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하루가 짧기만 합니다.

류미 |2006.10.31 02:41
조회 21 |추천 0

2006.10.13

 

오늘은 일찍부터 바빴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던 꼴로 어제 함양장에 가서 사온 물건들을 정리했습니다.

사실 어제 정리했으면 편했을 것을 어제는 오후늦게 택배로 온 전동드릴에 온 정신이 팔려서리....

큰방에 롤스크린 하나 설치하고는 마냥 좋아하다가 그냥...그냥..그렇게 잠이들고 말았습니다.

 

우선 깨지기 쉬운 형광등부터... 부엌과 작은방 그리고 큰방 형광등을 갈아끼웁니다.

큰방꺼 하나는 초크까지 갈고나니 불이 들어오고....

에효...고작 이거 했다고 고개가 아픕니다.ㅋㅋ

담에 장에 가면 현관이랑 거실이랑 화장실에 갈아끼울 등도 사와야 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어제에 이어 전동드릴 가지고 놀기.

화장실과 큰방문에 허접하지만 잠금장치 하나씩을 답니다.

화장실은 거실에서 잠글 수 있게, 큰방은 방 안에서 잠글 수 있게.

제가 화장실 창문은 습기찰까봐서 밤에도 자주 열어두곤 하는데 혹시나 그리로 밤손님이 찾아오시면 곤란하잖습니까. 그리고 큰방에서 엄마랑 제가 자니까 거기도 혹시나해서....

 제가 생각보단, 보기보단 겁이 많습니다.

예전엔 달빛에 취해서 혼자서 야간에 지리산 무박종주도 하곤 했었는데 나이가 드는 만큼 겁도 많아지나 봅니다.

 

어머니 아침식사를 드리고 투석도 하고 우리 이쁜 강아지들 사료도 챙겨줍니다.

참! 우리 강아지들 말인데요.

지난밤에는 거실이 아닌 마당에서 재웠답니다.

어제 함양장가서 개집을 하나 더 장만했거든요.

좁은 땅덩어리에 집이 세 채나... 1가구 3주택입니다. 다행히 두 채는 비과세입니다.ㅋㅋ

아직 세상구경한 지 두달밖에 안된터라 얼어죽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아침에 일어나 나가보니 잘 잔 모양인지 꼬리치며 좋아라합니다.

그제 저녁까지만 해도 고녀석들 추울까봐 거실로 들여놓고 벽난로에 불까지 피워줬는데 고놈들 데려오고 보름동안 혼자서 밤마다 열심히 쓸데없는 짓을 했습니다.ㅠ.ㅠ

어쨌든 이제 거실도 개냄새로부터 해방입니다.ㅎㅎ

 

밥을 먹기 싫어서 토마토랑 고구마랑 우유랑 이것저것 주섬주섬 먹으면서 인터넷을 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립니다.

인월인데 벽돌하고 시멘트하고 모래를 싣고서 지금 출발하겠답니다.

어제 뒷집아저씨께 부탁을 드렸더니 오늘 아침 일찍 주문을 해 놓으신 모양입니다.

 

30분 뒤 트럭 한 대가 마당으로 올라옵니다.

뒷집아저씨 저한테 뒤로 물러나라며 벽돌을 나르기시작합니다.

장화며 장갑이며 만반의 준비를 했건만 벽돌한장 날라보지 못하고 아저씨 뒤에서 멀쭘히 구경만 했습니다.

이슬맞을까봐 시멘트만 비닐로 덮어놓고...

 

내일 뒷집아저씨께서 벽돌을 쌓아올려 주시기로 했습니다.

내일은 하루 일당을 꼭 챙겨 드려야겠습니다.

일단 벽돌만 쌓으면 마당의 흙은 제가 삽으로 퍼 나르면 됩니다.

천 삽은 무리고 열 삽 뜨고 하늘 보고, 열 삽 뜨고 하늘 보고.....

아마 눈 오기 전까지는 마당에 조그만 텃밭이 마련될 듯 합니다.

그러고도 시간이 남으면 그까이꺼 자그마한 장독대도 만들어보죠뭐.^^

 

위성방송 명의변경에 필요한 서류를 팩스로 보내기 위해 우체국엘 갔습니다.

팩스비가 비싸면 등기로 보내야겠다 생각했는데 시외로 보내는 데도 1장에 300원이랍니다.

서류 4장을 팩스로 보냈습니다.

 

길건너 농협에 가서 돈을 찾고 (낼 아저씨 일당 챙겨드려야 되니까...)

바로 옆에 있는 하나로마트엘 들어갔습니다.

전에 담벼락에 풀 베어주신 게 너무도 고마워서 담배라도 한보루 사다드리려고....

