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화가 오지 않을거야..'
생각하면서도 나는 전화를 기다린다.
그럴일은 절대 없을테지만...
혹시나 TV소리에 전화벨을 듣지 못할까봐...
그저 전화기만 들고 뚫어저라 보고있다.
물을 꺼내려고 냉장고로 걸어가는 중에도
전화기는 나의 손 안에..
샤워을 하러 들어가면서도 나는 마른 수건에
핸드폰을 싸서 물이 튀기지 않는 곳에
안전히 올려놓는 것을 잊지 않는다.
욕조로 떨어지는 물 소리가 한번씩 전화기 소리처럼 들려서
몇 번이나 물을 잠그기가 일쑤..
'전화 한다고도 안했는데, 뭐.
전화 안할거야.'
방바닥에 앉아 수건으로 머리에
물기를 닦아내면서
나는 혼자서 그렇게 중얼거린다.
'그래..
한다고 해놓고도 않하자나.
전화 안할거야.'
이런생각에 잠겨 있다가도
전화가 오면
지금까지의 생각은 온데간데 ...
흔적 조차 남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