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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팅 했다며? "
여자가 밝게 웃으며 말을 건네자 남자는 순간 마음이 수백개로 쪼개졌다.
소문이 빠르기도 하네.. 허탈한 심정
질투하는 척도 안해주냐.. 서운한 마음
얌체같이 좋아하기는.. 얄미워졌다가
걱정마 이제 너 좋다고 안해.. 한마디 못되게 하고 싶다가
남자는 그 복잡한 마음들을 다 정리하지 못해서 그저 그렇게만 대답했다.
" 어.. 그냥 어쩌다가.."
그정도면 그만 넘어가 줄만도한데
여잔 눈치없이 굳이 또 한마디를 더 보탰다.
" 어떻게 됐어? 잘됐어? "
남자는 뭐라 말하는 대신 어깨만 잠시 들어 올렸다 내려 놓았다.
잘될리가 있냐는 의미로.. 이젠 그만하라는 뜻으로..
하지만 여자는 남자의 소개팅 소식이
자기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것 같아 많이 반가웠는지
눈치없이 아니, 눈치없는 사람처럼 계속 물어댔다.
" 별로야? 왜 잘해보지~ 성호말로는 되게 참하다는데..
별로 맘에 안들어도 몇번더 만나봐..
그러다 좋아질지도 모르잖아."
마음에 들지도 않는 사람을 계속 만나보라는 이야기.
누가해도 듣기 싫을 잔소리를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그녀가 나한테 하고 있다니..
남자는 절로 허탈한 웃음이 나다가 문득 오기가 생겼다.
그래서 곧 후회할걸 알면서도 여자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 니가 그렇게 말하니까 기분 되게 별로다 -
나도 이럴거까진 없다싶은데.. 근데 기분 진짜 별로네
그래서 지금은 나, 어디 한번 해보자는 생각까지 들어
나는 계속 너 좋아하고, 너는 계속 도망다니고..
그러다보면 내 마음이 먼저 식거나 니가 나한테 오거나
둘중에 하나로 마무리될거니까.
내가 이렇게 말하니까 싫지?
나도 내가 이렇게 말하는거 너무 싫거든
내가 왜 소개팅했는지 너도 알잖아.
그거 알면 좀 모른척해줘야 되는거 아니야?
꼭 그렇게 쓰레기 못 버려서 안달난 사람처럼 꼭 그래야돼? "
하려고 했던것보다 훨씬 더 솔직히 말해버린 남자는
말을 하는중에도 이미 후회했다.
하지만 한번 쏟아지는 말을 멈출수가 없어서 그냥 다 말해 버렸다.
이제와 자존심을 말할 생각은 아니지만
그래도 바둥거리는 모습을 들키는건 싫다고..
널 한번 잊어보겠다고 다른 아무나를 만나는 일
그런건 차라리 모른척 해달라고..
걱정하는척 나를 더 밀쳐내진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