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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지나간 후 느리게 찾아오는 것들

정수미 |2006.10.10 04:33
조회 41 |추천 1


 

돌아보면

나는 왜 사랑한 기억이 없을까

간이역처럼 스쳐지나간 남자들

사마리아 여자처럼

내 것으로 여기지 못하고

불안의 짐짝을 부려놓고

언제든 떠날 생각을 했을까...

 

 

 

사랑은 3류 드라마라고 생각하면서

3류들을 질투하면서

한번쯤 3류로 살아보리라 하면서

샴페인처럼 올라오는 축제의 기포를

나쁜피속에 매복시키고

 

 

돌아보면

나는 왜 사랑에 관한 추억이 없을까

정말로 단 한 명도 사랑하지 않은걸까

순간 순간 타오르던 그 열기는

왜 추억을 잉태하지 못했을까...

 

 

 

 

아직도 갈증은 피곤하지 않다

태양속으로 더 깊이

사막기후를 통과하는 내 갈증은

아직도 무한하다

 

 

돌아보면

웃고 서 있는 사랑이 왜 하나도 없을까

눈부신 시간이 왜 내게 없을까

식어버린 시간의 티스푼으로 재는

사랑의 경미함

에필로그 한 장 없이

흘러넘치는 거품 하나 없이

환한 웃음들 폭죽 하나 터뜨리지 못하고

숨죽인채

한없이 기다리기만 한

날아가버린 청춘

 

 

너의 품은 정말 시시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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