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진다는 것.
이미 오랫동안 그에게 익숙했던 나
아니, 이미 살아갈 날을 생각한다면 그 세월은 별게 아닌 게 된다.
그래, 별일 아닌게지.
나는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고 서로 알아가고 싸우고 헤어지고.
헤어짐이 없은 사랑이란 아름다운 사랑이 아닌것일까?
결국,
그를 바라보며 살았던 날은 끝이다.
다시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살 수 없을 거 같다.
그를 보는 내 눈엔 항상 눈물과 외로움으로 가득할테니
나중에 이 일기를 다시 읽어보면서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과연 이때 내가 이렇게나 힘들어했었나하고 생각할테지.
뭐든지 당시에는 그 문제만큼 심각한 것을 없으니깐.
아마도 나는 살아가면서 이보다 더 심한 시련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
잘 살아야해.
우리 서로서로 잘 살자.
서로 다른 사람을 만나더라고 그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며
아껴주고 사랑해주고...
그애에게 지금 나보다 더 잘해 주길 바래.
그 어떤 여자도 지금의 너보다 더 잘해 줄 수 없다던 그의 말.
그동안 내가 너무 큰 힘이 되었던 그 말.
나를 위로하면 살게 했던 말.
이젠 안 믿을래.
이제 조금씩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무디어지겠지.
그리고 어느 순간엔 그를 생각하더라도 슬퍼지지 않고
눈물 흘리지 않는 날이 오겠지.
때론 그에 대한 생각조차 가물가물해지는 날도 오겠지.
그러고 보니,
세상 사는 게 정말 쉽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은 맘 먹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나는 그동안 왜 그렇게 그에 대해 분노했을까?
이제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거 같다.
다시 흔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리 힘들지 않을 것 같다.
만약 다시 그의 얼굴을 마주보게 된다면
내 마음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만,
그렇게 된다면 난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나?
그래, 힘들어도 웃는 모습을 보여주자.
그게 잘 될지 모르겠다.
싫은 소리 한마디만 들어도 저절로 눈에서 눈물이 쏟아지는데...
솔직히 울지 않을 자신이 없다.
왜 나는 저절로 눈물이 나는걸까?
이제 제발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의 앞에서 씩씩한 모습 보일 수 있게.....
바보같은 모습. 미련 남은 모습 . 더이상 보이기 싫다.
예전에 누군가
"8년 사귄 사람들도 헤어지는데 너라고 헤어지지 않을 보장 있냐.
세상 사는 건, 사람 관계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그랬다.
그때 나는 그 누군가에게 정말 당당하게 말했었다.
우린 절대 헤어지는 일 없을 거라고....
그 누군가가 지금의 날 보면, 그 때의 내 대답을 생각하며
얼마나 비웃을까?
나의 어리석음에 대해.
그래, 원래 사랑을 하면 사람이 어리석어진다.
나도 그땐 사랑을 했기 때문에 그랬나 보다.
2004.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