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 8시의 사람이 그리 많이 타지 않은 작은 버스,
중간쯤에 앉았다. 보이는 사람은 없는데
어디선가 들리는 재잘대는 소리.
등 뒤를 슬쩍 봤더니 여중생일 듯한 앳된 얼굴을 지닌
여자애들이 네명, 제일 뒷자리에 쪼로록 앉았다.
(여담이지만, 수학여행때 가장 잘나가는 애들만 앉을 수 있던
자리가 가장 뒷쪽아닌가. 그러나 그들은 날티는 안나더라)
집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20여분.
할 일도 따로 없고 차 안에는 그 흔한 라디오 하나 안켜져있었다.
재잘대던 소리가 대화로 와 들리기 시작했다.
"특목고만 들어가면 대학에 70%가 간대~ㅋ"
"중간은 망했는데 기말 잘봐야겠다"
"우현이(분명 이런 이름이었다) 현아랑 사귄다며?"
아주 사소하고 잔조로운 이야기들이 어찌 그리 재밌던지
20분이 훌쩍, 지나갔다.
내리기가 아쉬워 정류장에 발을 디디기가 어려웠다.
어둡고 캄캄한 밤의 정류장에서 환하게 불켜진 버스를 뒤돌아보니
아이들은 여전히 이야기중.
참 즐거운 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