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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와 새우젓은 상극인가?

진순덕 |2006.12.10 09:06
조회 117 |추천 0

 

 

 

   식당에서 가서 돼지수육이나 삼겹살 같은 돼지고기를 먹을라치면 의례뒤따라 나오는 것이 있다. 새우에 소금을 뿌려 담근 새우젓이다.

   식당 주인은 물론 돼지고기를 먹는 손님들 역시 돼지고기 음식에는 새우젓이 뒤따라야 한다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게 보통입니다

    만일 종업원이 부주의로 새우젓은 빠뜨린 채 돼지고기만 덜렁 내놓을 경우 종업원에게 호통이 떨어지기 일 쑤다. "새우젓도 없이 어떻게 돼지고기를 멎으라는 거야!"하고 무슨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호통치는 사람을 종종 볼수 있는 것이다.

   가정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잔칫상이나 술상에 돼지고기가 나오면 "바늘에 실가듯"으례 새우젓도 함께 나온다. 심지어는 돌아가신의분의 제사상에도 삶은 돼지고기와 함께 반드시 새우젓을 올려 놓은 사람도 있다.돌아가신 조상에 대한 지루한 배려(?) 때문인지는 모른다.

   뿐만 아니라 "돼지고기가 새우젓을 먹으면 죽는다"는 애기도 있다. 그래서 돼지를 기르는 집에서 돼지에게 새우젓을 주지 못하도록 엄격히 금지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수 있다.

   돼지고기는 새우젓과 같이 먹어야 한다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면, "소화가 잘되기 때문에"맛이 있기 때문에, 혹은 남들이 그렇게 하니까 하고 대답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또 돼지에게 새우젓을 먹여서는 안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전부터 돼지에게 새우젓을 먹이면 안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기 때문에 "아니면" 새우젓을 먹은 돼지가 죽는다는 애기를 들었기 때문에 라고 대답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다면 돼지고기와 새우젓을 함께 먹으면 소화가 잘되고 돼지가 새우젓을 먹으면 죽는다는, 항간의 믿음은 어느정도 타당성이 있는 것 일까? 그리고 이러한 속설을 뒷받침 해줄 만한 과학적인 근거는과연 있는 것일까.

  돼지고기는 영양학적으로 매우 우수한 식품일 뿐만 아니라 맛또한 훌륭한 식품이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돼지고기를 재료로 한 요리가 일찍부터 발달했고 서양에서는 햄, 베이컨, 소시지 등 저장용 가공식품으로 만들어 자주먹고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예로부터 잔칫상에는 돼지고기가 빠지지 않고 오르고 있으며,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돼지고기는 지방질이 많은 것이 특징이며, 다른 육류보다 비타민B1 이 훨신 많이 들어있다. 특히 돼지간에는 비타민 A가 풍부히 들어있으며 돼지고기에는 필수지방산인 지놀산이 상당량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간법에서는 예로부터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돼지의 내장 등을 약용으로 많이 써오고 있다. 기관지 천식에 돼지고기를 짓찧어 돼지기름으로 익혀먹는다. 조루증에 돼지콩팥을 삶아 자주먹으면 좋다. 돼지기름은 모든 간독을 풀어주고 위장을 이롭게 한다. 돼지창자는 虛渴(허갈)과 소변이 잦은 것을 다스린다.

   그러나 돼지고기에는 여겨운 듯한 특유의 냄새가 있으므로 요리할때에는 냄새를 제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조충의 알이나 線毛蟲(선모충)등의 개생충이 많으므로 절대 날것으로 먹지말고 반드시 익혀먹어야 한다.

   만일 덜익은 돼지고기를 먹게 되면 腹部疼痛(복부동통), 설사, 불면증 같은 증상이 나타날수도 있다. 그리고 체질에 따라서는 돼지고기를 먹으면 소화가 잘 않되거나 설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한방에서는 돼지고기를 신장의 기능을 보해주는 식품으로 신장의 기능이 약한 소양인에게는 적합한 식품이 되지만, 체질적으로 비만한 편이고 대장의 기능이 약한 태음인이나 비위의 기능이 약해 소화력이 좋지 않은 소음인에게는 그다지 적합한 식품이 못되는 것으로 보고있다.

   더우기 돼지고기의 새깔이 너무 붉은 것은 영양이 부족했던 돼지이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돼지고기는 가급적 색깔이 맑은 것을 택해야 좋고 지방층은 될수록 색깔이 흰것이 좋다.

   새우는 양질의 단백질과 칼슘을 비롯해서 비타민, 무기질 등이 풍부한 강장식품이다. 특히 필수아미노산이 많이 들어있으며, 고유의 풍미가 있다. 그러나 인이 많이 들어있는 산성식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서, 남해에서 많이 잡히는 이 새우를 이용하여 젓을 담가 김장요이나 반찬, 혹은 양념 등으로 쓰고 있다. 새우젓에는 5월에 담그는 오젓, 6월에 담그는 육젓, 가을에 담그는 추젓이 있고 이밖에도 백하젓, 자하젓, 곤쟁이젓 등 여러종류가 있다. 그 맛이 짭짤하면서도 독특하여 입맛을 돋구어 준다.

   민간요법에서는 옛부터 새우를 소화가 잘되는 식품일 뿐만 아니라 해독작용도 하는 걸로 보아 종기나 瘡(창), 옴 등에 새우를 약으로 써왔다. 또한 소금같이 짠 음식이 소화를 돕고 체한 데 효과가 있다.

   따라서 새우와 소금으로 만든 새우젓이 해독작용과 함께 소화촉진 작용을 할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부패하기 쉽고 소화가 잘 안되는 식품인 돼지고기를 먹을 대 새우젓을 함께 먹으면 소호도 잘될수 있는뿐만 아니라 돼지고기로 인한 중독도 미리 방지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러한 논리가 비약하여 돼지가 새우젓을 먹게 되면 새우젓의 해독작용과 소화촉진작용이 돼지 몸속의 단백질과 지방질 등을 분해시키거나 , 혹은 중독작용을 일으켜 급기야는 돼지를 죽게 만들지나 않을 까 하고 염려할수도 있다.

   물론 지방질이 많아 느끼한 맛이 드는 돼지고기를 먹을 때 상뜻한 맛의 새우젓을 가미하면 한결 비위가 덜 상할지는 모른다. 또 사람에 따라서는 소화가 잘되는 듯한 느낌도 가질수 있다.

   그러나 아직 까지는 이 같은 민간의 속설을 뒷받침해줄 만한 과학적인 근거가 제시되지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만일 새우젓이 돼지고기의 소화를 크게돕고 해독작용까지 하는 게 사실이라면 새우젓에서 단백질을 분해시키는 프로테아제 같은 강력한 효소가 실험에서 검출되어야 한다.

   또한지방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새우젓에 많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이를 뒷받침해줄 만한 연구결과가 제시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민간의 속설을 실험해 보기위해 돼지에게새우젓을 먹여 보았지만 돼지는 결코 죽지 않았다는 실험결과가 나와 있다. 즉 생후1년 쯤 된 돼지에게 짠 새우젓을 처음에는 먹이에 적게 섞여 먹이다가 나중에는 상당량을 무려 두달간이나 계속 먹였어도 그 돼지는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새우젓이 돼지의 상극식이 되지 못했다는 애기가 된다. 따라서 돼지고기와 새우젓을 먹는 것은 맛을 위해서는 좋을지 모르나, 소화나 해독을 위해서 먹는다는 건 그 근거가 희박하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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