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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 가려면 죽어야 한다. 20살인 카말은 결혼한지

권영지 |2006.10.23 21:46
조회 20 |추천 0

천국에 가려면 죽어야 한다.

 

20살인 카말은 결혼한지 몇개월이 지났는데도 신방에 들어가지 못한다. 첫장면에서 그는 병원을 찾아가 보지만 그에게는 육체적인 문제가 없다. 그는 다른 여자에게 시도해 보기 위해 도시로 간다. 여러번 시도해 보려고 하지만 번번히 실패하는데.. 사촌형이 사준 매춘부와도, 그가 버스에서부터 쫓아다녔던 베라와도 관계를 가질 수 없다. 그러던 중 베라의 전남편에게 휩쓸려 강도짓을 하게 되는데, 베라의 전남편이 여자를 강간하는 것을 본 후 그를 죽인다. 그후 그는 베라와 사랑을 나누고, 다시 집으로 떠난다.

 

 천국에 가기 위한  는 감내해야 하는 희생이나 고난이 아니다. 여기서 천국에 가기 위한 '죽음'은 치뤄(내)야할 의식 즉, 통과의례가 된다.

 

 "(전략)뼈를 산더미ㅣ처럼 모아와서 아무리 멋진 문을 만든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살아 있는 소설이 되지 않아. 어떤 의미에서 볼 때 그런 소설은 이 세상의 이야기가 아닌거야. 진정한 소설이 되려면 이 세상과 저 세상을 연결해 줄 수 있는 주술적인 세례가 필요해."

 

무라카미 하루키, 스푸트니크의 연인 중에서.

그리고 이 말을 한 스미레는 한국인 여성 뮤(대체 이런 한국이름이 어딨어?)에게 사랑(인지 성욕인지)을 느끼고 밥 먹듯이 해 오던 글쓰기를 중단 한 뒤 먼 곳을 갔다가 다시 돌아온다.

 

 카말의 천국은 물론 아내와의 성공적인 결합이다. 이를 위해서 그는 단순히 다른 여자와의 관계가 아닌, 베라와의 일들을 겪어야만 했다. 재밌는 것은 그러한 일들은 다른 이의 희생을 요구한다. 베라의 남편은 죽어야 하고, 베라는 카말을 보내야 한다. 한 사람이 천국에 이르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할 일련의 통과의례들은, 다른 사람의 희생과 상실을 담보로 하는 것이다. 아마도 카말은 아내와의 잠자리 전에 있어, 매춘부와 폭력성에 대해서 눈을 뜰 기회가 필요했을 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변화한데 있어 "계기"를 만나게 된다. 그렇지만 그 라는 것이 그 사람의 인생 전반에 걸쳐 있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은 는 계기로, 타인으로 남고 우리의 천국은 다른 곳에서 지속된다. 계기란 때때로 떠올리는 과거와 남의 것에 더 가깝다.

 한 사람의 천국에 이르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희생과 상실이 필요하기 때문에, 세상에 천국은 있어도 세상이 천국이 될 수는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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