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백준오(juno@dvdprime.com)
순수 오락영화의 고전적 즐거움
"모두의 예상보다 영화가 커지고 비싸진 건 사실입니다. 네 다섯 척의 실측 사이즈 배가 등장하고 영화 촬영 기반이라고는 전혀 갖추어지지 않은 바하마 군도의 오지 촬영까지 온갖 고비용 구조 투성이였죠. 이후로 이런 식으로 촬영되는 대형 영화는 거의 모습을 감추었고 수공업 위주의 스펙터클은 사실상 요즘 헐리우드의 흐름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고 그 결과 여러분이 화면에서 보시는 모든 것은 대부분 진짜입니다."
영화에서 30초 남짓 보이는 장면이지만 화끈하게 부숴버립니다. 디지털도 미니어처도 아니죠.
제리 브룩하이머의 인터뷰 중 한 꼭지로서 (이하 ) 이라는 2억 2천만 달러짜리 블록버스터가 지향하는 바를 알려주는 답변이라고 생각되어 옮겨봅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가 개봉할 때만 해도 언뜻 감이 오지 않는 액수였습니다만 이제 '1억 달러'의 제작비는 여름 블록버스터 시장에서 으레 '이 정도는 투자해줘야 하는 수준'의 친숙한 수치가 된 지 오래입니다. 올해만 해도 등 빅3 블록버스터들 모두가 2억 달러를 훌쩍 넘어서는 '제작비 전쟁'을 벌였습니다. 더군다나 지금 소개하는 은 삼부작을 염두에 두고 동시에 제작되고 있는 (이하 )을 포함하면 무려 4억 5천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액수가 투입된 '빅 버짓 프로젝트'입니다.
필요하다면...
...바로 만들어 버리는 이 놀라운 추진력!(이라기보다는 자금력)
은 무모할 정도로 '규모의 힘'에 의지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제작 기간 동안 LA에서 바하마 군도의 로케이션 촬영지까지 제작진들을 실어 나르기 위해 구입한 항공권 티켓이 1만 장에 이른다거나 도미니카 공화국 촬영 시에 지급된 휴대전화가 475개, 음향에 사용된 배터리수가 6천개, 8천 5백벌의 의상, 배나 트레일러 등의 이동에 사용된 70만 6천 갤런의 연료, 570Km의 필름 사용량 등 뻔한 마케팅 차원의 수치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이 내세우는 스펙터클이 상당 부분 아날로그 기법으로 만들어진 '진짜' 볼거리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참고로 QC 디스크의 영상에는 복제 방지 및 경고를 위한 워터 마크가 영화 전편에 박혀있습니다. 당연히 정품에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전편에서는 그냥 물 위에 둥둥 떠있기만 했던 블랙펄호는 속편에서 실제로 항해가 가능한 실측 크기의 배로 건조되었습니다. 중고로 사들인 배를 뜯어 고쳐서 블랙펄호로 변신시킨 것이지요. 실제로 이 배는 미국에서 카리브 해의 촬영지까지 바닷길을 통해 항해로 이동했습니다. 이렇게 제작된 1:1 사이즈의 배가 다섯 척에 이르렀고 이들을 자유 자재로 이동시키면서 해상 씬을 촬영하기 위해 영화 사상 최대 규모의 수조 탱크가 건설되었습니다.(2편에서는 블랙펄과 플라잉 더치맨 외의 배가 거의 등장하지 않지만 3편은 절반 이상의 액션 시퀀스를 대규모 해상전으로 구성했다고 합니다.)
최고의 볼거리였던 크라켄의 습격 씬은 물론 전적으로 C.G의 수혜를 입은 시각효과이지만, 크라켄의 거대한 촉수가 블랙펄호를 두동강 내는 장면은 28톤의 시멘트를 채운 돌기둥을 배의 중앙 부분에 내리쳐서 부숴 버리는 무지막지한 아날로그 기법으로 촬영되었습니다. 도미니카 공화국의 식인섬 촬영을 위해서 험난한 정글의 산 정상으로 수백명의 스태프와 촬영 장비들이 공수됐고, 주요 배우들은 과 촬영을 위해 1년의 스케줄을 비워둬야 했으며, 감독을 비롯한 주요 스태프들은 사전 제작 기간을 포함한 2년 간의 근로 계약을 맺어야 했습니다. 이에 비하면 디즈니가 잭 스패로우를 연기한 조니 뎁에게 3천만 달러의 출연료를 지급했다는 소식쯤은 가십거리에 지나지 않겠지요.
