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갈대의 비명

이명진 |2007.02.03 02:46
조회 32 |추천 0


 

 

갈대의 비명

 

 

나를 그만 흔들어라

이제 그만 흔들어

 

처음엔 살랑이는 바람이 달콤했고

다음엔 시원한 바람을 사랑했고

마지막엔 칼날같은 바람과 이별했으니

더 이상 흔들릴 이유가 없다

 

귀머거리 바람은

나의 눈물섞인 비명이 들리지 않는지

갈라 부서지는 몸을 타고

뿌리 깊숙이 시린 바람을 품어준다

 

나를 그만 흔들어라

이제 그만 흔들어

 

귀머거리 바람은

나의 끝이 없는 비명이 들리지 않는지

흩어져 날리는 머리칼을 뜯어 놓고

또 다른 이에게 시린 바람을 품어준다

 

내 몸이 갈라지고 부서져

다시 어둠 속으로 돌아갈 때까지

그저 조용히 흔들리는 것이 나의 운명이라고는 하나

그 누가 나의 비명을 들어주길 바래본다

 

나를 그만 흔들어라

이제 그만 흔들어

그만, 그만, 그만 흔들고 싶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