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안에는 또 다른 악마가 살아요.
천사자신이 거부하려 해도
자꾸만 천사의 가슴속 깊이 들어오고.
천사의 슬픔을 감싸주는 악마.
아니라고 부정하는 천사 자신도 느끼죠.
악마하나 밀어내지 못하는 자신이 무능하다고...
하지만 혼자만 그런것이 아니죠.
모든 천사들은 모든 세상의 인간이나 동물, 식물의 아픔을 자신이 감싸주어야 하고. 자신이 대신 아파주며. 감당해주죠.
결국이런 천사를 모르는 사람들은 목숨을 끈지만.
그 순간까지도 천사는 그들과 함께합니다.
그리고 그 죽음을 볼 수 밖에 없죠.
천사의 몸으로 해선 그들 스스로의 결심을 막을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천사들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고. 그런 슬픔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참아냈습니다.
대천사의 명을 거역하고서 그 사람의 죽음을 막아준다면.
인간을 살리게 된다면 천사자신의 목숨이 사라지는 것이죠.
맑고 아름다운 천사 자신의 목숨과.
더럽고 악으로 물들여진 인간의 목숨을.
사랑하나로 바꿔버리는 겁니다.
.......그런 비극이 없지 않았습니다.
바보같은 그 천사는 대천사와 많은 천사들의 사랑을 받는.
아낌을 받는 그런 소중한 천사였죠.
하지만 그는 어리석게도 한 인간을 너무 사랑했습니다.
자꾸만 말렸죠. 대천사도 말렸습니다.
인간을 사랑해선 안된다고................
결국 그는 눈을감았습니다.
어리석은 천사.
한낯 더러운 인간의 목숨을.
자신의 고귀하고 맑은 영혼과 바꾸려들다니...
그런 천사의 어리석음을 용서하고
아끼던 그를 대천사는 결국 죽이지 못했습니다.
인간의 목숨과 자신의 목숨을 바꾸려 했던 그 천사는.
대천사의 사랑으로 살아났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 어리석은 자의 어깨에는.
맑고 하얀 날개가 아닌.
어둡고 탁한 날개가 살아있었습니다.
고귀하고 아름다운 천사의 모습으로 돌릴 순 없으나.
목숨만은 지켜주고 싶은 마음에 빌고 빌어.
그 어리석은 자에게 목숨만은 부지해 주며.
하얀 날개를 버리고.
어두운 날개를 택하는.
그런 비극을 이루어 내고야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