여하튼 디지털 기술로 무엇이든 만들어내지 못할게 없는 요즈음의 기준에서 과 촬영 현장은 마치 나 같은 고전 서사극을 방불케하는 '리얼 스펙터클'로 넘쳐났습니다. 물론 이러한 'Size Does Matter!' 전략은 헐리우드 영화산업을 좌지우지하는 제리 브룩하이머라는 거물급 제작자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대중들의 영화 관람 취향과 추세를 정확히 파악하고 한번 결정을 내린 프로젝트라면 아낌없는 투자와 노력을 쏟아붓는 그의 불도저같은 추진력은 스스로의 이름값을 보험삼아 아슬아슬한 영화판의 '도박'을 설마설마했던 '대박'으로 이끌어 내는 데에 탁월한 선구안을 입증해왔으니까요.
천하의 제리 브룩하이머라도 자연의 노여움을 다스릴 순 없었죠. 허리케인 윌마의 피해로 애써 제작한 세트와 일부 해적선이 완파되었습니다.
물론 이 흥행에 실패했다면 이런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개봉과 동시에 과 의 기록들을 하나, 둘씩 밟고 올라서며 파죽지세의 흥행을 지속한 은 결국 북미 지역 4억 2천만 달러, 전세계 10억 6천만 달러의 초대박을 터뜨리며 올해 최고의 흥행작에 등극했습니다. 과 더불어 전세계 흥행 수익 10억 달러를 돌파한 세 번째 영화이기도 합니다.
절벽의 배경은 물론 합성이었지만 실제로 뼈우리 속에 출연진들을 집어넣고 대형 크레인에 매달아 세계에서 가장 큰 그네를 태웠습니다. 메이킹 다큐 보면 촬영 후에 토하고 난리납니다.
전편의 바르보사(제프리 러쉬)보다 훨씬 흉측해지고 악랄해진 악당 데비 존스와 그의 저주받은 선원들, 주술사의 음침한 오두막, 거대한 늪지 등 전편에 비해 한결 음울해진 분위기와 더불어 3부 과의 연계를 고려한 어정쩡한 결말에도 불구하고 은 원안이 된 디즈니 랜드의 어트랙션 기구처럼 손에 땀을 쥐게하는 스릴과 해학적인 유머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음과 동시에 시대를 잘 타고 나지 않았다면 좀처럼 접하기 힘들었을 법한 스펙터클이 기분 좋게 결합된 대중 영화입니다. 2시간 동안 3명의 캐릭터를 설명했던 전편에 이어 은 그들의 성장한 모습을 더욱 깊게 보여주면서 데비 존스가 이끄는 전설적인 유령선 플라잉 더치맨과 신화 속의 괴물 크라켄을 끌어들임으로써 '더 크고 더 많이!'라는 속편의 법칙에 충실하고 있지요.
비주류 혹은 독립영화계의 스타 감독들이 블록버스터를 연출하기 시작하면서 날이 갈수록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수퍼 히어로 영화가 늘어만 가는 상황에서, 그야말로 '순수 오락'의 끝을 추구하는 이 미국적 영웅 신화를 대표하는 에 비해 전세계적인 호흥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뜻밖의 결과만은 아닐 것입니다.
DVD Quality
평균 전송량 6.25Mbps의 DVD 영상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최상급'의 화질을 보여줍니다. 디지털 애니메이션이었던 를 제외한다면 아마도 올해 출시된 실사 영화 DVD중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모습입니다. 역대 DP 평가에서 화질 10점을 받은 실사 영화인 이나 와 비교해봐도 역시 손색이 없는 화질입니다. 게다가 이들 작품이 HD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된 작품임을 고려하면, 의 경우 필름 촬영 기반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D2D 트랜스퍼 못지 않은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치 황혼기에 접어든 DVD 매체의 마지막 투혼을 불태우는 듯한 모습이랄까요.
낮에 촬영된 해상 시퀀스와 바하마 군도의 정글 시퀀스를 중심으로 한 밝은 장면은 물론이고 플라잉 더치맨 내부의 어두운 장면 모두 놀라운 선예도를 보여주는 디테일, 카리브해의 눈부신 자연 풍광을 강조하는 풍성한 색감, 뛰어난 암부 계조 및 노이즈 억제 등 거의 모든 평가 요소에서 만점에 가까운 영상입니다. 미묘하게 다른 녹색의 차이를 구분하고 있는 정글 장면이나 손에 잡힐 듯 생생한 질감이 일품인 근접 클로즈업 쇼트, 급격히 증가하는 정보량과 더불어 전면적인 C.G 효과로 뒤덮인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또렷한 묘사력을 유지하는 크라켄 습격씬까지 의 수많은 장면들은 디스플레이 기기를 테스트하기에 충분한 레퍼런스급 기준을 만족합니다.
