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다니는 친구들 부럽기도 하지만 내 선택에 후회는 없어요”
요즘 인터넷에서 인형처럼 예쁘게 생긴 18살 왕초보 엄마가 화제가 되고 있다. 자신의 미니홈페이지에 돌이 갓 지난 딸을 키우는 좌충우돌 육아기를 올려 2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기록한 이주영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가 직접 들려준 요즘 생활&육아일기.
“간혹 기저귀 갈아주는 시간이나 젖병 삶는 것을 잊어버려 시부모님께 혼나고 있지만 아이 키우는 것이 재미있어요.”
인형처럼 예쁘게 생긴 18세 엄마 이주영씨의 싸이월드 개인 홈페이지는 아이를 키우면서 겪게 되는 일상과 엄마와 아이가 함께 찍은 사진으로 꾸며져 있다. 그녀가 지난 1월 11일 싸이월드의 ‘투데이 멤버(운영진이 하루에 여성 회원 한 명, 남성 회원 한 명씩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미니홈피 운영자를 선정하는 것)’로 선정되면서 ‘어린 엄마의 아이 키우기’가 화제를 뿌리게 된 것.
고1 때 아이 낳고 시댁에서 사는 중
그 후 매스컴의 빗발치는 인터뷰 요청에 ‘몸살’을 앓고 있는 이주영 씨는 “뜻하지 않게 너무 시끄러워져 시부모님께서 걱정하신다”며 말문을 열었다. 경남 거창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시부모와 함께 사는 이씨는 목소리도 말투도 열여덟 살 또래와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소중한 딸 윤현이 때문에 어린 엄마는 또래보다 마음이 더 깊어졌다.
“인터넷을 보면 자격이 없다, 한심하다며 저를 질타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제가 그런 일로 상처받을까 봐 시부모님과 군복무 중인 남편이 걱정해요. 하지만 저는 괜찮아요. 예전에는 남들이 손가락질하는 것 같고, 제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윤현이 키우면서 그런 생각이 모두 없어졌어요. 저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육아는 나의 취미생활’이라는 주영씨. 이제는 모든 생활의 중심이 딸 윤현이라고 한다. 그녀가 남편을 만난 것은 지난 2003년 중학교 3학년 때. 당시 남편은 19살로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서로 만나다가 덜컥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많이 당황했어요. 둘이서 전전긍긍하다가 아이를 지울까 생각했던 적도 있구요. 하지만 도저히 그것만은 못하겠더라고요. 임신 5개월째 접어들었을 때 양가 부모님께 임신 사실을 알리고 아이를 낳기로 했죠. 잠시나마 나쁜 생각을 했었다는 게 아이에게 너무 미안해요.”
양가 부모 모두 두 사람의 ‘폭탄선언’에 할 말을 잃었지만 아이 문제를 먼저 생각했다. 일단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데에는 모두 동의했다. 그 후 주영씨는 시댁에 들어가 살면서 출산 준비를 했다. 엄마가 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인터넷을 이리저리 뒤지며 출산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고 태교 음악을 듣고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받으러 다니면서 그녀는 행복했다. 그때부터 잘살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생겼다. 임신 8개월 때까지 고등학교를 다녔지만 출산을 위해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2004년 9월, 드디어 어린 주영이는 엄마가 되었다.
9월 7일 11시. 진통이 슬슬 시작된다. 드디어! 너무 설렌다. 엄마도, 아빠도, 우리 오빠도, 모두 긴장한 얼굴이다. 하지만 난 배가 너무나 아프다. 진통 소식을 듣고 달려오신 엄마와 시어머님은 말씀하셨다. “하늘이 노래져야 애기가 나온다.”
하지만 내 눈에는 세상 색깔 그대로다. 아… 배는 진짜 아픈데, 하늘은 언제 노래지는 거야?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배가 아팠다. 제왕절개는 절대 하지 않으리라 생각해왔던 내가 순식간에 “엄마~ 나 너무 아파, 수술할 거야”라고 말해버렸다.
의사선생님이 불룩한 배 위에 빨간약을 바르신다. 갑자기 양쪽으로 하얀 연기 같은 게 솟아올랐다. 냄새가 지독했다. 그렇게 난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정신은 차려졌는데 눈뜨기가 너무 힘들다. 그리고 아기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린다. "이에요~"는 간호사 언니 말소리도 들린다. 하… 아기가 너무 예쁘다. 우리 오빠도 설레는 듯하다. 그렇게 우린 가족이 되어 있었다.-
제왕절개로 출산한 후 통증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그녀 옆에서 정성껏 간호해준 사람은 남편. 주영씨는 남편이 없었으면 힘들었던 시간을 견뎌낼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낸다.
노래를 잘 부르는 그녀는 원래 가수가 꿈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꿈을 이루는 건 무리임을 잘 안다. 가수 지망생인 18살 이주영보다는 윤현이 엄마로 사는 게 우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6살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니 실수도 많이 했다. 미리 육아공부도 하고 친정엄마와 시어머니께 ‘교육’도 받았지만 아이 키우는 건 역시 보통 일이 아니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거와 실제로 아이 키우는 것은 다르던데요. 그래도 시어머님이 옆에 계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처음엔 우는 아이를 어떻게 달래야 하는지도 몰라 당황했거든요. 사소한 것까지 시어머님이 전부 가르쳐주셨어요.”
