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템테이션스(Temptations), 잭슨 파이브(Jackson Five),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슈프림스(Superemes), 글래디스 나이트(Gladys Knight)등 그 이름만으로도 고색창연한 소울 밴드들을 배출한 모타운은 흑인음악의 심장과도 같은 레이블이었다. 그 많은 소울 메신저중에서 가장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던 마빈 게이(Marvin Gaye)는 1939년 워싱턴에서 출생했다. 50년대를 마무리 하는 시점, 황량한 디트로이트 시티 허름한 2층 집을 개조하여 모타운 레코드를 설립한 베리 고디는 철저히 상업적인 전략을 세워 당시 흑인 문화를 알리는데 앞장섰던 인물이었다. 마빈 게이 역시 모타운 출신다운(?) 달콤한 R&B 앨범을 잇따라 발표하며 나름의 캐리어를 쌓아가고 있었다. 61년 발표한 [Soulful Moods]를 비롯, 초창기 그의 앨범들은 거개가 말랑말랑한 사운드와 메세지를 담은 앨범이었고 다이애나 로스(Diana Ross), 태미 테럴(Tammi Terrell) , 메리 웰스(Mary Wells)와의 듀엣 곡들로 큰 성공을 거두기도 하였다. 그러나 마빈 게이가 소울 음악사(史)에 족적을 남기게 된 계기는 바로 소울 음반 사상 최초의 컨셉트 앨범이라 명명된 71년 작 - [What's Going On]의 충격파 덕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시의 사회적 모순들을 직접 목격한 마빈 게이의 시선이 그대로 투영된 이 앨범은 모타운 레이블에서조차 만류한 앨범이었으나 결국 4개월의 진통끝에 앨범을 발표, 당시로선 천문학적인 판매고를 올리게 되었다. 이 앨범의 뒤를 이어 발표한 [Trouble Man](72')과 [Let's Get In On](73')의 파장 또한 그의 캐리어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음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Let's Get In On] 역시 마빈 게이의 유려한 보컬과 각 악기의 유기적인 조합이 그가 피력하는 메세지와 어우러져 더할나위 없는 감동을 선사하는 또다른 명작이다. 이후, 지속적인 라이브 앨범을 발표하며 시대 정신을 대변한 그는 'Sexual healing'이라는 소울 음악사(史)상 가장 섹슈얼한 트랙을 담은 [Midnight Love](82')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이 곡으로 마빈 게이는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R&B 보컬부분과 최우수 R&B 연주상을 수상하며 일생 최고의 순간들을 맛보았지만, 84년 4월 1일 자신의 생일 전날 아버지가 쏜 총에 맞아 숨을 거두는 비극적인 종말을 맞았다. 만약 마빈게이가 뇌종양에 걸려 정신착란 상태에 빠져버린 아버지와 알력 다툼을 벌이다 총에 맞아 사망하지만 않았다면 그가 1939년(4월 2일)출생임을 감안하여볼 때 그 음악적 내공의 멀티확장은 실로 두렵기까지하다는 평이다. 어쨌든 비록 육체는 버릴수 밖에 없었지만, 고맙게도 그의 음악적 호연지기는 이처럼 여전히 우리들 곁에 남아 생생하게 살아 숨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