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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성실함이 항상 승리하는건 아니다.

잠팅이 |2006.07.10 00:45
조회 1,126 |추천 0

지방에서 홀로 서울로 올라와 대학을 졸업하고 그냥 이런저런 직장에 입사하여

지금의 아내를 만나 맞벌이 하며 이쁜 딸아이 하나 낳고 부천의 조그만 아파트에 전세 살고 있는

이시대 평범한 30대 중반의 가장입니다.

 

주말 오전에 가족이 모두 모여 맛있게 점심을 먹고 딸아이와 놀아주다 애 낮잠을 재우고, 아내와 함께 설겆이랑 집안 청소를 하고 있는데 난데 없이 방송이 나오더군요...

 

아파트 제값 찾기에 동참하라며 부녀회장님의 격양된 목소리가 조그만 스피커에서 쩌렁 대더니

결국 곤히 자고 있는 우리 딸아이는 깨서 울고 저는 멍하니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재 저는 1억 2천에 전세 살고 있습니다.

이 아파트는 분양당시 9000만원 정도로 지은지 3년정도 되었는데 제가 이사를 올때만 해도 2억 1~3천 사이에 매매가 이루어 지는 아파트였습니다.

 

엘리베이터고, 현관이고 평당 1200이 적정가라며 3억 5천 이하로는 매물로 내놓지 말라더군요...

그 덕분인지 연일 전세값도 덩달아 뛰더니 1년만에 3천이 오른 1억 5천이 하한이라 내년에 계약이 만기되면 어디로 가야 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집이 잘살아서 몇천 정도 보태줄 여력만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부모님을 원망도 해보고, 나름대로는 남들보다 아껴쓰며 착실히 저축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전세금도 마련못하는 이사회를 원망하다, 결국 능력 없는 저를 원망하게 되네요...

 

부녀회장님의 방송에 놀라 우는 딸아이보다 제가 더 울고 싶은 심정입니다.

아내를 볼 면목도 없고, 어찌할 뾰족한 수도 없고....

 

저녁에 자전거를 타고 주변 아파트를 돌아보니 담합을 하지 않는 아파트를 찾을수가 없더군요...

 

참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돈없고, 빽없으면...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는 그저 입에 풀칠 할 뿐 잘 살지는 못하나 봅니다.

 

좋은 가정 형편 가지고 태어나신 분들... 솔직히 부럽습니다.

좋은 직업 가지셔서 한달에 몇천씩 버시는 분들... 정말 부럽습니다.

제가 도저히 따라갈수가 없기에 더 부럽습니다.

 

오늘밤도 인터넷 부동산 사이트의 하한가와 상한가가 1억5천 이상 차이나는 리스트를 보며

진실과 성실함이 항상 승리하는건 아니라는걸 느끼며 담배 한대에 불을 붙입니다.

 

오늘따라 비는 왜 이렇게 추적스럽게 내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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