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깨달음이 바탕이 되는 진정한 삶은 연민없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연민은 이해없이 존재하지 않고, 이해는 관심없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은, 관심이다. - 죽고 싶다는 말은, 거꾸로 이야기하면 이렇게 살고싶지 않다는 거고, 이렇게 살고싶지 않다는 말은, 다시 거꾸로 뒤집으면, 살고 싶다는 거고. 그러니까, 우리는 죽고 싶다는 말 대신, 잘 살고 싶다고 말해야 돼. - 내가 죽었을까봐, 아니, 또 다시 죽으려고 할까봐 고모는 그래서 요 며칠동안 저녁과 아침마다 내게 전화를 했던 것이었다. 누군가가 간절히 내가 이 세상에 있어주기를 바란다고 생각하자, 마음 한 구석으로 둔중한 쓰라림 같은 것이 지나갔다. 상해가는 생선에 뿌려진 굵은 소금처럼 따가웠다. - 슬픔이 가면만 쓰지 않으면, 그 속에는 언제나 어떤 신비스럽고 성스러우며 절실한 것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온전히 자기의 것이면서, 가끔 타인의 잠겨진 문을 여는 열쇠가 되기도 했다. - 배반에 익숙하다고 해서 배반이 아프지 않은 것이 아니듯이, 자주 넘어지는 사람이, 또 넘어졌다고 일어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듯이. 행위는 사실일 뿐, 진실은 늘 그 행위 이전에 들어 있는 거라는 거. 그래서 우리가 혹여 귀를 기울여야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진실이라는 거. - 착한 거, 그거 바보 아니야. 가엽게 여기는 마음, 그거 무른 거 아니야. 남 때문에 우는 거, 자기가 잘못한 거 생각하면서 가슴이 아픈 거, 그게 설사 감상이든 뭐든 그거 이쁘고 좋은 거야. 열심히 마음주다 상처받는 거, 그거 창피한 거 아니야. 정말로 진심을 다하는 사람은 상처도 많이 받지만, 극복도 잘하는 법이야. - 인간에게는 누구나 공통된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며, 실은, 다정한 사람과 사랑을 나누고 싶어한다는 것. 그 이외의 것은 모두가 분노로 뒤틀린 소음에 불과하다는 것. 그게 진짜라는 것. 공지영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中 -------------------------------------------- 양선배 추천작이었는데, 이제야 읽었다. 나는 눈물콧물 질질까지는 아니었지만, 사형제에 대해, 종교에 대해, 사랑에 대해.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잠시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