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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와 농업분과 협상 , 농촌 지원대책, 언론보도

이칠화 |2006.12.12 10:52
조회 35 |추천 1
  한미 FTA와 농업분과 협상 피해 큰 품목 완충장치 도입에 협상력 집중 한미 FTA와 언론 보도 타인의 도덕성 훼손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미리 보는 농업의 미래 한미 FTA와 농업·농촌 지원대책 생산성과 국제경쟁력 향상에 힘써야 세계를 취하게 하는 붉은 열매 홍진 복분자주      

지난 11월 초 제주에서 열린 4차 협상에서는 축산물, 과일, 채소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며,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농산물에 부과하는 관세를 ‘즉시·2년·3년·5년·7년·10년·15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완화 또는 철폐하는 수정 양허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농업의 근간을 이루는 주요 품목들은 그 민감성을 고려해 여전히 미정(undefined)으로 분류했다. 소수의 품목들이 미정에서 관세철폐로 변경되었지만 관세를 철폐해도 영향이 적은 품목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협상에서 ‘미정’으로 남겨진 민감 품목들에 대한 구체적인 양허 계획에 대해 미국과 합의를 이루어 나가는 것이 향후 협상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협상팀은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민감한 품목에 대해 관세철폐 기간을 늘리거나 관세를 일부만 감축 또는 일정량의 쿼터를 제공하는 등의 다양한 방식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장기간에 걸쳐 관세를 철폐하더라도 현재 높은 관세율로 보호를 받는 품목과 관세 철폐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들에 대한 완충장치로서 농산물 세이프가드(Safeguard) 도입에 협상력을 집중하고 있다. 농산물 세이프가드가 적용될 경우 수입가격이 기준가격보다 하락하거나 수입 물량이 기준물량보다 증가하는 경우에는 이미 감축하기로 한 관세의 일부를 올려서 부과한다.

협정문에 세이프가드 포함키로 합의제주협상에서는 농산물 세이프가드와 저율관세할당(Tariff Rate Quota) 관리 방식에 관한 양측의 입장이 반영된 통합 협정문이 작성되었다. 그동안 농산물 세이프가드에 반대해 온 미국을 설득하여 농업 협정문에 농산물 세이프가드를 담기로 한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은 이번 협상의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한국 협상팀은 향후 협상을 통해 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요건, 발동 기간, 발동 수준 등에 대해서도 최대한 한국측 입장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예상 피해 규모에 집착할 필요 없어그러나 아무리 개방 폭을 줄이고 보호장치를 갖춘다 해도 피해보는 분야가 있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농업분야 피해 규모를 추정해 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협상 결과가 가시화된 것이 없는 상태에서 한미 FTA 체결 후 예상되는 농업 분야 피해 규모를 정확히 추정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연구기관이나 적용모델 그리고 가정에 따라 각각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쌀을 제외한 모든 품목의 관세를 80% 감축하고 서비스 등 기타 산업의 생산성이 1% 증가한다는 가정에서 피해액을 9천억 원으로 추정한다. 반면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현재 고율관세 품목인 곡물과 유지류의 관세를 50% 감축한다고 가정할 경우에 농업 생산액이 최저 1조 1,552억 원에서 2조 2,830억 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 국제무역위원회 통계는 비현실적한미 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농업부문 피해를 추정할 때 미국 정부의 추정치를 사용한다. 이들은 한미FTA가 체결되면 농업인구 175만 명이 실업자로 전락하고 농업총생산은 44% 감소하며 농업 피해는 8조 8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의 근거가 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의 통계는 과장되고 비현실적이다. 그 이유는 첫째, 미국 무역위원회가 2001년 분석한 모델에 입력한 데이터는 1995년 것으로 현재 한국 농업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둘째, 이 모델은 쌀을 포함한 전 품목의 관세를 FTA 체결 즉시 철폐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으며 셋째, 가공 농산물의 피해 추정액(8조 2천억 원)까지도 포함되어 현실과의 괴리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만약 이 모델을 그대로 인용한다면 쌀과 기타 민감한 농산물 및 가공식품을 제외할 경우에는 농업부문 생산피해액은 2,970억 원으로 추정되었다.

농업 생산액이 40% 이상 감소하고 이는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는 주장도 과장된 것이다. 국내 연구소들은 한미 FTA 체결로 예상되는 국내 농업생산액의 감소는 3~6% 정도로써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우루과이라운드 다자 협정 체결 당시에도 한국 농업이 망한다고 했지만 국내 농업 생산액은 오히려 증가한 사실만으로도 알 수 있다.

