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에서 식사를 다 마치거나,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고 나올때
우리는 우리들 탁자에 놓였던 빌지를 들고 계산대 앞에 선다. 그리고 내가 마신 것, 혹은 식사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나서야 문을 나설 수 있다. 나는 생각한다. 우리들 삶을 마치는 날에는 스스로에게 빌지를 내밀게 될 것이다. 그동안 어떻게 살아 왔노 라고, 우리들은 그 셈을 다 치르지 않고서는 마음 편하게 생을 마감할 수 없는 것이다.
요즈음 늘 이런 상태가 계속되고 있어.
뭔가를 말하려 해도
늘 빗나가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거야.
빗나가거나 전혀 반대로 말하거나 해.
그래서 그걸 정정하려면 더 큰 혼란에 빠져서 빗나가 버리고,
그렇게 되면 처음에 내가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조차 알 수 없어..
마치 내 몸이 두 개로 갈라져서 쫒고 쫒기는 듯한 느낌이 들어.
한복판에 굉장히 굵은 기둥이 서 있어서
그 주위를 빙빙 돌며 술래잡기를 하는 거야.
꼭 알맞은 말이란 늘 또 다른 내가 품고 있어서,
이쪽의 나는 절대로 따라잡을 수가 없게 돼...
상실의 시대 中 / 나오코.
♬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With Elton John) - Ray Char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