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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남자를 말하다_1. 어떤 남자를 피할 것인가?

이유미 |2006.11.14 07:38
조회 72 |추천 0

남자, 남자를 말한다 1/3 _ 1편. 어떤 남자를 피할 것인가?

대학생 웹진 바이트 http://www.i-bait.com

prologue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에 가보면, 최근 유행하고 있는 책들에는 일련의 공통점이 있다. 독자로 하여금 후회 없는 삶을 살도록 돕겠다는 취지가 책의 주제 전체를 관통한다는 점이다.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될 일들’, ‘이런 여자가 성공한다’ 등등 한 번 사는 인생을 조금의 아쉬움도 없이 채워보자는 진취적인 정신(情神)이 아마도 21세기의 화두인가 싶을 정도다.

그런 와중에 비단 출판물만이 아니라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역시, ‘어떤 배우자를 만날 것인가?’이다. 이것 역시 후회 없는 인생을 살기 위한 주요한 부분 중 하나일 것이다.

필자도 그런 책들을 보면 비상한 관심이 생기게 되어 잠시 머물러 그 책을 훑어보곤 한다. 통상 어떤 배우자를 만날 것인가의 주제는 남성보다는 여성의 관점에서 쓰인 것이 많아, 이런 주제의 텍스트를 접할 때면 ‘과연 나는 어느 정도 현 시대 여성의 요구에 근접하고 있는가’를 비쳐보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 주제를 다루는 일련의 과정에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자신의 이상형을 정립해 놓는 것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정작 그 이성(異性)의 현실적이고도 일반적인 특성들이 고려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결과적으로 비현실적인 결론을 내려 ‘눈만 높아지는 결과’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나만을 사랑해주는 남자, 포부가 큰 남자, 매너 좋은 남자까지야 그렇다 치더라도 장미꽃 99송이를 트렁크에 실어서 적절한 시점에 날려줘야 하고, 에스컬레이터 뒤에서 살포시 안아줘야 하고, 젓가락질 못하는 그녀를 위해 ‘포크 없습니까?’를 말하면서도, 일에 빠질 때면 하얀 와이셔츠를 걷어 올려 업무에만 매진하는 카리스마를 여자친구에게 우연인양 보여줄 수 있으려면, 24시간 완벽한 컨셉에 매몰되어 살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필자의 결론은 간단하다. 이 세상에 그런 남자는 없다는 것. 그런 남자를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근본적인 문제는 이 담론들이 타인(남자)에 대한 요구를 함에 있어 positive system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한 나라의 정부가 국민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여야 한다’는 당위로 구속할 때 그 나라의 미래가 없듯이, ‘내 남자친구는 ~야 한다’는 구체적인 요구가 밖으로 드러나면 문제는 더욱 어려워진다. 방법은 negative system이어야 한다. 그것도 아주 간단하고 명료한 negative system이어야 한다.

11월의 3주간, 필자는 ‘남자’라는 화두로 연속 칼럼을 게재하려 한다. 그 첫 번째인 이번 주에는 남자의 관점에서, 적어도 이러한 유형의 남자는 피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세 가지negative system을 제시하려 한다. 필자도 완벽한 남자와는 거리가 멀고 그다지 인기도 없는 단점 투성이의 한 남자에 불과하지만, 나름대로 인간에 대해 고민하려 애쓰는 한 사람으로서 갖게 된 결론이므로, 이 글을 읽는 독자가 여자이든 남자이든 어느 정도 생각의 시발점을 갖게 되지 않겠는가, 기대하면서 글을 시작해 본다.

***

참고 이미지
바이트 편집장이 좋아하는 남자들
웬트워스 밀러, 야마시타 토모히사
루피(애니 원피스 주인공^^)1. 센스 없지 않을 것

-여기서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센스는, 전체적인 흐름을 읽어내어 자신에게 적용하는 능력이다. 한국어로는 ‘눈치’ 정도로 번역해도 무방할 것이다. 여러 사람이 모여 있을 때 그 분위기를 읽어내고 그에 적절하지 않은 말과 행동을 피할 수 있는 것도 분명히 능력이다. 이것은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습득되는 능력도 아니고, 무조건 사람을 많이 만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닌, 스스로가 의식하면서 조금씩 노력하지 않으면 달성해내기 힘든 자질이다.

