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
누부야 아부지가 모꼬?
니가 돌멩이로 갈매기 잡으려다 머리 깨졌을 때,
니 머리에 된장 발라주고 나가시더니,
하루 종일 돌멩이로 해변에 있던 갈매기를 잡으신 분이다.
누부야 아부지가 모꼬?
니가 받아쓰기 시험을 100점 받아왔을 때,
별거 아니라시며 헛기침 하시고 나가셨잖아.
그날 온 동네 자랑하며 다니시다가 시험지가 너덜 해지자
밥풀로 꼭꼭 붙이신 분이 아부지다.
누부야 아부지가 모꼬?
아마도 6살 때였을 꺼다.
니가 배 위에서 놀다가 바닷물에 빠졌을 때,
이튿날 몽둥이로 니 엉덩이 때리셨잖아.
아부지는 그날 온 힘으로 널 건지시고,
밤새도록 니 옆에서 간호하셨었다.
누부야 아부지가 모꼬?
건강이 안좋으신데도
니랑 한 약속 못 지키신 게 가슴 아파서
매일 담배 피우신분이다.
누부야 아부지가 모꼬?
니가 학교서 받아 온 반장 임명장을
벽에 붙여 놓으시려고 액자 만들다가
망치에 손 다치시는 분이 아부지다.
누부야 아부지가 모꼬?
니 초등학교 미술시간에 크레파스 준비물 챙겨주시던 어무이 기억나나?
그때 아부지께서 당신이 그렇게 아끼시던 라디오 파셨다.
누부야 아부지가 모꼬?
니 대학 갔을 때,
등록금 때문에 고민하시다가
너한테는 울릉도 관광 갔다 오신다고 말씀 안하시더나?
그때 관광가신게 아니다.
아부지께서 그때 오징어 배 타셨었다.
누부야 아부지가 모꼬?
늘 우리들 곁에서 잔잔한 수평선이 되어 주시다가
불의에는 성난 파도도 되셨다가
우리들 보금자리 미리 만들어 놓으시려고
하늘나라에 먼저 가 계시는 바다 같은 분이시다.
아버지 보고 싶습니다.
매일 되풀이 되는 그리움이지만 오늘은 더욱 더 보고 싶습니다.
아버지께 보여드리고 싶은 게 너무 많습니다.
제 이름으로 나온 시집들도 보여드리고 싶고,
제 기특한 제자들도 보여드리고 싶고,
제가 살고 있는 오피스텔도 보여드리고 싶고,
제가 만든 아버지 좋아하시는 해장국도,
아버지 업어드릴 넉넉한 어깨도,
아버지 관광시켜드릴 지프차도,
아버지께 못다 해드린게 너무 많아서 울고 있는 눈물 외에는
모두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아버지
못난 아들이 오늘도 아버지를 불러봅니다.
부디 하늘나라에서 평온하소서…….
막내 가람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