대체적으로 흑백영화에 가까운데다가 프랭크 밀러의 원작 그림체를 살려 단순한 형식미를 강조한 라든가, 배우를 비롯한 주요 피사체를 제외하면 상당 수의 배경 이미지와 동적 오브젝트가 C.G로 '그려 넣어진' 와 비교하여 영상은 앞서 언급한 두 작품보다는 태생적으로 훨씬 까다로운 재생 난이도를 갖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화면에 눈을 바짝 들이대고 정밀하게 비교해보면 필름 촬영 기반의 실사 영화로서는 어쩔 수 없이 지적되는 약점들이 더러 눈에 띄게 마련이지요.
잭 스패로우와 윌 터너, 제임스 노링턴이 삼자대결을 펼치는 해안가 장면처럼 피사체와 카메라의 위치가 부쩍 멀어지는 중,원경 쇼트에서는 아무래도 선예도가 다소 떨어져 보이기도 하며 동적인 장면일수록 압축 영상 특유의 모션 노이즈가 두드러져 보인다거나 윤곽선이 미세하게 겹쳐보이는 고스트 현상(의사 윤곽선)도 발견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은 모든 요소를 무결점으로 표현할 수 없는 DVD 매체와 압축 영상의 한계를 고려했을 때 단점으로만 인식할 수는 없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정상적인 시청거리(3~4M)를 확보했다면 굳이 문제가 되지 않을 자잘한 디지털 노이즈까지도 트랜스퍼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기준이 될 수는 없으니까요. HD 시대가 도래하면서 DVD 화질에 대한 눈높이는 점점 높아져 왔고 5년 전에 '화질 만점'을 부여한 의 화질도 지금 기준에서는 미흡한 점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의 DVD 영상은 현 시점에서 최상의 등급을 부여하기에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단됩니다.
그 존재만으로 '뽀대' 와 '신뢰도'가 급상승하는 THX 인증과 더불어 돌비 디지털 EX 및 DTS-ES 동시수록이라는 막강 스펙을 자랑했던 전편과 달리 DVD는 384Kbps의 돌비 디지털 5.1 트랙만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단출하게 보이는게 당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 돌비 디지털 5.1 트랙이 대단히 탁월한 음향을 들려주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448Kbps의 트랙이 주류를 이뤄서 그렇지 384Kbps의 전송률 역시 돌비 디지털의 표준 스펙으로 하등 문제가 없으니까요. 게다가 화질 면에서는 많이 아쉬웠지만 동일한 384Kbps의 돌비 디지털 5.1 트랙으로 막강한 음향을 과시한 의 전례에 비추어 볼 때 DVD의 사운드 역시 단순한 스펙보다는 퀄리티 자체에 집중해야 함이 마땅합니다.
의 사운드는 다른 무엇보다도 서브우퍼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고 있는 굵직한 저음의 박력이 압권입니다. 레퍼런스급 사운드의 표준과도 같은 의 예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해상 영화 장르에서 저음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습니다. 특히 거대한 위용을 드러낸 채로 화면을 종횡무진하며 휘감아대는 크라켄의 무시무시한 파괴력이 '몸'으로 느껴질만큼 저음역대의 역동적인 컨트롤이 인상적입니다. 뼈로 만든 구 형태의 우리나 굴러가는 대형 물레바퀴에서의 삼자 대결같은 대규모 액션 장면 역시 서라운드 효과보다는 저음의 무게감이 우선시되는 부분이지요.
전편에 비하면 총격 액션의 비중이 다소 줄어들었기에 사운드의 방향성은 덜 강조되는 편이지만 마치 처럼 점층적으로 강도를 더해가며 140여분의 러닝타임동안 줄기차게 쏟아져나오는 대규모의 스펙터클은 5개의 스피커가 한시도 쉴틈이 없을 정도로 다채로운 이펙트를 쏟아냅니다. 물론 전편에서 크게 호평받았던 클라우스 바델트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 스코어는 2편에서 한스 짐머가 이어받아 그 규모를 더욱 키워서 강조되고 있습니다.
음성해설에는 3부작의 시나리오를 집필한 테드 엘리엇/테리 로시오 콤비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작가들의 음성해설인만큼 스토리의 전개와 발전, 3편과의 연계성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물론 이들 두 명의 작가는 감독인 고어 버빈스키 못지 않게 중요한 핵심 스태프였던데다가 실제로 영화 제작 전반에 관한 사항을 상세히 꿰고 있기 때문에 음성해설의 정보량은 충분히 많은 편입니다.
