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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 언제 할까?

박수용 |2007.01.22 17:59
조회 19 |추천 2


내 집 마련, 언제 할까?

 

부동산 시장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돈 속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에는 반드시 집값을 잡겠다”며 칼을 갈고 나선 정부와 “그래봤자 우린 급할 것 없다”는 매도자간 신경전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런 혼란 속에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사람들은 내 집 마련을 결심한 실수요자들이다. 정부 말만 믿고 기다리자니 지금까지 속았다는 생각에 망설여지고, 그렇다고 집을 사자니 너무 올라버린 가격에 상투 잡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는 것이다.

겉으로는 깊은 잠에 빠진 듯한 시장에서도 이러한 실수요자들의 고뇌가 감지되고 있다. 목동 신시가지단지를 취급하고 있는 H공인 관계자는 “최근 두어달 간 거래는 거의 없었지만, 지금이라도 사야 하는 게 아니냐는 문의 전화가 종종 있다”고 전했다. 목동으로 전세를 알아보러 왔다는 김혜숙(35세, 여) 씨도 “아이 학교 때문에 신시가지로 들어오고 싶지만, 집값이 너무 올라 엄두가 안난다”며 “계속 집값이 오른다면 대출이라도 얻어 보겠지만 그럴 상황은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집값이 떨어질 거라는 확신도 들지 않아 불안하기만 하다”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비단 집값 폭등의 진원지인 ‘버블세븐’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어떠한 정부 대책에도 둔감하게 반응했던 비강남권 및 비인기지역에서 한숨 소리가 깊어지고 있는 실정. 구로구 구로동에서 중개업을 하고 있는 A공인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집값이 올랐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값이 부쩍 뛰어 오른 지금 집을 사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갈피를 못 잡는 수요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11일 정부는 무주택자의 청약제도 개편과 양질의 값싼 주택의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1.11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2005년 발표한 8.31대책에서 천명했던 주택 공급 확대를 보다 확실히 하면서, 아파트값 상승의 원인으로 지적되어 온 분양가를 잡겠다는 것이다. 또 싼 주택이 추첨식으로 분양될 경우 ‘로또 효과’를 노리는 한탕주의식 투기과열지 빚어질 것에 대비, 조건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해 집을 나눠주는 ‘청약가점제’가 9월 조기 시행되게 된다.

정부의 이번 발표로 인해 실수요자, 특히 무주택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모든 수요자들이 무주택자도 아닌데다, 무작정 분양 물량만을 기다리고 손을 놓을 수도 없는 법. 부동산 시장 재편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수요자들, 어떻게 해야 최대의 만족을 누릴 수 있을까?

우선 이번 대책의 최대 수혜자인 무주택 세대주라면 이번에는 정부를 믿어보도록 하자. 특히 자금력이 없는 무주택자라면 굳이 무리하게 대출까지 받아가면서 집을 살 필요는 없다. 또 다시 집값 광풍이 불더라도 모든 택지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집을 분양받을 수 있는 덕분이다. 하지만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아무리 무주택자라도 청약통장이 없으면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없다. 또한 청약저축 가입자라도 납입횟수, 납입액에 따라 당첨 여부가 갈리므로 하루라도 빨리 가입하는 게 좋다. 한편, 청약저축 가입자는 청약가점제와 관계 없으므로 서두를 필요 없이 마음에 드는 물량이 나올 때마다 도전해 보도록 하자.

자금 능력이 있더라도 무주택자라면 당장 집을 사기보다 분양 물량을 노려보는 게 좋다. 집값 거품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지금 ‘무주택’이라는 최상의 조건을 버릴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약저축에 가입돼 있다면 계속 유지하고, 아직 가입이 안돼 있다면 서둘러 들어두는 게 중요하다.

만약 저축 물량이 아닌 예금(전용면적 85㎡ 초과) 물량을 노리고 싶다면 중간에 예금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청약예·부금 가입자에 한해 청약가점제가 적용되므로 무주택 기간이 길고, 부양 가족수가 많다면 저축에서 예금으로 전환하더라도 양질의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는 것이다. 또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됨에 따라 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에 대해서는 채권입찰제가 적용되는데, 자금 능력이 있다면 내 집 마련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다. 느긋한 마음을 가져보도록 하자.

반면, 집을 옮기고 싶은 유주택자라면 무주택자에 비해 민첩한 행동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집 한 채만을 가지고 있을 뿐 현금운용능력이 없다면 9월 청약가점제가 시행되기 전에 서둘러 청약을 해야 한다. 아직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지만, 일정 면적 이상의 주택을 가지고 있으면 인기 지역 내 아파트를 분양 받기란 사실상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사가고자 하는 마음이 급하다고 또는 무주택 자격을 갖추겠다고 섣불리 기존 집을 파는 것은 좋지 않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지난 해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던 게 사실이고 특별한 호재 없이 입주민들의 입김만으로 가격이 오른 곳이 분명 존재하는 탓이다. 아직 부동산 거품을 염려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지역에 따라 가격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급하게 움직일 필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기존 주택에 주택담보대출을 끼고 있을 경우 집을 얻었다 해도 새로 대출을 얻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꼭 집을 옮겨야 한다면 과거 가격 추이를 살펴보는 게 좋다. 지난 해 가격이 올랐더라도 호재가 있었는지, 아무런 이유 없이 올랐는지를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 개발 호재가 있다면 오른 가격이 뒷받침될 수 있지만, 아무 이유가 없다면 하락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자금을 갖춘 유쥬택자라면 청약을 노리면서 블루칩 지역으로 옮겨보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일단 청약은 청약가점제가 시행되기 전인 9월 이전이 유리하다. 분양을 받으려면 전용면적 85㎡초과 102㎡이하(서울·부산 600만 원, 기타광역시 400만 원, 기타지역 300만 원)보다는 102㎡초과 135㎡이하(1,000만 원, 700만 원, 400만 원) 통장이나 135㎡초과(1,500만 원, 1,000만 원, 500만 원) 통장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수도권 통장 가입자 수가 12월 31일 기준 각각 72만 8,365명, 40만 3,786명, 17만 6,255명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그 만큼 경쟁자도 줄어든다는 얘기다.

분양만 기다릴 수 없다면 기존 집을 처분하고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합쳐 유망 아파트 1채로 갈아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블루칩 아파트의 경우 오른 때는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오르지만 빠질 때는 가장 늦게, 가장 적게 빠진다는 특징이 있다. 이사를 결심하고 있다면 다소 비싸더라도 블루칩 아파트의 매입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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