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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후회할 일..

서울 |2006.10.23 13:55
조회 30 |추천 0

빨갛게 충혈된 눈을 들고

늘어진 어깨를 추스리며

힘없이 흐르는 침을 닦을 여유도 없이

지쳐있다..

끝내 버리기 힘든 기대에

앞으로 가는지도 모를 어딘로가의 발걸음이

마냥 무겁고 지겨울 따름인데...

파란 하늘에 내 숨이 멎기만을 기다리는 검은 새들과

풀숲으로 몸을 감춘 뭔지 모를 짐승들..

미친듯이 달리다 엎어져 무릎을 깨고

피가 흐르다 응고되어 딱지가 지도록

아픈지도 모른채 우두둑 거리는 뼈부딫히는 소리만...

몸을 찢어 환호하는 가을날 화염속에 들판처럼

황량하고 눈물로 일그러진 내 벌판에...

작은 씨앗이 내려앉았다.

그 씨앗은 물대신 흐르는 짜디짠 눈물에도 버텨냈고

한여름 내리쬐는 뙤약볕에도 타지않았고

추운 겨울 살을 찢는 바람에도 쉬이 날리지 않았다...

작은 씨앗아 네가 무얼 바꿀 수 있겠니..

결국 너도 혼자싸우는 일을 택했구나

미쳤어...너....

달래보고 설득하고 권고해도...

미친듯이 달라붙어 얇지만 심지굳은 뿌리를 박은 씨앗이..

내게 한방울 남은 눈물까지 삼키더니

갈기갈기 찢겨 흩어진 내 세포들을 그의 머리칼 같은

뿌리줄기로 감싸안았다.

미치게 답답하다고...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라고..

소리치고 발버둥쳐도 그는 가만히 그냥..

날 감싸안고 놓지 않았다..내가 지칠때까지...

마지막 발악이 멈춘후, 그는 비가 내리게 했다.

말라 갈라비틀어진 내 마른 땅을 이어내고 녹아지게 했다.

수면아래서 바라보는 하늘은...

그사람의 손가락을 감싸쥐고 보는 하늘은...

눈물이였다...사랑이였다...

씨앗의 출처가 궁금했다.

어디서 날아왔느냐고,

여기저기 많은 곳에서 내려앉았었다고..

따뜻한 봄날에 양지바른 곳도 있었고

추운 겨울에 자신의 껍질이 말라지도록 힘들었던

곳에도 있었다고....여기저기...사랑하고 떠나가고...

널 믿을수가 없다고 나는,

난 다른 땅들보다 나을 것이 하나도 없다고,

원래 못난 그늘진 볼품없는 것이였으니까 내가..

믿어버리면 정말 사랑할까봐 네 지난 추억을 빌미로

욕해주고 싶어서 그만 귀찮게 하고 꺼지라고....

눈물어린 절규에 그사람은...

그냥 봐주겠니...이미 너무 깊게 뿌릴박아서 쉽게는

못가겠으니...믿어달라고는 안할테니까...

한번 기회만 줘보라고...내 눈에 이 땅이 보인건

우연만은 아닐테니까...우리 한번 지켜보자고 같이...

씨앗이 때가되서 다시 날아가면 아플 걸 안다.

더 힘들어질 것도 안다.

머리로는 다 알겠는데 이 미친 가슴이...

도대체가 동요를 하질 않는다...

다시 한번 세상에서 가장 추악한 모습으로

돌아간다.

또 한번 후회할 짓 한다..

그사람을...

받아들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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