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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Blood Diamond

송민영 |2007.01.09 19:59
조회 14 |추천 0



 

영화의 제목 Blood diamond.

 

말 그대로 피로 만들어 진 것과 다름없는 다이아몬드를 지칭한다.

아프리카에서 채광되는 다이아몬드는 그 양의 대부분이 내전이 끊이지 않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게릴라와 반란군의 재정공급원으로 팔려나간다 (정부군과 반란군의 위치가 수시로 뒤바뀌기도 한다). 문제는 다이아몬드가 내전의 자본공급원이 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다이아몬드 채굴 광산에는 많은 수의 아동까지 끌려가 학대를 받으며 노예생활을 하기도 하고, 영화에도 묘사되었듯이 차세대 학살자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더 충격적인 문제이다. 내전이 끝난 경우라 하더라도 blood diamond 의 생산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결국 그렇게 생산된 다이아몬드를 사는 사람들은 그 다이아몬드 공급자들에게 '사람을 죽일 돈'과 다이아몬드 (blood diamond)를 교환하는 셈이 되는 것. 그리고 궁극적인 문제는 conflict-free 다이아몬드를 사느냐/마냐에 관한 것이 아니라 "거대한 수요가 blood diamond 를 끊임없이 만들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영화 Blood Diamond는 반란군의 다이아몬드 채굴 캠프로 강제 납치된 가족을 되찾으려는 솔로몬과, 솔로몬이 발견했다는 커다란 핑크 다이아몬드를 손에 넣고 인생의 향로를 바꾸어보려는 대니의 위험천만한 여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그 여정의 흐름에 곁들여 blood diamond 가 왜 blood diamond 가 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주인공과 아프리카 사람들이 겪는 고난은 매우 사실적인 액션으로 표현되어지고 "불행한 성장배경으로 인해 인간 쓰레기가 되어버린 대니의 막막하고 답답하고 짜증섞인 자괴감"을 잘 표현하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는 정말 훌륭하다.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영화 중반쯤까지 짧게 짧게 언급될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던 문제 의식의 들이댐 - '다이아몬드에 대한 어마어마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피묻은 다이아몬드들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끊임없이 팔려나간다는 것' - 가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얼음 녹듯 흐물흐물 해진다는 것이다. 사실감 넘치는 액션과 인물 중심의 스토리 전개의 포스가 너무 강해져 "오옷! 과연 Danny가 그 커다란 핑크 다이아몬드를 손에 넣을것인가!!! 솔로몬은 과연 가족과 무사히 상봉할 것인가!!" 에 영화의 포커스가 맞춰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작은 단점은 Blood diamond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이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옥의 1 nanometer 티" 가 될 뿐인듯 하다. 더군다나 영화에 묘사된 다이아몬드 채굴 노예캠프와 반란군들의 아동학대/오염/세뇌교육의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그 실상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려 노력한 것이 분명하고, 영화 초반에 Danny가 기자 Maddy에게 내뱉는 몇마디 만으로도 이미 많은 관객들은 죄책감을 느낄테니 말이다. 게다가 영화의 제목도 "Pink diamond"가 아닌 "Blood Diamond"이며, 어차피 이 영화의 감독이 마이클 무어가 아닌이상 이보다 더 많은 "고발"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지 않는가. ㅎㅎㅎ

 

이 영화에서 진정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정작 이 모든 사태에 대한 "진짜 아프리카인의 진짜 시각"은 결여되어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속에서도 아프리카인은 백인의 도움 없이는 가족도 구해내지 못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묘사되고 (비록 사실이긴 하지만), 문제점을 인식하고 무자비한 학살의 고리를 끊어보려는 노력을 가하는 이들 역시 백인들이다. 백인들에 의해 시작된 바나 다름없는 내전 (아래 군말 2 참조)에 백인들의 주머니에서 흘러나오는 자본으로 전쟁을 계속 하는 마당에, 이는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모든 사태 속에 희생되는 이들은 오직 아프리카의 사람들이라는 슬픈 사실 때문에, 그들 스스로의 목소리에 대한 갈증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화려하고 극적인 액션신들이 끊임없이 우리를 긴장하게 만드는 속에서도 영화의 주제는 분명하고 묵직하게 자리잡는다. 이 영화의 주제는 "분홍빛 다이아몬드를 손에 넣기 위한 대니의 인간승리적 투쟁"이 아니라, "다이아몬드를 사지말자"이다. 이 주장을 외치는 데에 거창하게 물욕의 나락에 빠진 자본주의 세계를 도탄할 필요까지도 없다. 차마 봐서도 들어서도 안되는, 우리는 감히 상상도 안되는 일들을 경험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강제로 주입된 마약에 취해 부모를 총살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신체조건미달의 이유로 손이 잘리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사람들은 꼭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 모든 장면들은 분명한 사실에 근거한 것들이며, 이 장면들이 우리에게 주는 정신적 충격은 세상의 그 어떤 잔인한 영화보다도 강하다.

 

"세상의 아픔을 콕 찍어 까발려 들이대는 짓"에 대한 나의 페티쉬를 충족시켜주는 제목과 극영화 치고는 꽤 정성들인 '문제의 현실적 전달 노력"에 이미 별 세개, "반드시 봐야할 영화"로 추천. 레오나르도의 연기에 한개 더 추가. 그러나 2% 부족한 줄거리 전개 때문에 한개 감점. (정말 철저한 아마추어리즘의 평가로다 ㅎㅎㅎ)

 

- 군말 1

100% 확실한 Conflict-free 다이아몬드를 구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중간 도매 시장에서 blood diamond 들이 깨끗한 다이아몬드들과 함께 섞여서 퍼져나가버리기 때문이다. Blood diamond 에 대한 히스토리 채널의 다큐멘터리에 의하면 주요 다이아몬드 회사들은 blood diamond 에 관한 이슈가 사회적으로 부각되자 즉시 open market purchase 를 중단했다고 한다.

 

게다가 ("청혼은 다이아몬드 반지로"의 신화를 지어내고 퍼뜨린) De Beers 처럼 다이아몬드를 공급하는 큰 회사들은 이미 굉장히 많은 다이아몬드를 보유하고 있으나 비싼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 시장에 매우 조금씩 풀어놓는다고 한다. 영악한 것들...

 

- 군말 2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에서 내전이 끊이지 않는데에는 과거 서구열강의 책임이 크다 (라고 서양근현대사 시간에 배웠다. 틀린 정보라면 지적바람). 서로 다른 문화와 전통을 지닌 부족들이 서로 각자의 영역을 가지고 잘 살고 있던 아프리카 대륙에 식민제국 건설의 야욕으로 불타던 영국과 프랑스가 마음대로 침범하여 마음대로 땅긋기 놀이를 하는 바람에 공존할 수 없는 부족들이 공통의 지역 안에서 살게 되었고, 식민통치가 끝나자공존할 수 없는 부족들끼리 그 지역 리더의 자리를 놓고 아직까지도 피의 학살로 계속되는 내전을 벌이고 있는 것. 정말 슬픈 역사이다.

 

- 군말 3

Blood diamond (또는 Conflict diamond)에 관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Amnesty USA

 http://www.amnestyusa.org/diamonds/index.do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Conflict_diamond#.22Conflict-free.22_Diamo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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