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문학의 희귀한 보석으로 평가 받고 있는 짧은 이야기의 거장 마르셀 에메는 프랑스 현대문학사에서 카뮈, 모파상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해 온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들며 깊은 여운가 감동을 준다.
이 책은 5편의 단편으로 엮어져 있으며 한편한편 읽을 때 마다 상상과 반전, 감동과 여운이 느껴진다.
벽으로 드나드는 능력을 가진 한 독신남이 평범한 회사원에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도둑이 되고, 아름다운 여인과 사랑에 빠지게 되어 그녀와 사랑을 나누고 벽을 통해 나오려 하다가 영원히 그 벽속에 갇히게 된다는 이야기.
비생산적인 소비자들(노인들, 퇴직자, 실업자, 작가등)의 생존시간을 줄이는 새로운 시간배급제가 시행되면서 어떤 사람은 한달에 보름, 어떤 사람은 한달에 일주일밖에 살지 못하는 세상이 된다.
생존시간 카드의 암시장이 형성되고 어떤 사람들은 한달에 60일,70일을 산다.
문화훈장의 수훈자로 추천까지 받은 가부장 적인 가장 '자코탱'씨와 아버지를 끝까지 신뢰했지만, 아버지가 도와 준 숙제로 선생님에게 질책을 당하고 친구들의 놀림감이 된 어린 '뤼시앵'의 이야기.
신기만 하면 한걸은에 칠십리를 간다는 "칠십리장화".
정신병자가 주인인 골동품 가게에 진열된 이 장화는 동네 꼬마들의 동경의 대상이다.
부자친척과 부모님을 가진 아이들을 재쳐두고 가난한 미혼모의 아들 앙투안에게 행운은 돌아간다.
항상 다른사람들에게 고통을 주어야 하는 직업인 집달리.
그는 자신의 직업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하지만, 뉘우침 없는 그의 태도로 하늘나라의 성베드로와 하나님은 그를 지옥으로 보내려 한다.
다시 한번 삶의 기회를 얻은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고 여러 단체에 기부도 한다.
그가 죽은 후, 수많은 선행을 했다고 자부하지만 정작 그의 선행은 딱 한가지였다.
가난한 사람을 변호하고 싸우다가 죽은 일..
선행은 진정으로 우러나는 마음에서 행해야 한다는 단순하면서도 당연한 진리를 풍부한 상상력과 재미로 풀어나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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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Le passe-muraille
지은이: 마르셀 에메 Marcel Ayme
출판사: 문학동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