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공정 관련 외교부의 대응수준, 세작에 다름 아니다. 매국노라고 까지 하기엔 뭣하지만...
중국이 고구려사에서 시작하여 위로는 고조선, 아래로는 조선말까지의 역사를 다 날조하여 간도는 물론이고 한강이북까지 날로 먹겠다는 마당에, 그래서 조야가 다 난리가 아닌데 외교부는 아직도 중국 외교부 같은 짓이나 하고 있다. 국회에서 말바꾸기나 하다 구사리나 듣다가 생각해냈다는 것이 고작 "중국이 2007년 이후에도'동북공정'을 계속할 경우'외교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것인데, 그것도 대통령이 한마디, 총리가 한마디 마지못해 하고 나서야 밝혔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듯하다.
12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이규형 외교통상부 제2차관 "현재의 동북공정 계획이 2007년도 2월까지 시행되도록 돼 있고, 지금까지 연구가 진행된 부분은 2004년 구두양해 전에 이뤄진 것이므로 2007년 이후에도 계속 진행될 경우 지속적인 외교적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말인지 막걸린지 모를 말만 아직도 하고 있다.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 나타난 반기문 장관의 시각도 이와 대차가 없어 보인다. 정부와 중국이 이견 차이가 없이 그때그때 협의를 통해 잘 해결해왔으며 일부 문제가 남아 있다면 지속적인 외교노력을 해나가겠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사실 문제를 이렇게 키운 것은 2004년초 역사 연구를 정치 문제화하지 않기로 중국과 합의한 후 중국 사회과학원의 논문들이 논란을 일으키자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며 대응을 자제했던 외교부 탓일 것이다.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이 12일 고구려 재단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고구려 재단 도서 발송대장’에 따르면, 재단은 동북공정 관련 연구·번역 출간물 15권을 2005년 1월부터 관련 정부 부처 41곳에 지속적으로 보냈다. 재단측이 연구서를 발송한 기관은 동북공정 대책 관련 주무 부처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무총리실,교육인적자원부,외교통상부,문화관광부 등이 망라돼 있다.
특히 재단은 2004년 말 발간한 동북공정 관련 번역서 ‘중국의 동북변강 연구’에서 “동북공정을 추진하는 중국측 핵심인사들은 한결같이 동북공정의 학술적 성격뿐만 아니라 정치적 성격을 강조하고 있다”며 정부측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같은 재단의 연구 성과는 정부의 동북공정 대책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박 의원은 “고구려 재단이 연구를 통해 조기 경보를 울렸지만 정작 연구를 지시한 교육부 등 주무 부처는 이를 정책에 반영할 의지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동북공정에 대한 참여정부의 업무 해태를 보여주는 증거다. 이제라도 정부는 재단의 연구성과를 철저히 검토해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노무현 대통령이 원자바오 중국 총리에게 유감을 표명하고 총리까지 '안일한 대처'를 거론하자 총리가 부랴부랴 나서고 외교부가 마지못해 보조 맞추기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대통령까지 나서서 마련했다는 그 대응책이라는 것이 허접하기가 짝이 없어 보인다. 이거 옛날 얘기 속에 나오는 겁쟁이 남편 얘기도 아니고. 여보 이상한 소리가..., 바람소리겠지, 누가 담 넘었나봐, 놔둬봐 한발 짝만 더 들어오면..., 집안으로 들어오는데, 문지방만 넘어서면, 다 뒤지고 있는데, 손 하나만 대면, 나가는데, 다시 한번만 더 오면.... 도둑이 나가고 나서 큰소리친다. 횃대 밑에서 호랑이 잡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역사는 반복된다 했던가? 정부를 믿지 못하니 민간이 나설 밖에 없잖은가? 대한민국독립유공자유족회(회장 김삼렬).민족문제연구소(이사장 조문기).광복군 동지회(회장 석근영).민족희망연대(공동대표 배영기) 등 30여 개 단체는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독립유공자유족회 사무실에서 '동북공정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가칭)'를 결성하고 공동 대응키로 했다. 범국민연대는 성명에서 "중국의 동북공정은 우리 역사의 자주권을 빼앗고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선열들이 지켜 온 역사를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일치단결해 지켜 나가자"고 결의하고 동북공정에 항의하는 1000만 서명운동을 인터넷에서 펼치고 대규모 결의대회와 학술대회 등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성명서는 "동북공정은 총칼 없는 전쟁 선포와 다름없다. 남북한이 동북공정 논리에 학문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협력해 자주적인 민족통사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역사에 무지하고 무개념으로 일관해 온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해 이 같은 사태를 불렀다"며 그 책임을 정부에 돌리고 있다.
