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에서 출발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느 곳에서 끝마쳤느냐가 더욱 중요하
다.
- 두 다리가 없는 마라토너 보브 윌랜드 -
보브 윌랜드를 아십니까?
여러분은 보브윌랜드라는 이름을 들어보셨습니까?
그는 베트남 전에서 두 다리를 잃은 미국의 한 참전용사인데
두 팔만으로 온 몸을 이끌고 42.195km의 마라톤 풀코스를 1주
일 만에 완주하여 LA 마라톤의 또 다른 영웅이 된 사람입니다.
단 1m도 내딛기 힘든 몸뚱이를 부여안고 고통의 레이스를 시
작한 주인공은 전혀 휠체어에 의지하지 않고 참가번호 5,888번
을 가슴에 단 채 일반인들과 함께 나란히 출발선 위에 섰습니
다. 그 후 마라 톤 풀코스를 173시간 45분(7일 5시간 45분)만에
완주한 이 초로의 사내는 지금 미 전역에 진한 감동을 물결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약 2만 3천 400여 건각들의 출발에 하
루 앞서 지난 1일 마라톤에 나선 밥 윌랜드(57)는 8일 오후 5시
45분 LA 다운타운 5번가와 플로어가 인근 중앙도서관 앞에 결
승선을 통과했다고 합니다.
‘신은 나의 다리는 가져갔지만 팔은 남겨 두었다. 이것은 팔로
도 달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라는 신의 메시지다.’라고 부르
짖으면서 하루평균 6㎞를 역주, 동행한 버스 안에서 하루 2시
간 남짓 눈을 붙이는 것으로 수면을 해결했다고 합니다. 그리
고 일주일을 훌쩍 넘긴 후 마침내 풀코스의 대장정을 마쳤습니
다.
100여명의 친구와 가족의 뜨거운 박수 속에 결승선을 통과한
그는 오른팔을 하늘로 쭉 뻗으며 ‘신의 축복과 보살핌이 있었기
에 완주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힌 뒤 레이스 도중 시민들이
보내준 격려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마라톤에 참가했던 숱한 선수들 가운데 공식적으로 마지막 주
자인 셈인데 길가에 늘어선 시민들과 스포츠팬들은 마라톤이
끝난 지 엿새가 지났음에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전 구간을 소
화한 윌랜드의 투지에 꽃다발과 함께 박수갈채를 보냈고 LA 마
라톤 조직위원회는 완주기념 메달을 시상했습니다.
또 친구들로부터 완주 메달과 함께 미국에서 가장 용감한 스포
츠맨 상이라고 쓰인 트로피를 받았습니다.
ABC 등 미 언론들도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스포트라이트를
퍼부었습니다. 두 팔로 1마일을 가는 것은 다리가 멀쩡한 사람
이 25마일을 가는 것과 같다고 하는데 월랜드는 “곧 이라크
와의 전쟁에 투입될 지도 모를 후배 미군들을 지원하기 위해
까지 완주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두 팔에만 의지한 그의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미
지난 1982년부터 86년까지 3년 8개월 6일에 걸쳐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워싱턴 D.C.까지 미 대륙을 횡단했으며 뉴욕마라톤
에 두 차례, 하와이 철인 3종 경기에도 출전했다고 합니다. 이
번 LA투혼이 마라톤으로는 5번째 완주인 셈입니다.
윌랜드에게 불행이 찾아온 것은 23세 때인 1969년 6월이었습
니다. 베트남 전에 위생병으로 참전한 윌랜드는 전투에서 동료
들을 구하려다 박격포탄에 두 다리를 잃었습니다.
제대 후 실의에 빠져있던 그는 암세포 때문에 한쪽다리를 절단
한 채 캐나다 전역을 마라톤 횡단하는 테리 폭스를 만나게 됩
니다. 폭스의 감동적인 레이스에 심기일전한 윌랜드는 그때
부터 불가능에 대한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윌랜드의 인간승리는 사지가 멀쩡한 사람들을 부끄럽게
하는 감동의 연속이었습니다. 82년부터 86년 사이의 대장정 시
에는 이 인간극한에의 도전에 동행했던 사람들도 섭씨 60도
의 뉴멕시코 사막을 가로지를 때는 하나둘 처져 한 사람도 남
김없이 떠나갔습니다. 이때 윌랜드는 ‘유일하게 신만이 나의 곁
에 있어주셨다’고 술회했습니다. 이 고독한 인간 도전을 두고
‘개가 티셔츠를 입고 하이웨이를 기어가고 있다’느니 ‘우주인간
ET가 사막에 나타났다’느니 하는 전화가 방송국들에 답지하기
도 했습니다. 미주리 주를 가로지를 때는 윌랜드가 베트남 전
쟁에서 지뢰를 밟고 반신을 날렸을 때 헬리콥터까지 업어다 준
전우가 소식을 듣고 달려와 끌어안고 울기도 했습니다.
윌랜드의 이 인간 도전에 감명 받은 미국의 교사 자모 모임들
에서는 그를 초청하여 5000여회의 자녀 인성교육을 해왔습니
다. 이를 두고 미국 언론들은 교육이론이나 정책들이 이루지
못했던 교육혁명을 윌랜드가 불 질렀다고 해서 ‘윌랜디이즘’으
로 개념화하기까지 했습니다. 사지가 멀쩡한 건강한 이조차 엄
두도 못 낼 대기록을 세운 윌랜드는 또 1995년 미식축구(NFL)
선수 협회와 짐 드로프 협회로부터 ‘가장 용기 있는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대중지인 피플지 최근호는
윌랜드를 지난 20년 동안 가장 위대한 미국인 6명 중에 한명으
로 선정했습니다.
그러나 윌랜드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고 합니다. 내년
LA마라톤에도 참가하여 불굴의 투지를 재확인하고 장애인 등
비슷한 처지에 놓인 이들에게 용기를 줄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다시 한 번 마음의 다짐을 갖는 계
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 하루도 충실하게 지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