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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하늘을 날다 -1

높은음자리표 |2006.07.16 04:56
조회 479 |추천 0

물고기 하늘을 날다.





1>

자유와 낭만이 가득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둠과 잠식으로 물들어있는 LA ,

밝은 노란색의 머리색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적인 이미지를 풍기고 있는 한 남자가 Delight에서 위스키를 들이키고 있었다.

살짝 짙은 갈색을 띠고 있는 깊은 눈동자와, 누구라도 소유를 불러일으키는 매력적인 입술,

턱선 아래로 곧게 뻗은 목선과 어깨가 도발을 일으키고 있었다.

찢어진 청바지사이로 보이는 매끈하고 긴 다리를 한쪽으로 꼬은 채 아무런 미동과 변화 없이 계속해서 위스키를 들이키고 있었다.

동양적인 색채와 이국적인 색채가 함께 어우러져 신비로운 매력을 발산하는 그는 남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기에 고독을 원하는 Delight에서조차도 벗어날 순 없었다.

사선 각도로 계속해서 그를 바라보며 깔깔대는 금발의 미녀들이 있었다.

아무래도 그에 대해 가십을 하고 있는 듯 해보였는데 그중 한명이 나머지 멤버들에게 환호를 받으며 그에게 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 Hi "

 

코를 찌르는 진한 향수냄새가 그의 눈살을 찌뿌리게 만들었다.

 그러나 곧 싱긋 웃으면서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쭉 뻗은 몸매에 거의 벗다시피 한 관능적인 차림새로 그를 보고 웃고 있었다.


“ Hi "

 

" Umm.. Are you free now? "

 

“ What do you mean?"

 

" I like you“


자연스럽게 옆자리에 앉아 한쪽 팔을 그의 어깨에 올리고 그 금발의 미녀는 그의 머리칼을 쓰다듬고 있었다. 그가 혼자만의 시간을 방해받은 기분에 살짝 귀찮다는 표정을 짓고 낮게 읊조렸다.


“ 내가 마음에 든다고? 너 나 알아?"

 

" What? "


그가 한국말로 씨부렁대자 그녀가 조금 당황한 기색을 보이자 그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굳이 같이해서 나쁠 필요도 없겠다 싶고, 하루 함께 즐기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그가 미국식 인사치레로 그녀에게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 Nope. I like you as much as you like me"


그녀에게 가벼운 입맞춤을 하는 그를 보고 뒤에 있는 그녀의 친구들이 환호를 지르고 있었다. 그녀가 뒤를 돌아 살짝 윙크를 하고 다시 그를 바라보았다.


 “ Yeah,  My name is Silvia, What your name ? "

 

 " 지훈 “

 

“ 지훈?  That's all right"

 

색스러운 미소와 함께 그녀가 그의 손을 붙들고 친구들이 있는 자리로 안내했다.

아무 미동 없는 표정으로 그저 술자리를 함께 하고 있을 뿐이었고 , 여자들의 가십거리에 가끔 장단을 맞추어 웃어주는 일 따위 이외 그는 그냥 끊임없이 술을 들이키고 있었다.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동안 그는 벌써 세병 째 술병을 비웠고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그녀는 그에게 붙어 온갖 아양을 떨고 있었다.

특히 Silvia는 지훈이 꽤나 마음에 들었는지 끊임없이 그를 향해 웃고 있었다.

그러나 곧 이젠 지루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즐겁지 않은 술자리에서 그가 질린다는 표정으로 일어섰다. 과음을 한 탓인지 순간 휘청 거렸지만 곧 냉정함을 되찾고서는 바로 섰다.

 

 “ 야 나 간다 재미없다 ”


그가 터벅터벅 걸어가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을 흔들어 보였다.


 “ Hey!! ”

 

당황한 친구들과 Silvia가 그를 불러보았지만 그는 돌아보지도 않은 채 휘청 걷고 있었다.

Delight를 빠져나오자 저녁하늘의 상쾌한 바람이 그의 얼굴과 머릿결을 휘갈겼다.

살짝 기분이 좋아진 지훈이 허리를 곧게 펴고 밤공기를 마시려는 순간 과음을 한 탓인지 무언가 역겨운 게 올라올 것 같아 벽에 오른팔로 몸을 지탱해 기대고 게워내려고 했다.

