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 29일 일요일
어디선가 찬송가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아침 8시반에 사람이 온다고 했으니까 한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서 강을 건너서 갔다오기로 했다. 아침 7시인데도 이미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로 넘친다. 강을 건너 건너편 마을로 갔다. 이 곳에 리수족 신학교가 있다고 한다.
강을 따라서 다음 다리까지 천천히 걸어간다. 일요일에도 학교를 가는지 가방을 맨 학생들의 모습이 보인다.다음 다리를 걸어서 다시 푸꽁 시내로 왔다. 아침 식사를 파는 풍경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 팬케잌 같은 것도 팔고 야챠 빈대떡 같은 것도 판다.만드는 풍경이 재미있어서 열심히 찍고 팬케잌 하나 샀다. 0.5 위앤 다른 곳에도 요우티아오를 만들거나 그냥 밀가루 빵을 커다랗게 빚어서 기름에 튀겨서 이것 저것 양념을 해서 먹기도 한다. 역시 아침 풍경은 좋아
나도 0.5위앤 주고 산 팬케잌과 2.5 위앤 주고 산 요구르트로 아침 먹고 인스턴트 가루 커피도 마셨다. 이젠 카페인을 공급할 때이다. 워낙 커피를 좋아해서 안 마시면 작동(?)이 안된다
체크 아웃을 하고 로비에서 기다린다. 9시가 되어도 아무도 나를 데릴러 오지 않는다. 어젯 밤 영덕씨가 너무 믿지는 말라고 했던 말이 생각이 난다. 역시 여행은 혼자 하는 거야 하고 씩씩하게 툭툭이를 잡아 타고 그냥 큰 교회로 가자고 했다. 이 아저씨가 데려다 준 교회는 정말로 큰 교회였다. 비디오를 본 영덕씨가 저렇게 큰 교회가 있었나고 내게 되물었을 정도이니.
근데 이 아저씨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나를 큰교회로 데려다 준 것 까진 좋았는데 바가지 씌었다. 차비를 5위앤이나 달라고 한다.바가지 인 줄 알지만 그래도 큰교회를 데려다 준 것이 고마워서 그냥 주었다. 교회 근처에 가는 찬송가 소리가 영혼을 울린다. 난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종교적인 마인드가 강한 사람이라서 이런 영혼의 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떨려온다.내가 도착하니 이미 예배가 끝나서 퇴장하는 시간이었다. 남자 여자 구별해서 앉아있고 여자들부터 한명씩 줄을 서서 퇴장하는 것이 무슨 의식같다.
아이들은 교회 앞마당에서 놀고 있다.다음 예배가 12시라고 한다. 다시 마을로 해서 내려왔다. 내려오다 보니 리수족 아이가 마당에서 놀고 있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구경하고 있으니 할머니가 이리 오라고 손짓을 한다. 어찌나 그 할머니 웃음이 정겹고 포근한지
가족들도 다 같이 있었다. 아버지 엄마 삼촌 이렇게 소개를 해준다. 같이 놀다가 내려간다고 하니까 12시 예배시간까지 같이 자기 집에 있으라고 한다. 늘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이다. 마을로 돌아와서 다른 교회를 한번 가보기로 했다.쉽지는 않았다. 워낙 교회가 많은 데다가 우리나라처럼 교회 건물이 다른 건물처럼 구별이 되질 않는다. 한 아이를 만나서 물어보니 이렇게 저렇게 가라고 하고 그냥 가버린다. 애야 나 좀 도와줘
아이에게 같이 가달라고 하니 논길 밭길을 걸어서 나를 다른 교회에 데려다 준다. 이 교회도 규모는 제법 있었고 11시 반에 예배가 시작이라고 한다.
다시 마을로 내려왔다. 어디 가 있을 곳이 없다. 카페같은 곳이 있을리가 없지 그냥 거리를 마냥 걷는다. 리수족은 자체 문자가 있는 민족이다. 100년전에 선교사가 영어를 이용해서 만들어주었다고 한다.
시디를 파는 가게에 가서 괜히 한국것 없나고 주인아저씨 하고 놀고
열심히 한국 시디와 DVD를 보여준다
역시 장나라,HOT 인기가 높다.우리나라 드라마로는 부동의 1위 대장금과 한국에서 방영된 지 얼마 안되는 궁도 있었다. 여기서 운남민족음악을 샀다. 18위안, 비디오시디에 두장이라서 조금 비싼 편이다. 각 소수민족의 음악을 들어보고 싶어서이다. 이 중 2월 밀러의 이족 축제에 가서 들었던 亞細渡月이 들어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그 때 이틀동안 어찌나 이족의 음악을 들었는지 아마 지금도 이족 음악만 나오면 왠지 춤이라도 추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천천히 거리를 걷는다. 아무래도 일요일이라서 조금은 한적한 듯
중국은 미장원이 굉장히 많다. 주로 머리 감고 주고 면도해 주고 귀도 청소해주고 한다. 어떤 미장원을 지나는 데 종업원들이 가게 문앞에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괜히 관심있는 척 하고 들어가서 보니 남자 둘이 머리를 감고 있다. 그 머리를 감고 주는 솜씨를 보니 나도 머리가 감고 싶어질 정도로 잘 감겨준다. 이렇게 머리를 감고 주는 데 5위앤이라고 한다.
발 마사지 하는 데가 있어서 시간을 보니 발 마사지를 받으면 딱 맞을 것 같다.손님이 엔간히 없었는지 내가 눈길을 주자 마자 뛰어나와서 나를 맞이한다. 먼저 약탕에 족욕을 한다.
