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벨기에의 레페..
이 맥주를 처음 마시게된 이야기.
때는 2003년 상반기의 겨울..
군대에서 첫 휴가를 나오게 되었다.
그때 우리중대에서 가장 든든했던, 내 분신같았던
동기 2명과 같이 휴가를 나왔다.
빡대와 콩~ 그리고 나..
부대특성상 훈련소만 마치고,
자대 배치받기 전에 얻은 100일 휴가 이후 처음나오는,
이병부터 일병 말호봉까지 통틀어 처음으로 세상 구경했던,
그러니까 거진 1년만에 처음나오는,
아무리 강조해도 서럽지 않을 수 없는,!!!
그런 휴가였다. T.T
그러했던 '서러운 휴가'를 동기들과 나란히 나오게되서,
게다가 복귀하면 상병이라는 그럴듯한 핑계로
일병이었던 놈들이 상병 계급장 달고 나가게 된 휴가여서,
그 당시의 마음만은 이루 표현할 수 없을만큼 뿌듯했다.
인천연안 부두에 도착하자마자 서울의 대학로로 향했다.
대학로에서도 꾀 괜찮아 보이는 맥주 전문점에 들어가서
맥주를 시키려고 하는 찰나(刹那)..
서빙하던 학생이 저쪽 테이블에서 시켜줬다면서
바로 이 맥주, 레페를 병도아니고 3000cc 피쳐로 가져다 줬다.
그 후 레페 3000cc는 그 술집에서 나올 때 까지 무한리필..
안주도 젤 비싼것들로 돌아가며 나왔다.
우리는 말로만 듣던 빨간명찰의 '휴가 신화'를 몸소 체험했다.
계산서를 보니 10여만원..
물론 계산은 그 선배님께서 해주셨다.
국립국악원에서 일하시던 분이셨는데,
고생하는 후배들에게 부담없이 술 마시게 해준것도 그렇고
그렇게 맛있는 술을 맛보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한 마디로 정말 멋진분이었다.
멋진 선배님이 무이자, 무기한으로 빌려주신 그 술값을
언젠가 반드시 이름모를 후배 해병들에게 갚으리라~!!!
그 날 이후, 그 맥주맛에 반해 어설픈 레페매니아가 되었다.
사실 친구들과는 저런 웨스턴바에가서 맥주마실 기회가 없어서
그냥 마음만 매니아였다.
레페에 대해 처음 알게된 사실 몇가지..
흑맥주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일반 갈색맥주도 있다는것,
다른 맥주보다 알코올 함유량이 1% 정도 많다는것,
레페는 와인잔에 따라마셔야 재맛이라는것. 요건 좀...ㅋ
++술은 마시고 즐거우면 되는것이다.
눈이 즐겁고, 코가 즐겁고, 혀가 즐겁고..
그렇게 몇 차례 즐거운 후엔 온 세상이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