목구멍 끝까지 찬 무언가는 나오지 않았고 그가 미간을 좁히며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 젠장”


 지훈이 나온 Delight 뒷문은 좁은 골목으로 거의 아무도 다니지 않는 번민가였다. 쓰레기 냄새가 코를 쾌쾌하게 찔러대고 있었고, 음산한 분위기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그런 소위 말하는 흑인의 거리 같았다.

지훈이 그렇게 짧게 쓰레기 더미 아래로 낮은 신음을 내뱉고는 어지러운 몸을 순간 지탱하지 못해 풀썩 주저 앉아버렸다. 그가 눈을 뜨지도 못한 채 뭐라고 욕 짓거리를 하고 있었을 때 누군가 한국말로 된 노래를 흥얼거리며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점점 가까이 들려오던 노래와 발자국소리는 어느 순간 뚝 끊겼고 대신 무언의 목소리가 귓가를 타고 전해 들어왔다.

 

 

“ Hey, Can... 어 ? 한국인이세요? ”


쓰러져있는 지훈을 보고 도와주려던 그녀가 가까이 가서 그의 얼굴을 확인하자 한국사람인걸 확인하고 반가운 마음에 한국인이냐고 묻자 지훈은 습관적으로 영어로 불쑥 짜증을 표현했다.


“........ Shit.. "

 

“ .. uh... I'm sorry, But.......  "


순간 한국인이 아니란 것을 깨달은 그녀가 자신의 목적을 잃은 채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아무리봐도 한국적인 이미지의 잘생긴 청년이라고 생각된 그녀가 고개를 갸웃하며 큰눈을 두 어번 깜빡였다.


" .. 아 너 나 도와주려고 온거아냐 ?.. 빨리 일으켜 세워주기나 해. 그만보고“

 

“ 어 ? 한국인 맞잖아요? ”

 

“ 아 거참 되게 말 많네. 일으켜 세워달라고 ”

 

 


지훈의 입에서 풍겨오는 위스키냄새에 순간 얼굴을 찌뿌렸지만 그녀는 이내 곧 반가움으로 인해 활짝 웃어보였다. 지훈이 무거운 눈꺼플을 살짝 들고 췻기 어린 눈동자로 그녀를 확인 했다. 금방이라도 빠질 것 같은 큰 눈에 어깨까지 내려오는 단발머리, 등 뒤엔 가방하나를 메고 있었고 통바지, 그리고 난방하나 걸쳐 입은 그녀는 영락없이 18살 정도로 보이는 학생이었다. 그리고 지나치게 밝아 보이는 그 아이가 그에게 손을 뻗어 일으켜 세우고 있었다. 그녀가 지훈을 일으키며 무어라 말하려 하는 데 Delight의 문에 달려있는 종이 딸랑거리면서 누군가가 나왔다. 금발의 그녀는 Silvia였다. 두리번거리다가 Silvia를 빤히 쳐다보며 지훈의 어깨를 붙잡아 부축하고 있는 그녀를 보고는 Silvia가 굉장히 불쾌하단 표정으로 성큼 다가왔다. 그리고선 그녀를 순간 밀어버리고 지훈의 팔을 자신에게 두르고 부축했다. 휘청거리는 지훈이 Silvia에게 기대 씩 웃었다.


 “ Hey, Who are you "


당황한 표정이 역력한 그녀를 보며 Silvia가 톡 쏘아붙히자 잘 되던 영어도 꼬이는 듯 싶었다.


“ Um.. J...ust.. "

 

그녀가 어쩔 줄 몰라 하자 Silvia가 꼴사납다는 듯이 비웃어주고는 지훈에게 더 착 달라붙었다. 그러자 지훈이 쿡 웃으며 그녀에게 소리쳤다.


“ 야, 이만 가봐라 고마웠다. 그리고 꼬마가 밤늦게 이런데 다니는 거 아냐. 조심해서 가라”


그리고선 Silvia의 부축을 받아 돌아서서 영어로 뭐라 대화를 하며 어디론가 터벅터벅 사라지고 있었다.

그녀가 금새 울어버릴 것만 같은 표정을 짓고 멀뚱 그들을 바라보고 있자 어느 순간 Silvia가 뒤돌아서 그녀를 바라보며 피식 웃어주었다.

 

“ Get out, now!!”



      

 

 

 

너무나 부족한 글이지만

그래도 정성을 기울인 글이니 만큼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하루 되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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