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껴가며 그대를 사랑하는 일
창으로 들어오는 저녁노을이 탁자보의 백합 무늬 잎맥을 따라 붉게 흘러가요. 나는 가만히 휘파람을 불어보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네요. 요즘은 당신을 생각하는 일을 아끼게 되요. 사랑하는 일도 무서워지는 계절이 있거든요. 4월의 봄날이 내겐 그래요. 하지만 오늘만큼은 또 다시 당신을 추억하고 싶어지네요. 라일락 내음이 묻어나는 봄밤이구요, 거리에는 낯선 바람이 불고요, 그 사람의 전화가 기다려져요.
그녀가 보고 싶어요.
누가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줄 수 없나요? 내가 그녀를 기다린다고...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에서 아직도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잘게 부서져, 우리들의 등판 위로 눈처럼 쏟아져 내리는 것 같다.
박상우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찬란하게 슬픈 4월의 봄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