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대리점에선 "남이 휴대전화를 불법 복제해 메시지를 보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차일피일 해결을 미루고 있다. 그 와중에 서씨는 요금 체납자로 몰려 휴대전화 발신이 금지됐다.
◆ 불법 복제로 날벼락 맞을 수도=이동통신사와 정통부에선 서씨 경우처럼 쓰지 않은 요금이 한꺼번에 많이 나왔다면 휴대전화가 불법 복제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뒤 새 단말기를 구입하더라도 분실 단말기의 고유번호를 남이 몰래 복제하면 복제전화기의 요금까지 원래 사용자가 물게 된다는 것. 정통부에 따르면 휴대전화 불법 복제 적발 건수는 2004년 850대에서 올해 2651대(8월 말 기준)로 크게 늘었다.
회사원 노모(34)씨도 지난주 가입 통신사를 바꾸려고 문의 했다가 "문자메시지 이용료 120만원을 내지 않으면 가입해지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깜짝 놀랐다. 알아보니 자신이 9월 한 달간 4만 개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노씨는 "7월에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적이 있는데 그때 누가 주워서 복제한 모양"이라고 말했지만 대리점에선 "그 문제는 우리는 모르는 일"이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 인터넷 사이트 해킹도 조심해야=이동통신사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했을 경우 스팸업자가 아이디.비밀번호를 해킹해 문자를 한꺼번에 보낼 가능성도 있다. 고등학생 김모(18)군은 8월 말 이동통신사 문자메시지 요금이 평소 3배가 넘는 11만원 나온 것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 내역을 확인해 봤다. 그랬더니 '카드결제 연체자금 최대 3000만원 대출'이라는 내용으로 일주일 전 3000건의 스팸 메시지가 인터넷을 통해 발송된 것으로 드러났다. 발신 번호로 연락해 봤지만 "없는 번호"라는 응답만 나왔다. 김군은 곧장 경찰에 신고했지만 스팸업자를 검거하기란 쉽지 않다. 대리점에선 "일단 요금을 먼저 내고 나중에 범죄 사실이 확인되면 환불해 주겠다"는 입장이다.
◆ 피해는 늘고 해결은 애매해=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휴대전화 명의도용 피해는 2004년 913건에서 지난해 1288건으로 1년 새 30% 정도씩 늘고 있다. 원칙적으로 불법 복제나 해킹이 확인되면 이동통신사에서 요금을 부담토록 돼 있기 때문에 이통사에서는 "사업자도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통사 일선 대리점이나 고객센터에서는 "불법 복제나 해킹을 가려내기가 애매하다"는 이유로 고객에게 일단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가 많다. 피해자 입장에서 가장 좋은 해결책은 정통부 중앙전파관리소나 경찰에 의뢰해 불법 복제.해킹 사실을 입증받는 길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문제가 복잡해지는데 이통사 측에 사정을 설명하고 '협상'을 벌여 요금을 깎든가 아니면 민사소송이라도 해야 한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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