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을 중심으로 하는 이슬람 문화는 인도나 유럽의 문화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아랍에는 오로지 이슬람문화만이 전래되고 있다든지 인도나 유럽에는 오로지 힌두교나 천주교적 문화만이 전래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랍에도 어느정도 문화는 인도나 유럽의 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 있으며 인도나 기타 다른 국가들도 아랍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있다.
종교나 문화가 이웃하고 있는 국가들간에는 서로의 종교나 문화가 삼투압 현상을 보이기도 하고 '도전과 응전'의 형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아랍과 인도 그리고 아랍과 유럽간에는 오랜동안 물고 물리는 무역과 전쟁의 과정에서 서로에게 수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아랍의 생활에는 아랍의 기후와 풍토에 적합한 고유하고 독특한 아랍만의 문화가 있다.
종교적인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라서 거두절미하고 보통사람들의 이야기를 적어야겠다.
타종교 문화권과 가장 현저하게 다른점은 하루 다섯차례 행하는 기도와 예배전에 하는 수세식(압바스)이다.
물론 인도나 파키스탄등 주변의 나라들처럼 오른손으로 음식을 먹는것은 동일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매일 하루 다섯차례 행하는 이러한 수세식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이루어진다.
더구나 인간의 자연 생리현상인 소변과 대변후에도 일일이 물로 세척을 한다.
아마 유럽의 비데라는 것도 이러한 아랍의 문화에서 얻은 힌트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아랍이나 터키등을 경험하기 전에는 세계에서 가장 청결한 민족은 일본인이라는 사고를 가졌었다.
그런데 터키를 지나면서 체험하고 같이했던 일상의 이슬람식 문화에 의하여 기존의 생각을 바꾸었다.
처음에는 종이나 휴지를 사용하지 않고 손을 사용한다는 것에 불쾌감이나 어색함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오래동안 아랍의 영역을 옮기며 저들의 문화에 익숙하여지고 보니 오히려 과학적이고 편안하여졌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후에는 왼손을 사용하여 마무리를 하고 청결을 유지한다.
열대지방인 아랍에서는 모래바람이 많이 불고 질병이 발생하면 걷잡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 연유에서 금기시 하는 음식이 생기고 질병에 대한 예방차원의 과학적 생활이 필요하였을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하는 홍해와 페르시아만 주변에서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하루의 절반정도의 시간을 씻고 세척하는데 사용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전거로 달리다 땀을 닦는 것은 기본으로 하고 대소변시마다 물로 세척을 하여야 했다.
음식을 손으로 먹는 것은 어색하지만 그런대로 따라할 수 있는 생활이었다.
그런데 화장실에서 손으로 뒷마무리를 하기까지는 많이 머뭇거렸었다.
일단 왼손으로 마무리를 하고 나면 혹시라도 모를 비위생적인 손을 생각해서라도 세척을 많이 하게 된다.
하루종일 씻고 또 씻는 일이다.
그런데 아랍권을 벗어나서 중국에 가까이 접근하면서는 이런 물수세식에서 멀어져 갔다.
따라서 하루 세번 이상 자연스레 세척하던 화장실에서의 마무리가 힘들어졌다.
이슬람 교도들의 아랍권에서는 화장실에 비록 휴지를 비치하여 놓았다하여도 반드시 물을 담은 주전자나 물분사기가 있었다.
그리고 예멘과 시리아를 제외한 부유한 아랍국가들에는 이슬람 사원마다 공공 세척장과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다.
물론 예멘이나 시리아에도 같은 방식으로 설치되어 있으나 인테리어나 실비시설의 질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쿠웨이트나 아랍에미레이트 주변의 부유한 아랍국가들에는 초호화 이슬람 사원들이 늘어서 있다.
심지어 이러한 거대하고 호화스런 사원은 24시간 조명시설과 냉난방 시설이 가동되고 있다.
국가나 지역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비이슬람교도들에게도 사원의 출입을 허용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나는 일단 화장실을 이용할 때나 땀을 세척하기 위하여 이러한 사원을 출입하여야 할때가 있었다.
먼저 사원관리인이나 주변에 있는 현지인에게 문의를 한 후에 출입여부를 결정하였었다.
막상 내가 아랍인이라 생각하고 서울생활을 하다보면 가장 불편한것이 화장실에 물분사기나 비데가 없다는 것이다.
아랍의 화장실 문화는 몸을 청결히 하게 할 뿐만 아니라 마음을 가다듬고 영혼을 깨끗이 하려는 것과 자연스레 연결이 되어 주었다.
이러한 아랍의 청결문화가 이따금 그리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