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건형씨는 나에게 음악적 신념과 세계관을 보여줬을 뿐 아니라
작편곡가 되고 싶다는 나에게 곡을 갖고와보라고 해서 내 곡을 듣고 문제점을 지적해주고
뭘 배우면 도움이 될지 방향을 제시해준 아주 고마운 분이다.
아무튼
AMP 단독콘서트 소식을 들었을 당시.
12월 20일 예술의전당에서 있을 양방언 콘서트 VIP 석 예매를 위해 몸사리던 시기라서
4만원이라는 티켓값은 상당한 부담이었다.
그러던 중 오이뮤직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응모했던 것이 당첨되어서
콘서트표를 2장이나 받게 되었다. +_+
지인과 함께 콘서트장에 도착했을 때.
예전에 내가 포에브 활동하며 롤링스톤즈 정기공연했을 때
우리 팀 사운드를 신경 많이 써주시고 잡아주시던 엔지니어님과 마주쳤다.
그때의 나는 비주얼이었고 지금은 노말 상태인데 여전히 잊지않고 나를 알아보셔서 놀랬다.
'요즘은 밴드 안하세요?' 라는데......갑자기 밴드가 하고싶어졌다.
그것도 아주 미치게 하고싶어졌다.
누가 뭐래도 난 뼛속까지 뮤지션이니까..
공연이 시작되었다.
두근거림 속에 유건형씨 등장..
확실히 아이돌 당시 가꿀때보다는 살이 좀 쪘다. (웃음) -> 그렇지만 동안이라는거~ ㅡ.ㅡb
사진과 동영상을 몇개 찍고 보컬 멘트 때 유건형씨에게 인사를 했더니 나를 아직도 기억!!! +_+
짧은 인사와 함께 화이팅 외쳐주고 뒤에서 공연을 감상했다.
문제는...
유건형씨..음악은 참 잘하는데..어린나이에 이미 아이돌 출신이었다는 것..
그게 아마도 유건형씨 인생에 치명적인 무언가가 될 것 같다.
정말..콘서트 분위기 최강으로 UP 해놓은 상태에서
갑자기 마이크 집어들고나와서 (대단한 음치다 -_-;;) 노래를 해버려 분위기 물 끼얹어버리고...
대부분 팬들이 와줬으니 그냥 넘어가는거지..
난 솔직히 옆의 지인에게 미안해서 고개도 못들고있었다.
저런 공연 보여드려서 내가 더 죄송하다고 사과드리고 싶은 심정이었달까...
건형씨.....음악은 하시되 노래는 하지 마세요...(苦笑)
1부가 끝나고 게스트가 대거 출연했다.
첫번째 게스트. 인형녀 조민혜 양.
조민혜 양.
그냥...집에가서...
셀카 많이 찍고 얼짱만 해주셈. -_-;;;
솔직히....얼짱도 아니더만....최란씨랑 넘 닮아서 부담스러워 ㅡ.ㅡ;;;;;
노래부르면서도 그렇게 머리스타일 만져가며 양 볼에 힘주고 목에 힘주고 이쁜척하면서
목소리톤을 꼭 그렇게 내서 노래를 불러야만했을까??
역겨워서 몇마디 듣다가 걍 나와버렸소이다.
두번째 게스트. 더네임.
이 사람 노래 참 좋다. '사랑은' 무척 좋아한다.
노래 정말 잘하더라...그래 이런게 바로 歌수 란다. (歌수에 歌 가 괜히 붙은게 아니란다.)
지인도 꽤 만족해하셔서 다행이었음...
세번째 게스트. 이루.
까만안경 무척 좋아한다. (덕분에 배슬기 양까지 좋아지고 있다 ㅡ.ㅡ;;;;)
이루 노래 참 맛깔나게 잘 하더라....잘생기기까지 *-_-* 므흣
그렇게 게스트 공연이 끝나고 2부 시작.
2부 시작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허수아비 로 시작.
보컬이...
CD를 들을땐 몰랐는데....
목소리를 참 혹사시킨다....
노래가 즐거워서 부르는 느낌이 없다.
목이 참 불쌍하다는 생각 뿐이다.
오늘의 공연 주제 "위대한 탈출"
무엇을 탈출했다는 것일까....
주제가 전혀 느껴지지 않던 공연.
그냥 단순히 수능 끝?? 수능 탈출??
아니면 포스터 촬영 때 기타리스트의 전라차림처럼...노출??
뭘 말하는지 도무지 안느껴졌다.
아무리 실력이 좋고 잘생기고 어쩌고 해도...
주제가 없는 공연..또는 주제가 안느껴지는 공연은 무의미하다.
어차피 유건형씨 보러 간거였지만...
정말이지...그 4만원을 내 돈내고 갔더라면 아까워서 울었을 것 같다..(유건형씨 미안 -_-)
자. 유건형씨에 대해 말해보자.
공연 내내 유건형씨의 키보드연주를 들으며 내 머리속에 떠오른건 단 한가지였다.
"You Win Perfect"
미야키씨는 이미 오래전부터 걸음이 멈춰진 상태다.
내가 멈춰있는 사이에 다른 이들은 계속 전진해왔다.
그들과 나 사이의 갭은 이젠 따라잡을 수도 없고
그 거리 조차 측정 불가능 상태다.
그럼으로 미야키씨는 제자리가 아니라 오히려
퇴보해버렸다.
내가 얼마나 퇴보했는지를 절실히 느끼게 해준 유건형씨의 연주.
감사합니다.
내 자신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 당시 대세를 따르기 위해 댄스밖에 연주할줄 모르고 그것만 만들던 당신은
이미 없습니다.
그 어떤 노래에서도 당신 머리속에 떠오르는대로 미쳐서 뛰면서 연주하고
지칠줄 모르고 오히려 '즐겁다'는 표정의 당신의 연주에는
나는 할 말이 없습니다.
내가 라비디떼 밴드 활동 당시 가장 고민하던 부분이 그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키보디스트 자리에서 (모두 남자멤버에 나 혼자 여자 상태에서)
즐겁게 날뛰며 공연할 수 있을까....
라비디떼 당시 나는 해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비주얼밴드'라는 부분은 나에게 큰 강점이자 약점이어서
온통 흑복으로 음침하게 꾸미고 고딕스타일로 품위있게 나와 연주하는 나에게
즐겁게 미쳐서 날뛰며 연주하기란 참 힘든 것이었거든요.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하나를 버려야한다고.
난 철저히 포장된 비주얼적 이미지를 위해
즐겁게 공연하는...뮤지션 최대의 기쁨을 버렸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그것을 손에 넣었더군요.
부럽습니다...
그래서 내가 지금도 당신을 존경합니다.
고맙습니다.
많이 깨닫게 해주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