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 2
비가와서 사람들이 없는게 아니죠.
늘 늦게 나와서 버스를 기다리는 학생은 나,
그리고 늘 늦게 나와주는 그 여자아이.
나보다는 나이가 한살? 두살정도 많았다고 합니다.
'왜 하필 노란우산이냐..'
속으로 궁시렁거렸어요.
멀리 교차로를 건너서 이리로 천천히 걸어오는 그 아이가 보입니다.
160정도되는 키에 검정단발머리,갸름한 손, 그리고 하얀 얼굴, 오똑한 코, 잘록한 허리에...
큰 눈, 빠질것 같은 눈 슬퍼보이기도하고 만화 주인공 같은 그런 모습.
뭐 가까이에서 확인한 것은 아닌데. 그런 그 아이가 이쪽으로 오네요.
늘상 천천히...그랬던것처럼
'비가 그쳐서 우산을 안들고 온건가?'
'아니면 급하게 나오느냐구 그래서 우산을 못 챙겼나?'
'집에 우산이 없었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데 다시 빗줄기가 굵어지네요.
그 아이는 비를 피하려고 담장가까이 붙어섯고요.
내가 우물쭈물 우산을 같이쓰려 그아이에게 다가갔을때.. 55번 버스는 오르막에서 내려오고
있었죠.
재미있는 사실은, 아니 그렇게 믿고 싶은 사실은 10년 넘게 지난 지금도 그 아이가 나라는
수줍고 어리숙했던 늘 지각하던, 아니 늘 자신을 보려고 지각을하던 내가 그 비오던 봄에
자신에게 우산을 같이 쓰자고 다가가고 있었다는 것을 느꼈으리라 믿는다는 그런...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