그녀가 쓴 육아일기에는 세상의 모든 엄마처럼 아이에 대한 사랑이 그대로 담겨 있다.
-윤현이는 하루 종일 자기만 한다. 1개월밖에 안 돼서 먹고, 싸고, 자는 것밖에 없다. 눈이 말똥말똥하다. 그런데 아무래도 아무것도 안 보이는 것 같다. 인형을 보여줘도 무반응… 배꼽은 떨어졌고, 목욕할 때마다 진물 같은 게 나오는 것 같다. 기저귀를 가는데 아이 똥에서 초콜릿 냄새가 난다.
신기하기만 하다… 점점 어둠과 밝음을 알아보는 듯하다. 어둡다가 갑자기 환해지면 방긋방긋 웃는다. 우리 윤현이가 웃을 때가 난 제일 행복하다. 제법 힘도 세졌다. 근데 설사를 자꾸 한다. 설사할 때 먹이는 분유를 줘도 조금 먹다가 뱉어내버린다. 결국은 그 분유 버렸다. 윤현이 태어난 지 2개월 됐을 때 우리 남편은 군대를 갔다. 입대하는 날 우리 윤현이는 뭘 아는지 엄청나게 울어대기만 했다.
일으켜 세워 잡고 있으면 펄쩍펄쩍 뛴다. 막 꽥꽥 소리 지르기도 한다. 우유 먹을 때도 뭐가 그리 보고 싶은지 이리저리 쳐다보느라 정신이 없다. 저번에는 침대에서 같이 자는데, 침대 구석 틈에 아이가 옆으로 끼어서 자고 있었다. 그 차가운 벽에 끼어서… 3개월 동안 실수 많이 했지만 최대 실수였다. 아찔하다.-
방송통신고등학교 입학 예정, 남편 제대 후엔 결혼식도
실수투성이 초보 엄마였던 그녀는 윤현이가 17개월째를 맞는 지금 “아기 키우는 일이 힘들지 않다. 우리 아이가 순해서인지 거저 키우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제 주영씨는 무엇이든 혼자서 척척 해낸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이 목욕시키고, 기저귀 갈아주고, 남는 시간엔 집안일도 한다. 가끔 시부모님이 운영하는 식당에 나가 일손을 거들기도 한다. 이젠 새벽에 아이가 깨서 칭얼거려도 당황하지 않고 동화책을 읽어준다. 초보 딱지를 뗀 어엿한 아기 엄마다.
개인 홈페이지에 육아일기를 쓰는 것 외에도 ‘열여덟 살 왕초보 애엄마의 아가 키우기’라는 페이퍼(인터넷 개인 신문)도 발행했고, 작년에 직접 만든 ‘어린엄마 모임’이라는 인터넷 카페에서 젊은 엄마들과 육아에 대한 상식을 교환하고 있기도 하다.
무럭무럭 자란 윤현이는 이제 세 살로 음악에 맞춰 춤을 출 정도. 주영씨가 좋아하는 가수 장우혁이나 이민우의 노래를 틀어주면 박자에 맞춰 고개를 끄덕인다. 가수가 꿈이었던 엄마의 끼를 물려받은 것일까? 주영씨에게 “딸이 어떤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냐?”고 물으니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건강하게 크면 그것으로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간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제일 힘들었다. 아이를 업고 나가면 주위에서 모두 이상한 눈으로 보는 것 같았고 제왕절개 수술 흔적 때문에 대중목욕탕에 가는 것도 싫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떳떳하게 아이를 키워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은 주영씨다. 인터넷에 육아일기를 쓴 것도 당당하게 사람들과 교류하기 위해서다.
“아무렇게나 옷을 걸치고 유모차 밀고 양손에 파나 무가 담긴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면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봐요. 얼굴은 학생처럼 생겼는데, 하고 있는 걸 보면 완전 애엄마니까요. 이제 시장에 가면 조금이라도 싸게 사기 위해 저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져요.(웃음) 아줌마 다 됐어요. 그런 나를 보며 스스로 놀라기도 해요.”
간혹 친구들의 학교생활 얘기를 들으면 부러울 때가 있다. 또래들과 학교 다니고 어울려 놀 때는 학교 안 가도 되고, 숙제 안 해도 되는 아줌마들이 부럽다는 철없는 생각도 했었다. 드라마에서 학생 때 결혼한 부부를 보면 당장 시집가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자신이 그런 입장이 되니 엄마들이 얼마나 많은 희생을 하며 살고 있는지 알겠단다. “길거리에서 아줌마들이 나풀나풀 나비 같은 옷 입고 지나가는 아가씨들 보면서 부러운 듯 바라보는 심정 이제는 알 것 같아요. 아이 낳고 나니 친정엄마 보면 괜히 눈물이 나고 그래요. 제가 말썽 피우고 힘들게 할 때 엄마는 얼마나 속상했을까요. 앞으로 부모님께 더 잘해야겠어요. 물론 시부모님께도요.”
주영씨는 올 봄부터 방송통신고등학교에 다니게 됐다. 남편이 올 10월에 제대를 하면 정식으로 결혼식도 올릴 예정이다. 남들보다 늦어진 학교 졸업, 뒤늦은 결혼식, 하지만 어린 엄마 주영씨는 사랑하는 딸과 남편이 있어 지금 너무 행복하다.
http://town.cyworld.com/yourbrother
여기에 기사 올려 놨습니다.구경도 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