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의 시대를 맞이하며
요즘 인터넷 문화의 대세는 UCC(User Created Contents)다. ‘나’는 단순히 미디어의 제작물을 흡수하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스스로 콘텐츠를 제작하여 그것을 알릴 수 있는 ‘생산자’의 입장을 동시에 갖는 것이다. 쉽게 말해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업데이트되는 당신의 고유한 흔적들은 UCC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UCC의 성장과 더불어 1인 미디어의 시대가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UCC시대의 저작권인 CCL(Creative Commons License)이다.
당신이 어렵게 만든 동영상이 한 포털 사이트의 메인에 올랐다고 가정하자. 인터넷에서 당신의 인기지수와 유명세를 가늠할 수 있는 두 가지 지수는 ‘조회수’와 ‘스크랩 수’다. UCC가 문제삼고 있는 점은 바로 ‘스크랩 수’의 측면이다. 만약 당신의 미니홈피에 ‘퍼가요’란 덧글 없이 누군가의 공간에 버젓이 그 동영상이 공유되고 있다면 당신의 기분은 어떻겠는가. CCL은 바로 이 상황에서 필요한 새로운 저작권의 개념이다.
CCL의 특징은 공유를 허용함과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제작물이 재현되길 바란다는 점이다. 즉, '홍길동‘이란 유저가 제작한 A라는 콘텐츠가 익명의 유저들에게 공유되는 순간, 공유되는 A라는 콘텐츠엔 최초제작자인 '홍길동’의 이름이 반드시 표시되어야 하며, 다른 형태로 편집하여 ‘원본’을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
만약, 홍길동이 자신의 원본이 변형된 형태로 공유되는 것을 허락한다면 그 변형의 형태는 최초제작자인 홍길동이 원하는 형태로만 가능하다. 실례로 동영상 편집이나 제작 기술을 갖고 있는 누리꾼들이 한 커뮤니티에 자신의 제작물을 공개하는 순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문구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퍼가실 경우 출처를 분명히 밝혀주세요’다.
UCC의 시대에 이제 당신은 이 문구를 가볍게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UCC은 ‘아마추어리즘’에 입각한 생산물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기존의 매스미디어가 만드는 그것보단 질이 떨어질 수 있지만, UCC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방향은 갈수록 전문화, 다양화, 세분화를 표방하는 자신들의 기호에 근거를 둔다. 그리고 이러한 시점에서 CCL의 활성화는 UCC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자신의 UCC를 통해 순식간에 유명해진 홍길동과 혼자 집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며 자족하는 홍길동의 위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전자는 분명 미디어의 지위부여기능을 통해 스타가 되고 싶어 하는 ‘나’의 일상과 맞닿아 있다.
앞으로 이러한 미디어의 지위부여기능은 기존의 매스미디어를 통한 일방적 수혜가 아닌, 나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영역이 될 것이다. CCL은 수용자로서 자신의 권리를 명백하게 밝히는 적극적 기제이자, UCC를 변용하여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기존의 온라인 기업들로부터 자신을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도 될 수 있다.
동시에 CCL은 당신의 UCC가 어느 정도의 수익성을 보장하는 상업적 콘텐츠가 될 수 있는 지 나타내는 온라인 기업들과의 협상 테이블로도 작용할 수 있다.
싸이월드는 UCC를 통한 누리꾼들의 ‘의사표현욕구’를 충족시키려는 전략을 일찌감치 선택했고, 그 전략은 주효했다.- 싸이월드가 페이퍼라는 공간을 신설하여 UCC전략을 전면적으로 내세운 것은 상업적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포털 사이트 다음은 그 가능성을 인지하고, 아예 ‘UCC란 무엇인가’란 개념 설명부터 시작하여 UCC를 이용한 공격적인 전략에 들어갔다. 앞으로 UCC에 대한 온라인기업들의 전략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당신이 쓴 글과 찍은 사진, 만든 동영상들을 함부로 대하지 말라. 이제 당신은 스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당신은 그 스타의 권리를 지키고 누릴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UCC의 바다에 온 당신을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