그러는 동안 이어지는 질문 공세
맨 날 똑같지
너 어디 나라에서 왔나
몇일 동안 있었니
어느 지방에서 와서 어느 지방을 구경할 거니
중국 좋으냐
왜 혼자 다니냐
우리 한국 드라마 좋아한다
뭐 이런 식의 시리즈 질문은 입모양만 봐도 알아든는다.
맨날 그런 질문
내가 중국어 여행 책자를 보여주자 자기네들끼리 읽어보면서 키득키득 거린다.
자기네가 봤을 때 너무 간단한 대화니까 우스운 모양이다.
텅총에서 부터는 계속 상권조사(?)를 했다.과연 21세기 지금 중국 소수 민족의 현실을 알고자 였다. 소위 돈 되는 업종,식당이나 택시 기사,숙소나 가게등 이런 핵심 상권을 누가 잡고 있을까 궁금해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이 가게의 친절하다 못해 일본스러운 이 여자는 한족이었고 마사지를 하는 애들은 리수족과 와족이었다. 안되는 중국어로 소수민족 교육과 문화 전통 계승에 대해서 물어보니 별로 생각안한 눈치이다. 뭐 남 말 할 것 있냐.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일터
외국인이 와서 한글의 정통성과 순수성이라던지 우리나라 전통 문화에 대해서 물어보면 답 할 사람이 몇명이나 있을까
1시간 동안 황후 부럽지 않은 대접을 받으면서 발마사지를 받았다. 손님이 나 하나니 서비스가 극진하다 못해 황공하다.
11시 반 다시 교회로 올라간다. 이제는 익숙해진 푸꽁 거리를 걸어
내가 교회에 가니 목사님이 나를 보고 웃는다.
어제 밤에 약속이 펑크 날 것을 대비해서 전자 사전 붙잡고 작성한 글을 보여드렸다
``전 한국에서 왔고 소수민족의 삶에 관심이 많습니다.
제가 소수민족의 생활을 보고 촬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열심히 작성했는데 목사님이 읽어보시지도 않고 그러라고 웃어주신다.
예배가 시작되기 전
마당에서는 리수족 사람들이 가득 모여서 기다리고 있고 미리 예배 시간을 알릴려고 틀어놓은 찬송가 소리가 교회안을 가득 채운다.
12시가 되자 예배가 시작되었다.
우리가 중국에 대해서 가지는 선입견 중 하나가 중국에는 종교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소수민족 종교 문제 대해서는 영덕씨를 통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누지앙 지방은 미얀마와 접경 지역이고 미얀마로 들어온 선교사들이 중국으로 들어와서 기도교 문화가 전파 되었다고 한다.특히 리수족은 특유의 음감으로 아카페라 찬송가를 부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당연히 피아노나 건반 악기등 반주가 없으니 무반주로 찬송가를 부르게 되었지만 유난히 리수족의 음감이 뛰어나서 무반주로 남녀가 4부로 찬송가를 부르는 데 난 기독교인이 아닌데도 온몸에 떨릴 정도로 맑은 영혼의 소리다. 상해에서부터 양자강을 타고 내륙으로 기독교가 전파 되었거나 아니면 메콩강을 따라서 징홍쪽으로 그리고 미얀마를 따라서 이렇게 중국으로 기독교가 전파되었고 기독교 문화가 특히 누지앙과 벽라설산에 가로 막혀 외부 세계와 단전된 누지앙 지역 소수 민족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일요일 아침마다 저다다 민속의상을 차려입고 찬송가와 성경을 들고 교회를 가는 것이 삶인 리수족.종교를 초월해 그들의 믿음과 죽음을 무릅쓰고 기독교를 전파한 선교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예배는 한국과 다르지 않다.
목사님 설교 시간에 딴짓을 하거나 딴 생각을 하는 것은 어느나라나 마찬가지인가보다.
주기도문이나 찬송가로 리수족 언어로 들으니 바로 새로운 주기도문을 듣는 것 같다
리수족 찬송가는 리수족 문자로 쓰여져 있고 문자에 숫자로 계명을 표시한다.상당한 독보 실력이 가져야 찬송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예배는 1시간 동안 진행 되었고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헌금을 걷지 않는다.나중에 궁금해서 영덕씨에게 물어보니 그 곳은 목사님들도 중국 공산당 소속이라서 월급을 받는다고 한다.
믿을 수 있는 종교의 자유도 있지만 믿지 않을 종교의 자유도 있어서 선교가 법적으로 금지되어있다고 한다. 선교하다 걸리면 안된다고 한다. 믿음은 법으로 규제할 수 없음을 아직도 모를까
그렇게 온 세계와 온 나라가 다 자기 것이고 다 자기네가 세계 최대 최고 인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국이 말이다.중국 여행을 하다 보면 다 세계 최고고 세계 제일이라고 써 놓거나 광고하는 것을 질리도록 볼 수 있다. 그러면 나 그런다. 저렇게 오만가지 다 참견하고 살면 피곤하지 않을까
암튼 그건 내 생각이고
어젯 밤에 푸꽁에서 경로를 바꾸어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했었다. 그리고 다시 마음을 가다듬어야 빙쭝뤄를 들어가기로 했다.
흔들리지 말고 나는 누지앙을 갈려고 이 곳에 온 것이 아닌가
진흙에 더럽히지 않은 연꽃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난 이번 여행의 최종 목적지인 빙쭝뤄를 들어가기로 마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