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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다

이선영 |2006.10.11 18:49
조회 28 |추천 0


 요즘 신경쓰이는 사람이 하나 있는데요.
 친구의 친구쯤 됩니다.
 별로 안 예쁜데, 성격은 더러워요.
 얼마전엔 막 소리지르는 것도 봤습니다.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이 잘못 나왔는데 

 주인이 사과도 안하고 막 반말하면서 그냥 먹으라고 했거든요.
 그러니까 그 여자가 갑자기 볼펜을 꺼내서 휴지에 막 뭘 적어요.
 그러더니 그걸 컨닝페이퍼 삼아서 주인한테 막 화를 내더라구요.
 
 아저씨, 그러는게 아니에요
 첫번째 어쩌구저쩌구..
 두번째 어쩌구저쩌구..

 하도 웃겨갖고 내가 물어봤거든요.

 - 아니, 원래 화내는 것도 종이에 적어서 연습하고 그러나봐요?

 그랬더니 그 여자..  지금 화났으니까 말시키지 말라대요.
 하~ 참..

 말했다시피 별로 안 예쁩니다.
 귀에 목에 팔에 뭘 너무 주렁주렁 달고 다녀요.
 그러면서 가방은 키티가 그려진걸 들고 다니는데..
 나이는 나랑 동갑인데..
 영어학원 다닌데요.
 아침마다 가는데 거의 안 빼먹는댑니다.
 가끔 밥에다 우유를 말아 먹는다고  하길래 

우유에다가 밥을 말겠죠..  

 지적했다가 혼날뻔 했어요.
 지적하지 말라대요.
 
 혈액형 물어보는 사람은 미개인 취급해요
 그러면서 별자리점은 무조건 믿구요
 길에 침 뱉는 사람을 저주하면서 자긴 욕도 잘 합니다
 담배피는 사람은 이해 못하겠다면서 

 자긴 하루에 커피를 열잔씩 마신다고 자랑하고..
 뭐 먹다가 자기가 배부르면 인심쓰는척 나눠주구요
 그래놓고 내가 고맙다는 말 안하면 고맙다고 말하라고

 막 강요해요.
 

근데.. 참.. 진짜 어이없구요,  진짜 귀엽습니다.

 코가 이렇게 뭉툭해가지고 참 웃기게 생겼는데요
 그거 손가락으로 한번 퉁겨보고 싶어요
 머리결이 참 개털같은데 그것도 한번 만져보고 싶구요
 먹다 남은거 주면 다 먹어주고 싶구..
 내가 너무 오래 굶어서 그런가 싶기도 한데요.
 너무 오랜만에 마음이 설레니까 놓치고 싶지 않기도 합니다.

 요새 잠이 잘 안와요.  신경쓰여서..
 말했다시피 별로 안 예쁩니다.
 근데 참 좋습니다.
 어쩌면 잘될거 같애요.
 그래서 참 좋습니다.


 천만명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아니면 어떻습니까?
 내가 좋은데..
 이 사람 좋아하면 고생하겠다 싶어도 어쩔겁니까?
 자꾸 좋은데..
 뭐, 그냥 그렇다구요
 그냥 좋다구요

성시경의 푸른밤.

그리고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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