이렇게 정부는 무기력하기만 했다. 역사바로세우기를 정권의 최대 공정으로 내세운 노정권이 아닌가? 그럼에도 독도문제와 동북공정 문제가 동시에 터졌다. 독도문제로 인해 일본과 난기류가 흐를 때만 해도 어떠한 희생과 댓가를 치러도 좋다는 국민적 지지가 있었다. 그래서 일본이라는 공동의 적을 두고 있는 중국과 가까워지고, 거기다 같은 민족의 문제인 북한 문제도 있고 하니 북-중으로 경사되고 그러다 보니 미-일과는 다소 멀어지나 싶었다. 그런데 중국이 동북공정을 추진하고 나서자 고조선-고구려-발해-고려-조선-북조선의 정통성을 주장하는 주체정권이라던 북한은 자신의 문제이기도 한 이 문제에 대해 한마디도 못하는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버렸다.
북한은 중국 정부가 2002년부터 추진한 동북공정에 대해 초기에는 소극적이나마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으나 최근에는 아예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2004년 8월21일 "중국 정부는 동북공정란 이름 밑에 고구려 역사를 중국의 역사에 편입시키는 등 조선역사를 심히 왜곡하고 있다. 이는 일본에서의 역사교과서 문제보다 더 심각하고 엄중한 성격을 띠고 있다"고 지적하고 고구려사 왜곡은 중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도 2004년 7월16일 "중국 신문들이 '고려와 고구려는 무관하다'고 우기는 등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까지를 큰 틀에서 중국사에 포함시켰다. 이는 동북공정의 본질을 드러낸 것으로서 조선민족에게는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노골적인 역사왜곡"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동북공정을 주관하는 중국사회과학원이 고구려사와 발해사를 중국 민족의 역사로 편입시키기 위한 2년여의 연구 성과물을 발표하는 등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는데도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북한전문가들은 북한이 대중관계에 있어 민감한 시점인데다 중국 당국의 공식입장이 아닌 연구성과 발표단계인 점을 고려한 무대응으로 관측하고 있으나, 민족문제에 대한 소극적 대응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동북공정에 대해서는 아예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긴 우리 정부도 중국의 비위를 거스르길 원치 않는데 수십년 동맹국인 북한이야 당연지사겠지만...
게다가 일·중관계가 오는 2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출범을 앞두고 해빙 무드를 맞고 있다. 차기 총리 취임이 확실한 아베 관방장관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오는 11월 하노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전에 중국과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간 교류도 전에 없이 활기를 띠고 있고, 중국도 아베 정권 출범을 앞두고 눈에 띄게 대일 비판을 자제하면서 간접적인 표현으로 정상회담에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아베 장관의 어설픈 중국 인식이 관계 경색을 초래할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기는 하지만 양국 관계는 그런대로 복원 조짐을 보인다.
우리는 전혀 그럴 가망도, 처지도 아닌데다 중국과의 갈등까지 초래하고 있으니 양국의 관계개선은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북한 문제에 대해 중국마저 미국과 협력하는 조짐이 보인다. 전통적 동맹도 잃고 이웃에게는 배신당하고 믿었던 동포마저 외면하고 새로 사귀어 보려던 친구는 무서운 날도적이니 정글에 홀로 떨어진 미아 신세가 따로 없다. 그러고 보면 괜히 찧고 까불다 게도 구럭도 다 잃어버린 우리 신세가 처량하다.
이 모두가 정부의 주도면밀하지 못한 정책관리나 시행에서 비롯된 결과들이다. 정부의 정책관리 부재 때문에 문제가 외부에서 불거져도 항상 내부 집안싸움으로 변질되는 한국의 자중지란을 보면서 중국이나 일본 정부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문제만 터지면 흥분하는 언론을 탓하기에 앞서 정부는 차분하고 꼼꼼히 챙기지 못한 임시방편 행정을 통렬히 반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