그래도 전편에 비해 고어 버빈스키와 조니 뎁의 음성해설이 수록되지 않은 점은 아쉽습니다. 3편의 DVD에서는 어떻게 될런지 모르겠지만요. 본편 디스크에는 음성해설 외에도 신나는 음악과 함께 우스꽝스러운 NG 장면을 편집한 4분 가량의 부가 영상물이 함께 제공됩니다.
3시간에 달하는 분량을 담은 스페셜 피처 디스크는 영화만큼 흥미로운 메이킹 다큐멘터리가 단연 돋보입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의 명품 다큐멘터리인 '크립톤을 위한 진혹곡'과 비견될만한 완성도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인 연출의 세련됨이나 정서적인 감흥은 쪽이 훨씬 앞서지만, 2억 2천만 달러짜리 거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제작 현장의 숨가쁜 매커니즘을 보여주는 측면이라면 이처럼 생생하고 구체적인 현지 리포트도 없을 것입니다.
와 마찬가지로 의 메이킹 제작팀 역시 "어떻게 삼부작으로 이어지는 두 편의 영화를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이 최초로 제기된 영화의 태동 시점에서부터 시작하여 무려 370일간 지속된 촬영 종료 시점까지 2년여의 숱한 제작 과정을 꼼꼼히 카메라에 담아낸 열의가 돋보입니다.
시나리오가 안 나온 상태에서도 이미 해적선 건조, 초대형 수조 탱크 건설, 사전 로케이션 등 2천만 달러 예산의 사전 제작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헐리우드만이 가능하겠죠?
한숨을 푹푹 내쉬며 제리 브룩하이머와 소파에 마주 앉은 채 테드 엘리엇과 테리 로시오의 시나리오 초고가 과연 언제쯤 완성될 것인가 불만을 쏟아내던 2004년 가을의 시점을 비추던 카메라는 어느새 햇살 눈부신 바하마 군도의 촬영지에서 1,500여명에 이르는 거대 규모의 스태프를 마치 군대의 작전 사령관처럼 진두 지휘하는 고어 버빈스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25분의 '사전제작과정' 과 1시간에 달하는 '망자의 함에 대한 이야기'는 이처럼 거대한 블록버스터조차도 그 시작만큼은 제작자와 감독의 골머리 싸매는 난상 토론에서부터 시작되었음을 보란 듯이 일깨워줍니다.
또한 우리 돈으로 2,000억원이 넘게 들어간 영화의 감독이라고 해도 그 역시 '책상머리에 앉아 계산기를 두드려대는' 스튜디오 간부들의 눈치를 보며 십만 달러의 예산이라도 절약하기 위해서 항공 운송을 해상 운송으로 대체하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피고용인임을 여과없이 보여줍니다. 사전 제작이 시작된지 1년이 넘은 시점에서도 제작진은 "설마 여기까지 왔는데 스튜디오가 영화를 엎어버리진 않겠지?"라며 예산 압박의 부담을 떨치지 못하죠.
메이킹 다큐멘터리에서 유독 강조되는 것은 역시 '규모'입니다. 매년 제작비 기록을 경신하는 블록버스터들이 그래왔듯이 의 메이킹 다큐멘터리에서도 '영화 사상 최고'를 표방하는 갖가지 장비들이 거듭 강조됩니다. 다섯척의 배가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는 규모의 수조 탱크라든가 실제로 항해가 가능한 1:1 스케일의 해적선들, 28톤의 시멘트를 채운 기둥으로 애써 만든 배 한척을 한방에 '쪼개 버리는' 간 큰 담력 등 일일히 나열하기도 벅찬 것들이지요.
다큐멘터리는 이처럼 머릿 속으로 쉽게 상상하기 힘든 규모의 스펙터클을 자랑스럽게 과시하는 한편 2년에 달하는 길고 긴 제작기간 동안 최대 1,500명에 이르는 스태프들이 초정밀 스위스제 시계의 톱니바퀴처럼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한편의 근사한 영화를 만들어내는 헐리우드의 '거대 영화 공장'이 어떤 세계인지를 상세하게 보여줍니다.
해상 촬영을 위해 필요한 엄청난 장비들이 바다위 한 가운데 수 척의 바지선에 실려있습니다.
바다처럼 보이지만 놀랍게도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현장입니다.
다섯 척의 배가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크기로 만들어진 초대형 수조 탱크.