따라서 한미 FTA로 인한 예상 피해 규모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시장 개방이 한국 농업의 생산성과 경쟁력 향상에 긍정적 역할을 하도록 정부와 국민 모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공영방송 KBS 1TV는 11월 20일 방영한 ‘쌈'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한국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ree-trade agreement) 체결의 당위와 FTA로 기대되는 경제적 효과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과정에서 통계를 고의로 “조작”하는 등 진실을 말하고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이에 한미 FTA 체결 지원위원회는 KBS의 이 주장이 근거 없음을 증명하는 자료를 제시하며 조목 조목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22일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 및 반론 보도를 청구했다. 일단 언론중재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려 보기로 한다.

다만, KBS는 “정부는 진실을 말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정부의 도덕성(integrity)을 문제 삼았다. 따라서 이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정부가 국민들에게 정직하지 않았음을 증명할, 충분하고도 확실한, 그래서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는 근거를 제시했어야 한다.

국민의 알 권리를 전제로 한 언론의 자유는 잘못된 고발로 타인의 도덕성을 훼손하는 행위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예가 있어 간략히 소개한다.

지금부터 3년 전 영국 사회를 발칵 뒤집은 사건이 있었다. 공영방송인 BBC 라디오의 아침 시사프로그램에서 어느 기자(Andrew Gilligan)가 블레어(Tony Blair) 정부의 도덕성에 치명적 상처를 입힐 수 있는 보도를 하면서 촉발된 사건이다.

이 기자는 2003년 5월 29일 방송에서 이라크 전쟁 전인 2002년 9월 영국 정부는 합동정보위원회(Joint Intelligence Committee)가 건네준 의회 보고용 최종 보고서에 ‘이라크는 (명령 하달 후) 45분 이내에 발포가 가능한 생화학무기를 소지하고 있다'는 내용을 몰래 추가, 이라크의 위협을 “과장(sexed up)”했으며 블레어 정부는 이 정보가 정확하지 않음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BBC 기자는 사흘 후인 6월 1일자 일간지(the Mail on Sunday)에 실린 기고문에서는 문서 조작을 지시한 것은 총리실 공보책임자

(Alastair Campbell)이며 자신의 취재원은 단 한 사람, 이를 알만한 위치에 있는 정부의 고위 관료라고 썼다.

총리실 공보책임자는 즉각 이를 부인했고 BBC에 정정 보도와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BBC는 기자의 취재 과정에서 총리실 및 국방부 등 관련 부처에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실수는 인정했지만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할 언론의 책임을 이유로 사과는 할 수 없다고 버텼다.

이 와중에 BBC 기자의 유일한 취재원으로 알려진 국방부 소속의 저명한 과학자(David Kelly)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켈리 박사는 UN 대량살상무기 조사원으로도 활동한 경험이 있는, 이 분야 최고 권위자의 한 사람이었다.

방송이 나간 후 자신이 그 기자를 비공식석상에서 만난 일이 있음을 상부에 보고했다. 조사를 받는 자리에서 켈리 박사는 자신이 기자에게 말한 내용과 기자가 보도한 내용이 일치하지 않으며, 자신은 총리실에서 정보를 고의로 조작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공보책임자를 거명한 일도 없다고 말했다. 그 며칠 후 그는 자살했다.

블레어 총리는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허튼 경(Lord Hutton)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수개월에 걸쳐 총리를 비롯한 수 십 명의 참고인이 조사를 받았고 2004년 1월28일 허튼 경은 결과를 발표했다.

허튼 조사위원회는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소지 여부 등 정부가 작성한 보고서의 정확성 및 신뢰성 여부는 논외로 하고, 총리실이 BBC 보도처럼 정보를 고의로 조작했는지의 여부만을 조사했다. 결론은, 정보 조작은 없었으며, 따라서 정부의 도덕성을 문제 삼은 BBC 보도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었다. 동시에 허튼 경은 BBC 편집·경영진과 이사회를 강도 높게 비난하고 책임을 물었으며 결국 BBC 최고 경영자와 이사회 의장은 사임했다.

“언론이 공공의 관심사를 보도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중요하다. 그러나 이는 언론이 잘못된 고발(false accusation)로 타인의 도덕성(integrity)을 손상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기자가 타인의 도덕성을 훼손할 수 있는 보도를 계획할 때는 경영진은 편집국 책임자들이 적합한 단어의 선택(wording)은 물론이고 보도할 내용이 방송 또는 신문 기사화에 적절한 지의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도록 이를 제도화 해야 할 책임이 있다.”*

허튼 경의 명쾌한 결론이다.

* “The Hutton Inquiry: Statement by Lord Hutton,” 28 January 2004.

