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라톤의 <향연>에 나오는 아리스토파네스의 이야기에 따르면,
먼 옛날의 신화 세계에는 세 종류의 인간이 있었어.
옛날에는 세계가, 남자와 여자가 오늘날같이 따로따로 떨어져 있지 않고,
남자와 남자가 또는 남자와 여자가, 그밖에도 여자와 여자가 한 몸으로 등이 맞붙어 있어서 마주보지는 못하고 서로 등짝이 딱 붙은 채 살아가는 세 종류의 인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는 거야.
그러니까 애당초 인간은 오늘날과는 달리, 두 사람이 한 몸으로 붙어 있게 만들어졌었다는 거지.
그래도 모두 만족하고 아무 탈 없이 살아가고 있었다는 거야.
그런데 하느님이 칼을 써서 그 모든 사람들을 반쪽씩 두 사람으로 갈라놓았어.
모든 사람을 두 조각 내버렸다는 거지.
그 결과로 오늘날의 사람들은 모두 하느님의 칼에 맞아 생긴 일직선으로 된 흔적이
등짝에 남아 있다는 이야기야.
그래서 요행히 제대로 자기 짝을 찾게 되면 해피엔딩의 사랑이 되지만,
영영 찾지 못하거나 찾았다 싶어 결합했는데 아니다 싶으면 다시 영원한 이별이 된다는 그럴듯한 얘기지.
그 결과 세상에는 남자와 여자만이 있게 되어서, 사람들은 원래 한 몸으로 붙어 있었던 반쪽을 찾아 우왕좌왕하면서 인생을 보내게 되었대"
해변의 카프카 - 무라카미 하루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