'잭 선장의 모든 것'은 역시 조니 뎁이 연기한 잭 스패로우가 이 시리즈의 최고 스타임을 증명해주는 스페셜 피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잭 선장의 일러스트 사진을 배경으로 그를 상징하는 독특한 얼굴 분장(눈매, 염소수염, 콧수염 등) 이라든가 선장 모자, 반지, 손목의 레이스 조각, 벨트, 열쇠꾸러미같은 장신구, 의상, 무기 등 각종 소품들이 어떤 컨셉으로 만들어졌는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분할되는 하부 메뉴가 상당히 많은데 '모두 보기' 기능을 지원하며 총 분량은 약 30분 정도 됩니다. 얼마 전 할로윈 데이 때 NBC '투데이쇼'의 진행자인 매트 로어가 잭 스패로우로 감쪽같이 변장해서 좋은 반응을 얻었듯이, 잭 스패로우는 이제 배트맨이나 수퍼맨, 로보캅처럼 할로윈 캐릭터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듯 합니다.
전편에 비해 윌 터너와 엘리자베스의 역할이 한층 늘어남에 따라 검술 액션의 비중도 커졌습니다. '검술 익히기'는 올랜도 블룸, 키이라 나이틀리, 잭 대븐포트의 검술 훈련 및 본 촬영 과정의 에피소드를 각자 인터뷰와 함께 소개합니다.
'데비존스의 전설'과 '크라켄의 창조'는 아마도 영화를 본 관객들이 가장 궁금해할 만한 특수효과 장면에 대한 비밀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의 코믹한 원로 가수 역으로 친근한 빌 나이가 40가닥에 이르는 흉측한 촉수를 얼굴에 주렁주렁 매단 데비 존스를 연기하고 있지요. 그의 얼굴을 3차원의 디지털 이미지로 스캐닝한 뒤 여러 디지털 효과 부서가 관여하여 정교한 시각효과를 가미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파헤칩니다.
햇빛 쨍쨍한 대낮의 바다 위로 솟구쳐 오르며 배를 집어삼키는 거대한 촉수 괴물 크라켄의 위용은 이 준비한 스펙터클 중 가장 많은 노력이 투입된 비밀 병기였습니다. 우리 영화 이 백주대낮에 한강고수부지를 활개치는 괴물의 이미지로 호평을 받았듯이, 의 크라켄 역시 밝은 빛에 반응하는 자연스러운 광원효과와 더불어 복잡한 실사 이미지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비주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습니다. '크라켄의 창조'는 의 시각 효과 중 가장 많은 비용과 노력이 투입된 크라켄 시퀀스의 비밀을 흥미롭게 파헤치고 있는 다큐입니다.
'새로워지는 디즈니랜드의 해적선'은 시리즈의 원작이기도 한 디즈니 랜드의 체험형 어트랙션 기구 '캐리비안의 해적'이 개봉을 기념하여 첨단의 디지털 효과를 보강하여 재개장하는 과정을 소개합니다.
이 외에 개인 사진전을 개최할 정도로 오래 전부터 사진 촬영을 취미로 즐겨온 제리 브룩 하이머가 제작 현장에서 촬영한 스틸 사진을 한장 한장 넘겨가며 소개하는 '제리 브룩 하이머의 포토 다이어리', 레드카펫 행사를 겸한 디즈니랜드에서의 초대형 프리미어 시사회 현장 등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아침, 점심 각각 20만명 분의 호텔급 식사를 1년 동안 제공한 전담 캐터링 팀의 전쟁같은 '배식 작전'을 소개하는 짤막한 클립을 비롯하여 3개의 이스터 에그 영상이 숨어있습니다.
[총평] 전편의 DVD에 비해 음성해설의 규모나 사운드 스펙이 축소된 점은 아쉽지만 화질, 음질, 스페셜 피처 등 어느 면에서나 막강한 퀄리티를 자랑하는 타이틀임이 분명합니다. 특히 레퍼런스급의 평가에 전혀 손색이 없는 본편 소스는 유독 밍숭맹숭한 퀄리티를 보여준 올해의 대작 DVD들 속에서 단연 돋보이는 모습입니다. 향후 블루레이 미디어의 재출시라든가 3편의 개봉 및 DVD 출시에 따라 또 다른 기획 상품으로 선보일 가능성이 농후하긴 하지만, 지금으로서도 화끈하게 쏟아부은 물량공세를 충분히 인정해줄 만한 만듦새의 타이틀로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
뼈로 만든 우리, 물레바퀴 등 유난히 '구르는 액션'이 많았던 탓에 영화 개봉 후 고어 버빈스키는 이런 질문을 받곤 했답니다. "최근에 아이들한테 햄스터 쳇바퀴 선물했나요?"
06.11.28 | 백준오(juno@dvdpri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