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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서 온 편지> 방송불가 판정 더 고마와”

김오달 |2007.01.12 13:47
조회 46 |추천 0
“ 방송불가 판정 더 고마와” [사람] 쌀과 영화의 결합, FTA반대 의 김경형 감독   박지훈   "농촌이 불행한데 도시가 행복해질 수 있겠어요?"

김경형 감독은 11일 기자회견 뒤 한미FTA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반문했다.

김 감독이 한미FTA 반대 광고물 를 찍게 된 계기는 지난해 영화인과 농민이 연대해 연 '쌀과 영화' 집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집회 후 김 감독은 동료 감독들과 만나 FTA 반대를 위한 실천과 행동을 고민했다고 한다.

"우리 영화인들이 쌀과 영화라는 것을 화두로 농민들과 어떻게 연대하고 실천할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 한미FTA 반대 TV광고 를 연출한 김경형 감독     © 대자보 김한솔 할머니들의 서럽게 쏫아내는 말 버릴 수 없어 두 편 제작

이런 고민이 계속되던 중 지난해 말 농민대책위에서 한미FTA반대 광고를 만들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그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김 감독은 "마음이 설레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상물 제작에 들어가자 막막함이 밀려 왔다고 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제작에 들어갔으나 막막함이 들더라구요" 김 감독은 이를 현장 스텝들과의 의기투합, 장비 대행업체 등의 전폭적 지원으로 말끔히 해소했다.

김 감독은 영상물을 제작하며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 "기교나 재주를 부리지 말자는 것과 농촌 현장 농민들 목소리를 진솔하게 담아내자는 원칙을 세웠어요"

애초 12월 8일 ∼ 10일까지 경남 함안 장포마을에서 2박 3일간 촬영에 들어갈 당시만 해도 한 편을 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할머니들이 서럽게 쏟아내는 말이 많아져 차마 버릴 수 없어 두 편으로 제작했다는 설명이다.

"한 할머니는 도시에 올라간 자녀들을 향해 눈물을 흘리셨어요. 또 다른 할머니는 화를 내시더군요. 눈물을 흘린 할머니를 담은 영상은 '애잔한 분위기 버전'으로, 화를 낸 할머니는 '거친 버전'으로 담았습니다"

방송불가판정이 오히려 20억 원의 광고효과 만들어 줘

그는 영상물을 제작하고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통과될 지 걱정스러웠던 것이다. 때문에 방송광고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심의요건과 기준 등을 꼼꼼히 살피며 편집했다.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자신했지만 정치적 파장이 클 거란 예상이 들어 방송위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하기도 했어요"

김 감독이 자신했던 광고물은 결국 지난 9일 한국광고조율심의기구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다. "처음엔 기가 막혔어요.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잘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농민 분들 돈 모아 방송광고 시간을 사더라도 몇 회 사지 못할 것이고 황금시간대는 더 비싸서 상영하기 어려운데 이렇게 도와주면 20억 이상의 광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 일을 "앞으로 계속 시끄럽게 떠들고 다닐 생각"이라고 웃었다.

▲ 한미FTA 반대 TV광고 의 한 장면     © 김경형 감독
김 감독이 이번 영상물에서 가장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은 농민들 표정이었다. "의도적으로 할머니들을 섭외한 것은 아니었어요. 현장에 가보니 주로 할머니들만 계시더군요. 그분들 얼굴 표정과 주름, 걱정스러워하는 미세한 표정까지 영상에 담고 싶었고 충분히 담아냈다고 생각합니다"

김 감독은 이번 영상을 찍으며 잊고 있었던 농촌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 할아버지, 할머니도 농사지으셨는데 실제로 촬영하면서 농촌이 단순히 산업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전체의 보편성과 보편적 감성의 뿌리가 박혀 있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런 농촌이 흔들리는데 우리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고 촬영 당시 느꼈던 감정을 털어놨다.

정해진 대사도 없이 카메라 앞에 선 할머니들

그는 이어 "모든 국민들의 뿌리고 정서적 보편성이 담긴 농촌을 흔들어 놓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또, 촬영 내내 이론적인 면은 잘 알지 못하지만 삶을 통해 체득한 이들의 절박감과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치와 경제 등 관련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은 분들이지만 평생 땅을 일구면서 살아온 이들이 체득하고 있는 위기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말로 표현은 잘 못하시지만 그 분들의 그런 느낌을 받으니 제 가슴이 꽉 막혀오는 느낌이 들었어요"

카메라가 낯선 농민들을 대상으로 한 촬영이었기에 에피소드 또한 빠질 수 없다. 촬영 에피소드를 들려달라는 말에 김 감독은 그 때가 기억나는지 웃음부터 지었다. "한 분을 섭외했는데 촬영 시간이 길어지니까 기다리기 지루하셨는지 슬그머니 사라지셨어요. 할 수 없이 다른 분 섭외하느라 온 동네를 헤집고 다닌 일이 있었습니다"

▲ 한미FTA 반대 TV광고 한 장면     © 김경형 감독
이어 김 감독은 "할머니들이 카메라가 낯설다 보니 촬영 내내 실수하고 부끄러워하시고 할 말은 많은데 카메라 앞에만 서면 조리있게 나오지 않으니까 많이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촬영을 하며 할머니들에게 대사를 따로 정해줬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따로 정해주진 않고 방향만 정해줬다"고 답했다.

"할머니들에게 한미FTA에 대해 물으니 '많이 듣고 있지만 잘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농촌 삶이 어려워 질 것이라는 것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었어요. 그분들 자녀들이 대부분 도시에 살고 있는데 자식들에게 걱정스런 마음을 표현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감독님 이런 기회가 오면 또, 찍을 생각이세요?"  

"당연하죠. 꼭 다시 찍을 겁니다"
 
인터뷰 말미에 던진 질문에 김 감독 입에서 이런 단호한 목소리가 돌아왔다. 관련기사 정부 FTA 광고는 팡팡, 반대하면 ‘방송불가’?   * 본 기사는 개혁적 기독교 인터넷언론인 (www.ecumenian.com/)에서 제공했습니다.   2007/01/12 [12:54]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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