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남자 아니,니가 고칠 건 없어. 넌 나를 불편하게 만든적이 없어. 오히려 내가 너한테 그렇게 무서운 사람인가, 내가 혹시 너를 못살게 굴고 있나,죄의식이 들 정도였으니까. 너는 이마에 열이 펄펄 끓어도 맛없게 먹은 밥에 체해도 내 앞에선 감쪽 같았어. 다른 사람이 말해줄때까진 난 니가 아픈줄도 몰랐으니까. 아파도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고 싫어도 싫다는 말을 하지 않던 니가, 난 처음엔 안쓰러웠어.그런데 나중엔 화가 나다가 결국은 싫어졌어. 니가 너무 여린 것 같아서 부담스러웠고 니가 너무 독한 것 같아서 무서웠지. 난 아직도 잘 모르겠어. 니가 나한테 모든 걸 맞춰 준다는 이유때문에 헤어지자고 말하는 게 말이 되는건지. 하지만 적어도 이렇게 지내고 싶지는 않아. 서로 좋아하는 걸 먹겠다고 다투기도 하고 질투도 하고, 사소한 이유로 소리 내 싸울수도 있고...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그게 맞는 거 아니니? 니가 나한테 준 게 사랑이었을까? 난 아무래도 아닌것 같아. 내가 사랑을 받았다면 행복해야 했을 테니까. 그런데 난 행복하지 않았어. 그 여자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걸까?" 그동안 나 자신에게 수도 없이 질문하곤 했어. 친구들속에선 그렇게도 편안한 얼굴인데, 텔레비전 속 농담에는 그렇게도 잘 웃는 사람인데, 야구 경기에서 기록이 터져 나오면 하루종일 들뜨던 너였는데, 왜 내 앞에선 그렇지 못한 걸까. 아마 다른 사람들에겐 다 있는데 나한텐 처음부터 없었나봐. 너를 편안하게 만드는 재주. 너는 알고 있었지? 니가 그렇게 갑자가 헤어지자고 해도 난 그냥 "그러자"고, 그렇게밖에 대답할 수 없는 그런 사람이란 거. 나는 널 행복하게 하는 능력도 없었지만 너를 붙잡는 재주 역시 처음부터 없었으니까. 이런 내 말들이,원망처럼 들리지 않았으면 해. 짧았지만,그리고 끝이 슬프지만,그래도 행복한 꿈을 꿨으니까,그걸로 난 됐어. 내 뜻은 아니었지만 힘들었다면...그것도 사과할께. 나는 그래도 행복했으니까 그걸로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