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흡연 규제, 정당하다.
최근 여야의원 57명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거리나 옥외장소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규제할 수 있는 법안(국민건강증진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내용은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나 옥외장소를 시장·군수·구청장이 금연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고, 지정된 장소에서 흡연을 할 경우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것. 이 같은 법안이 제출된 배경은 실내 곳곳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거리로 내몰린 흡연자들로 인한 비흡연자들의 피해의 증가이다. 길거리에서 비흡연자들은 간접흡연으로 인한 불쾌감과 건강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담뱃재로 인한 화상과 시력저하 등의 피해를 입는 것으로 드러났다.
막힌 실내에서는 환기가 어렵기 때문에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에 동의하지만 실외에서까지 흡연을 규제하는 것은 흡연자들에 대한 권리 침해가 아니냐는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실외에서의 흡연시 문제가 되는 것은 환기차원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고스란히 간접흡연의 피해를 주고 있고, 특히나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에서의 흡연은 담뱃재로 인한 사고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이제 흡연자들은 자신의 권리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비흡연자들의 권리를 얼마만큼 침해하고 있는지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
비흡연자들이 길거리 흡연 규제의 가장 많은 이유로 꼽고 있는 것이 바로 간접흡연이다. 흡연자들이 내뿜는 담배연기로 인해 불쾌감을 느끼고,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 실제로 간접흡연은 연구결과를 통해 그 심각성이 입증돼 그로인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담배연기는 주류연과 부류연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류연은 흡연자가 들이마신 후 내뿜는 연기이고, 부류연은 타고있는 담배 끝에서 나오는 생담배연기를 말한다. 간접흡연은 주류연이 15%, 부류연이 85%를 차지하는데 부류연은 독성 화학물질의 농도가 주류연보다 2-3배 정도 많고 담배연기 입자가 더 작아서 폐포 깊숙한 부분까지 침투한다. 특히 담배연기에 민감한 사람의 경우 69%가 담배연기로 인한 안구자극증상을 나타내고, 29%가 역겨움을 느끼는 코 증상, 32%가 두통, 25%가 독성으로 인해 기침을 나타낸다. 담배를 피우는 배우자와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건강상의 피해를 받고 있는가 하는 연구들도 많이 이루어져 흡연하는 배우자를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30%, 심장병 발생률은 4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담배를 피운 부모가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어린이의 각종 감염률 수치조사 결과를 비교해 보면 아버지가 혹은 어머니가 담배를 피우는 경우 급성 호흡기질환 감염률이 5.7배나 높고, 폐암 발생률도 2배(양쪽 부모가 다 피울 경우 2.6배), 천식이나 기침, 중이염 등의 발현율도 6배나 높게 나타났으며 폐의 전반적인 성장은 물론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심각한 피해를 끼치는 간접흡연을 흡연자들은 거리에서 비흡연자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피해에 대해 비흡연자들을 보호하는 규정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인체 암을 일으키는 25여종의 발암물질 및 4000여종의 유해물질 덩어리인 담배연기의 피해에 대해 절대금연구역이나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울 경우 국민건강증진법상의 과태료 2∼3만원 부과가 고작일 뿐.
갈수록 흡연의 해악이 명료하게 밝혀짐으로서 비흡연자의 혐연권리가 흡연자의 흡연권리와 상충될 때 혐연권리가 우선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례가 이미 내려졌지만, 며칠 전 병원환자끼리의 간접흡연으로 인한 납득할 수 없는 폭력사태를 보면서 우리 현실에선 비흡연자를 보호하겠다는 헌재의 판결이 공익을 위해 그다지 설득력 있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 길거리 흡연 규제 법제화가 비흡연자들의 혐연권리를 보호하고 그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