 

영국의 시사경제주간지 The Economist는 년 말이면 다음해 전세계 동향을 예측하는 부록을 발간한다. The World in 2007에 수록된 농업 분야 전망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는 과학자들이 “C4”라는 신품종 쌀 개발을 위해 연구 중인데 이 품종은 태양열을 더 많이 흡수해 수확량을 15~20%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 둘째는 유전자 변형 농산물 개발로 유명한 미국의 몬산토(Monsanto)사에서 심장에 좋고 주로 어류에 많다는 오메가-3 지방산을 콩에서 추출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라는 것, 그리고 셋째는 유기 농업(organic farm)이 확산 추세라는 것이다.

세계유기농운동 연합회(International Federation of Organic Agriculture Movement)에 의하면, 현재 3,100만 헥타르인 전세계 유기농 경작 면적은 내년에 4천만 헥타르로 29%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경작 면적으로는 호주가 가장 앞섰고 중국이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도표 참조). 유기농산물 시장 규모는 년 280억 달러 정도이며 이중 50% 이상이 북미에서 소비되고 유럽, 브라질, 중동 등에서도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유기농산물이 비교적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이고 수출 시장 전망도 좋아 한국 유기 농가에도 희소식이다.


 

한미 FTA 체결로 농업이 가장 큰 피해를 본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정부 대책은 무엇이냐고 질문한다. 정부는 이미 3년 전에 한국 농업의 선진화와 경쟁력 향상, 농촌 지원을 위해 10년 간 119조 원의 예산을 책정, 시행 중이다.

이는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예산의 대부분이 농촌기반 조성 관련 건설 예산일 뿐 농가소득에 직접 도움을 주는 예산은 거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농촌기반 조성과 관련된 건설예산은 16조 7천 500억 원으로 전체의 14%에 불과하다(도표참조).

정부는 사회간접자본 성격의 예산은 감소해 나가며 농가소득분야 지원은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특히 농업인들이 시장개방에 대처하고 농가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직접지불제는 농업인들에게 직접 지원하는 보조금이다. 직접지불 예산은 2004년 9천 3백억 원에서 2013년 3조 4천 1백억 원으로 증가한다.


농가 소득을 보전하는 보조금은 각국 정부가 자국의 농업을 보호하기 위한 고육책이기는 하지만 농산물 가격을 인위적으로 하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다자간 협상 결렬의 주 원인이 되고 있지만 쉽사리 없어질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 정부는 농업보조금을 직접적인 농가소득 보전보다는 환경 보호 및 대체에너지 개발 등으로 다변화 하는 등 정책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현재 쌀은 아예 개방에서 제외했고 수입이 자유화된 농산물도 고관세율을 적용, 보호하고 있다.

농촌·농업 경제연구소인 GS&J에 의하면, 농산물 평균 관세율은 한국이 54.2%로서 중국의 38%, 일본의 24% 보다 월등히 높다. 관세화 유예품목인 쌀을 제외하면 100% 이상의 고관세 품목이 32개나 된다.

문제는 이들 고율 관세 품목 중 부가가치 규모가 농업 총 부가가치의 1%가 넘는 품목은 쌀 이외에 고추와 인삼 등 8개 품목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한국 농업의 생산성과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국민 모두에게 돌아갈 것이다. 이는 정부가 2013년까지 119조 원을 농업·농촌 지원에 투융자 하기로 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농민들 중에는 값싼 수입 농산물로 인해 피해를 입을까봐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의 지역 특화상품들이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는 소식이 이들에게 조금은 위로가 될 수 있을까?

향긋하고 달콤한 맛과 진홍색의 복분자주는 국내에서 이미 널리 알려진 술이지만 그 중에서도 전라북도 고창의 ‘선운산 복분자주 홍진’을 으뜸으로 꼽는다. 홍진은 6년 전 우리식품 세계화 품평회에서 주류부문 대상을 차지한 후 지난해에는 고유브랜드 ‘산뫼수’를 출시했다.

홍진은 년간 5백억 원 규모인 복분자주 시장의 34%를 차지한다.

한국 무역연구소 분석에 의하면 성공 비결은 세 가지이다. 복분자 열매에 효모를 첨가해 발효·숙성시키는 독특한 방법, 품질 유지를 위한 노력 그리고 고창군의 복분자 산업 육성을 위한 강한 의지 덕택이다.

홍진은 한국을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다. 일본, 홍콩 대만에 이어 올해는 미국에 진출했다. 수출액은 60만 달러 정도지만, 복분자주의 맛과 향, 그리고 색이 서양 사람들이 식사 후 마시는 포트(port) 와인과 비슷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도전도 있다. 시장이 커지자 뒤늦게 대기업들이 뛰어들어 영세업체들은 벼랑 끝으로 몰리는 형국이다. 복분자주 업체들만이 아닌 많은 중소기업들이 경험하는 일이다. 세계시장 진출에 이제 막 첫발을 내 디딘 중소업체가 극복해야 할 시련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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