전선으로 뛰어야 겠다 싶어서 아이 낳고 육개월도 안되어 봐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랬더니 남편이 싫어한다고 거절하더군요.
돌아서 나오는데 얼마나 서럽고 화가 나던지 눈물이 나더라구요.
경매로 낙찰받은 사람이 집 비워 달라고 야단이었죠. 그래서 무일푼인 상태로 집을 구할 수가 없어 친정엄마에게 말씀드려 보았지만 엄마도 형편이 여의치 않다고 하시면서 그래도 딸자식이라고 500만원 주셨어요. 시댁엔 형제가 많고 다들 아파트 한채씩은 가지고 있고 동생네들은 시집잘 가서 잘 사니까, 그중 집이 세채나 되는 동생도 있어요-십시일반으로 물어보라 그랬더니, 남편이 어케 그러냐고 그러더라구요. 너무너무 화가 났어요. 계속 닥달을 해서 물어보게 했는데 시댁에서의 반응은 제가 예상한거 보다 더 차갑고 오히려 모르는 사람이 낫겠다 싶었어요.
시아버님은 왜 회사를 차린다는 남편을 막지 못했냐고 내조 잘못했다 그러죠. 시어머니는 좋은 얼굴로 시아버님과 큰아주버님과 상의해 보라시곤 입을 닫으시죠. 결혼 초에 아버님이 상속조로 땅팔아서 5천정도 줄테니까 그때까지만 옳은 집이 아니라도 살으라고 말씀하신거 있어서 큰 아주버님께 혹시 땅을 담보로 대출이라도 안되냐고 했더니 아버님 어머님을 모셔야 하는 입장이니 그 땅에는 손도 대지 말라고 하시고 땅을 팔아도 상속은 꿈도 꾸지 말라십니다.
앞이 깜깜했어요. 그러다가 정말 좋은 회사에 우연찮게 입사가 되었고, 친정 엄마가 보시다 못해 지방에서 올라와 애기를 봐주시기로 하셨고, 덕분에 맘놓고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지금 이사를 하고 물론 여유가 안되어 월세로 살고 있지만 그래도 회사에 다니면서 매달 월급도 나오고 숨쉬고 살만합니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문제입니다. 신랑이 시댁에 한번 갈때되지 않았냐고 말만 나와도 소름이 끼쳐요. 안그래야지 맘 먹고 스스로도 가야지 하는 맘이 생기다가도 신랑이 한마디 하면 속에서 천불이 나요.
저 윗글처럼 힘들게 살때 동생 월급을 축내면서 아기 키울때도 아버님 회갑이라고 50만원씩 갹출한다고 전화 왔었답니다. 사정 뻔히 알면서 없다고 했더니 자식도 아니라고, 벌레보듯 말하셨어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족여행 간다고 40만원씩 모은다고 하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정말.
이렇게 저렇게 억지로 모임에라도 참석하라고 부른게 한두번이 아니고 가면 저희 사정에 대해선 입도 뻥긋 못하게들 하시고 그저 시시껄렁한 살아가는 이야기로 밤을 지샙니다. 제 심정이 그러고 싶겠어요? 집 옮기고 5개월이 지나가는 지금까지 아직 시댁에선 아무도 와보지 않았어요. 추운데 이사는 잘했는지 돈도 여유가 없는데 힘들지 않은지 말이라도 할 수 있지 않나요?
오늘 아침에도 휴가 동안에 다녀와야지 않겠냐고 신랑이 말하는데, '다녀오시든가'하고 삐딱하게 답했어요.
자꾸만 결혼한게 원망스럽고 화가나요. 이제 점점 처신을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도 되고 집에서 사람취급도 못받고 사는 것 같은 신랑도 미워져요.
제가 잘못하고 있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