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신혜인 |2006.09.29 14:07
조회 42 |추천 0


"Extremely Loud & Incredibly Close"

:Jonathan Safran Foer

 

- "나도 많이 운단다. 너도 알잖니?"

 

"엄마가 우는 건 별로 못 봤어요."

 

"너한테 우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으니까 그럴 거야.

우리 둘 다에게 좋지 않으니까.

어쨌든 우린 계속 살아가야하지 않겠니."

 

"얼마나 많이 울었어요?

한 숟가락만큼? 한 컵만큼? 욕조 하나를 채울만큼?

흘린 눈물을 다 더해본다면요."

 

"그런 식으로는 따질수 없다.

엄마는 행복해질 방법을 찾으려고 애쓰는 중이야.

웃으면 행복해지지."

 

"전 행복해지는 방법 따위 찾지 않을 거에요.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저런, 그러면 안 돼.

아빠는 네가 행복해지기를 원하실 테니까."

 

"아빠는 제가 아빠를,

기억하기를 바라실 거에요."

 

- 화요일 오후에는 페인 박사에게 가야했다.

왜 내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건지 이해는 안 되었다.

아빠가 죽었다면 누구든 무거운 부츠를 신고 사는 것이

당연하고,

부츠가 무겁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도움이 필요한데 말이다.

 

- "난 스물하나야." "전 아홉 살이에요." "난 백 세살이라오."

 

나는 그녀에게 저 드로잉들을 직접 그렸느냐고 물었다.

"응." "몽땅 다요?" "그래."

 

나는 스케치 속의 남자가 누구냐고는 묻지 않았다.

대답을 들으면 부츠가 더 무거워질까 봐 겁이 났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리워 하지 않고서는

그 사람을 저렇게 잔뜩 그릴 리가 없다.

 

- "하지만 당신이 없으면 잠을 잘 수가 없단 말이에요."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아 내 얼굴에 대고

잠잘 수 있을 거라고 고개를 끄덕였어.

 

"하지만 당신이 없이 잠이 안 온다면 어떡하겠어요?"

나는 그녀의 손을 내 머리에 대고 끄덕였어.

 

"그러면 어떡하겠냐고요?"

고개를 끄덕였어.

 

"무슨 말이든 해봐요.
그녀의 말에, 나는 어깨를 으쓱했어.

"조심하겠다고 약속해 줘요."

그녀가 외투에 달린 모자를 내 머리 위로

올리면서 말했어.

 

"아주아주 조심하겠다고 약속해요.

당신이 길을 건너기 전에 길 양쪽을 다 실핀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당신이 한 번 더 길을 살폈으면 좋겠어요.

내 부탁이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어.

 

"로션 발랐어요?

나는 손으로 대답했지, "밖은 추워요. 감기 걸리겠소."

그녀가 물었어.

"하지만 당신은요?"

 

오른손으로 그녀를 만지면서

스스로에게 놀랐어.

나는 거짓말을 밥 먹듯 할 수 있었단다.

하지만 그 작은 거짓말은 하지 못했어.

 

우리가 살아야만 하는 것은 치욕이야.

하지만,

우리 삶이 단 한번 뿐이라는 것은,

비극이란다.

 

-----------------------------------

"사랑의 역사 (History of Love)"의 저자

Nicole Krauss의 남편인 포어의 두 번째 소설.

("니콜, 내 아름다운 여신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멋지다. )

 

"호밀밭의 파수꾼"의 콜필드, "양철북"의 오스카처럼 

이 책의 주인공 오스카는,

외롭고, 조숙하며, 상처를 입은

아홉살짜리 소년이다.

 

9.11테러로 아버지를 잃은 오스카.

제2차 세계대전으로 연인을 잃고 입을 닫아버린 할아버지.

죽은 언니를 잊지 못한 남편을 지켜보며 사랑을 갈망한 할머니.

 

개인과 가족,

그리고 그들이 나눈 약속을 앗아간

이 두 개의 역사적 사건은,

주인공 오스카가 아버지의 죽음을 되짚어감에 따라,

서로 맞물려진다.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상처"다.

 

주인공 오스카는 테러로 사망하기 전

아버지의 마지막 전화를 받지 않고,

엄마와 할머니를 상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아버지의 마지막 음성을 숨긴다.

 

세 명 분의 상처를 끌어안은 이 아홉살짜리는,

아버지의 유품을 통해

그가 세상에 남기고갔을지 모르는

마지막 단서들을 찾아나선다.

 

오스카의 할머니는

상상친구와 함께 사는 외로운 노인이다.

 

그녀가 오스카에게 써나가는 편지를 통해,

또 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언니의 연인이었던 그녀의 남편과의 어긋난 사랑.

 

남편은 언니의 죽음으로 점차 단어를 잃어버리고

(그렇게 난 "주세요,"라는 단어를 잃어버렸다.

그래서 난 "빵을 주세요"라는 말대신

"빵을 열망합니다"라고 말해야했다)

결국 입을 닫아버린다.

 

남편이 떠나고 남겨진 할머니는,

홀로 아들 - 오스카의 아버지 - 을 낳고,

그 아들의 아들인 오스카를 "끔찍히" 사랑한다

("네가 무엇을 사랑한다고해도,

내가 너를 사랑하는만큼 사랑할 수는 없을 거다.")

 

참으로 오랜만에 몰입하여 읽은 소설.

읽을만한 소설을 찾고있던 이에게 강추.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