 

"언니, 요새 아저씨들이 가장 많이 피는 담배가 어떤거예요??"

언니가 묻습니다.

"어느 분 사다드리게요??"

마을 이름과 아저씨 성함을 말씀드리니 ESSE Lights를 꺼내주십니다.

이 언니 어느 마을에 아무개씨가 어떤 담배를 피는지 훤히 꿰고 있는 모양입니다.

마천에 마을이 자그마치 24개나 되는데....

이야...이런게 바로 맞춤써비스로구나!!!

참으로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습니다.

내일 일당드리면서 같이 드리면 아저씨 꽤나 놀라시겠죠??

"내가 이거 피는 지 우째 알았노??" 하시면서...

 

담배를 사가지고 나오는데 뒷집할머니가 생각납니다.

어제 저녁에 할머니댁에 가서 갈치조림하고 밥을 두그릇이나 먹었거든요.

조금 먹으면 서운하시대서 두 그릇 가득 먹고 기분좋게 해드렸습니다.

 

마트 언니한테 할머니 얘기를 하니 누룽지맛 사탕을 찾아다 주십니다.

할머니 입맛도 알고있다니 ....참으로 놀라울 뿐입니다.

사탕도 사고 할머니랑 저녁에 먹으려고 짜장도 샀습니다.

저는 원래 카레를 더 좋아하는데 카레는 할머니 입맛에 맞지 않을 것 같아서...

할머니께서 짜장을 좋아하시면 좋겠는데.....

 

길건너 식육점에서 고기를 사가지고 택시를 탔습니다.

걸어가고 싶었는데 어머니 식사도 그렇고 고기가 상하면 큰일이니....

 

어머니 점심 챙겨드리고 투석도 하고 강아지 사료를 챙겨줍니다.

어제 택배로 온 치즈가 들어있는 강아지 간식을 사료에 섞어 주었더니 정신없이 먹어치우네요.

 

이제 뭘할까 고민하다가 작은방 장판을 들어냈습니다.

택배로 주문한 미장용 황토가 도착하면 바닥의 갈라진 틈을 메워야지요.

벽에는 벽지도 새로 바르고 천장에는 페인트를 칠할겁니다.

혼자 천장에 벽지 바르기는 힘들 것 같고... 요새 벽지대신 바르는 페인트 많더라고요.

바닥도 장판을 새로 깔면 되고...

 

동네분들 모여서 앉아계시는 평상에 가서 수다 좀 떨었더니 어느새 5시.

시골분들은 6시면 저녁을 드십니다.

저녁을 준비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포장지에 적혀있는 조리법대로 감자,양파,호박,고기를 다진 마늘과 함께 기름에 볶다가 물을 붓고 끓입니다. 재료가 다 익으면 물에 잘 푼 짜장을 넣고 저어주면 완성!!! 짜자잔~~~

만들고 보니 양이 너무 많습니다. 이거 혼자 먹으면 2박 3일은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대접에 하나 가득 퍼서 저 아래 옥이언니 갖다드리고 (언니신랑이 짜장을 그렇게 좋아한답니다.잘됐지요??) 또 한가득 퍼서 뒷집언니네 가져다 드렸습니다.

뒷집할머니는 저희 집으로 모셔와서 마주보고 앉아서 오손도손 즐겁게 식사를 했습니다.

다행히 할머니도 짜장을 좋아하셨고....

 

그렇게 짜장 한냄비로 네 식구가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다들 맛있다고 하십니다.(이제와서 생각해보니 빈말일지도??^^)

만드는 법도 어렵지 않으니 자주자주 만들어서 나눠먹어야겠습니다.

 

오늘은 그렇게 하루를 보냇습니다.

도시에서는 지겹도록, 아주 징그랍게 길던 하루가 여기오니 짧게만 느껴집니다.

역시 사람은 바쁘게 살아야합니다. 하지만 바쁜 가운데서도 즐기면서.....^^

 

오늘은 그간 멀리했던 TV와도 친해져봐야 겠습니다.

하루 걸러 하루 뉴스나 겨우 보곤 했는데...

오늘은 이사오기 전에 즐겨보던 [부부클리닉]도 봐야겠습니다.

처녀가 그런 걸 왜 보냐구요??

궁금하시죠??

전 그걸 보면서 자기위안을 삼거든요.

'결혼해서 저들처럼 사느니 차라리 나처럼 혼자 사는 게 편한거야.'하면서....ㅋㅋㅋ

 

거실에서 TV보려면 벽난로에 장작불 좀 지펴야겠습니다.

모두들 편안하고 즐거운 밤 되십시오. 안녕히 주무시고요.

추천수0
반대수1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