이것이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는, 단지 내 남자친구가 회식자리에서 분위기 깨는 소리하면 쪽팔리기 때문만은 아니다. 필자가 이 특성을 첫 번째로 올려놓은 이유는, 바로 이 ‘센스’가 ‘객관적인 관점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능력’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자신이 속해있는 자리는 어디이며, 그곳에서 자신이 요구받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나아가 자신이 어디에 속해야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있을 것인가를 가늠하는 것 또한 센스나 눈치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학교에서 수업을 듣다 보면 교수님들께서 가끔, ‘학교 다닐 땐 내가 동창 누구누구보다 공부도 훨씬 잘하고 성실했는데, 지금 형편은 그 친구가 훨씬 낫다’는 요지의 말씀을 하시는 걸 들을 수 있다. 필자는 교수님의 그 동창이 졸업 후 갑자기 공부를 잘해지고 성실해져서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그 동창에게는 자신이 어디에 속해야 빛을 발할 수 있는지를 간파할 수 있는 센스와 눈치가 있었을 뿐이다.


2. 소심하지 않을 것

-소심함은 부정적 사고의 산물이다. 그녀가 나에게 저런 말을 한 것은, 저 사람이 나와의 약속에서 매번 늦는 것은, 저들이 나를 힐끗힐끗 쳐다보며 웃는 것은, 아마도 나를 싫어해서일 것이다, 라는 느낌. 그 모두가 자신에 대한 부정적 성찰의 결과물로써 생겨난 것으로, 실제로 남자든 여자든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그들에게 무턱대고 소심하지 말라고 하면, 부정적인 생각이 자꾸만 드는 걸 어쩌라고 반문할 지도 모른다. 최근 소심한 사람들을 핀치로 몰고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음을 필자도 잘 알고 있는데, 그런 이들을 궁지에 몰 것이 아니라, 그런 그들의 사고를 인정하고 다독거려 줄 수 있는 흐름이 분명히 필요하다.

부정적인 생각이 없는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 다만 그 느낌을 어떻게 스스로 잘 소화해서 자신에 대한 용기와 자신감으로 치환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남아있을 뿐이다. ‘무섭지 않은 것이 용기(勇氣)가 아니라, 무서워도 하는 것이 용기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부정적인 생각은 들지만 그 느낌과 싸우면서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지켜나가는 것이 바로 소심함을 극복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만약 이런 과정을 배우자에게 필요 이상으로 전가시켜 자신의 소심함을 그대로 방치시키는 남자라면, 여자들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3. 마초이지 않을 것

-하지만 좋은 남자를 고르는 일이 어디 그리 쉬운가. 소심한 남자를 피하고자 했더니, 이번엔 마초가 문제다. 여기서의 마초는 ‘과다한 자신감’과 ‘배려심 결여’를 포괄하는 다소 추상적인 개념이다. 사실 이 세상에는, 어떤 근거로 그러는지 딱히 알 수는 없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자신감으로 가득 찬 액체' 같은 인간들도 발에 채일 정도로 많다. 더 심각한 문제는 여자들이 이런 남자들을 ‘소심하지 않아서 좋다’, ‘의지할 수 있다’는 등등의 이유로 자신의 남자친구로 선택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사태의 한 쪽 면만 본 것인데, 부정적 사고를 스스로 잘 다독거려서 얻어진 자신감과, 지금까지 딱히 실패한 경험이 없어 세상과 타인을 만만하게 보는 사람의 자만심은 분명히 다른 것이다. 후자는 그저 순조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의 표정으로써, 상황이 반전되었을 때 그 표정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또한 자신감이 지나치게 커다란 사람들, 머릿속이 온통 자신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들을 배려할 만한 여유라는 게 있을 리 만무하다. 만약 ‘두 사람이 서로를 배려해주고 스스로의 현재와 미래를 두 사람의 것으로 채워가는 것’을 연애의 정의로 내린다면, 그런 남자와는 뜻이 맞아 사귄다 해도 그것을 연애라고 부르기는 힘들 것이다.

***

이상 세 가지가 필자의 ‘남자를 바라보는 negative system’이다. 센스가 있으면서, 자신에 대한 부정적 사고를 자신감과 용기로 치환시키고, 그러면서도 자만하지 않아 다른 사람을 배려할 수 있는 가슴의 공간이 남아있는 남자.

이 시스템은 대단히 광범위한 구분을 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에, 아마 이런 남자에게도 자잘한 단점은 잔뜩 있을 것이다. 그 단점을 이해해 주고 올바른 인생의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것에는 여성인 당신의 몫도 분명히 존재한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남성이고 위의 세 가지 특성을 충족시킨다면, 필자는 당신이 대단히 희소한 매력을 갖춘 남자라고 확신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여성이고 위의 세 가지 특성을 충족시키는 남자를 찾았다면, 필자는 당신이 대단히 희소한 매력을 갖춘 남자의 연인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 물론 그 남자가 역시 당신을 좋아한다는 가정 하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 2편 계속 -

이번 주가 일반론(一般論)이었다면, 다음 2주에 걸쳐서는 현실 속에 존재하는 두 남자를 놓고, 그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구체적 담론이 이어집니다. ^^

이원우 바이트 칼럼니스트

대학생 웹진 바이트 http://www.i-bai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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