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India와 Nepal을 다녀온지도 이제 1년이 되어가는데, 갑자기 작년 이맘 때에는 내가 무엇을 했었나 자꾸 생각이 납니다. 작년 이맘 때 즈음엔 인도에서 제일 큰 축제 중에 하나인 빛의 축제 '디왈리'가 끝나고 트래킹을 하겠다고 다질링으로 떠난 후이니, 북동부 산간 지역인 다질링에서 낮에는 다질링티를 밤에는 작은 앤틱한 분위기의 바에서 독한 맥주를 마시면서, 산을 같이 오를 사람들을 찾았고, 그들과 담소를 나누고, 등산 후 찾을 Sikkim으로 들어가기 위한 Permit을 인도 정부로 부터 받으려고 이리 저리 뛰어다녔었네요.
사실 주저않고 Nepal이란 나라를 가기 위해 지원한 이유는 아마도 작년 이맘 때 쯔음 있었던 일이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넓게 퍼져있는 거대한 산맥인 Himalaya와, 8년을 넘게 India와 Nepal을 들락날락거리면서 Trekking만 해왔다는 Belgium 친구 Bavo가 (내가 처음으로 Himalaya를 보았고, 마음을 정해서 정식으로는 한번도 타보지 않은 산을 이곳 Himalaya서 처음으로 밟아보겠다고 하니) "You're lucky!"를 수십번이고 연발할 정도로 정말 또렷하게 보이는 맑은 날씨. 정말 힘이 부쳐서 몇 번이고 방향을 틀어 숙소로 돌아가고 싶었음에도 내가 목적지인 한 점을 향해 끊임없이 이끌렸던 이유는, 직접 보지 않으면 상상할 수도 없는 광활한 자연의 크기와 그 안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하지만 그 자연을 딛고 서 있는 '나' 하나의 미약한 존재를 알아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인도에서 (처음 산을 가는 사람이어서 이렇게 무모히 결정내리고 갔었을런지는 모르지만) 남(한국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루트를 따라서, 때로는 탠트를 치고 땔감을 가져와 밥을 지어먹고, 때로는 주변의 민가를 기웃거리며 옥수수나 물 동냥을 하며, 때로는 학교가는 아이들과 야크, 나귀때 사이를 비집고 지나가며 "나마스떼~"를 연발하며, 내 25년 인생에서 모든 체력과 열정을 쏟아내었던(군대를 정식으로 가지 않아서 더욱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 8박 9일 동안 The Great Himalaya를 바라보며, India와 Nepal과 Sikkim 경계를 걸었던 그 Trekking 때문에, 생각지도 못한 2달 왕복 오픈 티켓에서 돌아갈 한국행 편도 티켓을 찢어버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산을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제가 '산'을 더 가까이 보고 싶은 이유 때문에 말이죠. 처음 여행지에 와서, 친해진 한 형님이 말씀해주신 말씀 처럼 말이에요.; "예정이 미정이고, 미정이 예정이다."
그래서 찾은 Nepal. '산'이라는 이름만으로 이들을 표현하려고 했던 제 자신이 너무나 한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 Trekker들을 맞이하는 lodge의 사람들과 짐을 나르는 porter들과 간혹 민가를 지날 때 만날 수 있었던 아이들과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내가 만난 Nepali들의 전부였지만, 그들의 삶과 생활 속에서는 어찌보면 우리보다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사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 찢어진 슬리퍼에 때가 묻은 옷을 입고, 짚을 엮어 만든 커다란 광주리에 끈을 매달아 이마에 두르고 자신의 무게만큼 보이는 엄청난 짐들을 지고선, 산으로 산으로 올라가는 그 들. 파란색 예쁘게 차려입은 교복에 검정색 사각형 가방을 등에 두르고 나무를 꺾어 휘저으며 뛰어다니는 예쁜 아이들의 모습. 네팔어를 가르쳐 주겠다며 꼬깃꼬깃한 노트를 찢어 인사말과 몇 마디 네팔어를 적어주고선 버스 정류장을 지나치면서 까지 발음을 가르쳐 주었던 중학생 아이. 외국인이라고는 나 혼자 탄 로컬 버스 안에서, 눈 만 마주치면 "나마스떼-"를 연발한 이상한 아시아 청년을 따뜻하게 맞아주었던 네팔 사람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항상 웃으면서 노래와 춤으로 모든 것을 털어버리는 것 같은 그들의 몸짓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네팔=히말라야'라고 부르짖어 버린 제 자신이 너무나 한심하게 느껴졌습니다.
이제 한달 정도가 지나면, 정말 Nepal행 비행기를 타러 인천공항에서 소중한 새 인연들과 함께 만나 하늘로 오를텐데 벌써부터 그날이 설레어 옵니다. 그 때 내가 그토록 기대했던 모습들만 지워버릴 수 있었다면, 그 때 내가 바라던 자리를 비워두고 그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그들의 모습을 좀 더 많이 담아올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을 가져왔기 때문에 저는 주저없이 이 비행기에 기쁜 마음으로 올라탈 것입니다.
Nepal에 대한 두려움? 마음껏 가지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 두려움마저도 가슴에 설레임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어쩜 Nepal 공항에 문이 열리는 순간, 아니면 Kathmandu에 비행기가 착륙하는 그 순간 부터 나의 생각과 상상과는 너무도 다른 Nepal의 모습에 실망할지도, 혹은 두려워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마져도 봉사라는 명목하에 새롭게 오르는 이 여정에서만 얻을 수 있는 값진 선물이라 생각할렵니다. Nepal에 대한 기대요? 모두 던져 버리고 가겠습니다. 마음에 너무 많은 것을 담아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내가 오직 담아올 수 있는 것은 Nepal의 마음뿐 입니다. 가득 담아올 수 있도록 마음을 깨끗이 비워두고 갈 것 입니다. 그리고 가득 담아오겠습니다. 내 평생의 마음이 풍요로울 수 있게-
누군가 말했습니다. "외국에 1주일 머무르면 책이 한권이 나오고, 1달을 머무르면 멋진 글이 한 편이 나오고, 1년을 머무르면 말이 없어진다."고. 어설프게 한 번 다녀오고나니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네요. 제 마음 꽉차게 담아오지 못해서, 아직은 아쉬운 것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아주 많네요. 처음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주제 넘게 한번- 그것도 '여행지'에서 '보름동안'만 있었던 Nepal(제가 본 부분은 아주 작은 단편의 단편의 단편일 겁니다.)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고, 넋두리 던지는 제 자신이 조금은 우습지만 그래도- 그때 남겨온 유일한 것 - 아쉬움 - 때문에 다시 Nepal땅을 밟습니다. 시작입니다. 이번에 만큼은 Nepal에서, 제가 가졌던 아쉬움만큼은 '아쉬움'이 아닌 '벅차오름'으로 바뀌어 다시 한국 땅을 밟았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