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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독순이가 편히 눈을 감았다. 저세상에선 행복하길...

한진희 |2007.02.07 15:27
조회 14 |추천 0


 

 

 

사람이 살기에도 버겁고 때탄 세상..

우리 독순이가 오늘 눈을 감았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04년 12월..

내가 군대 입대하기 전에 우리집엔 식구가 하나 더 늘었다.

말로만 듣던 말라뮤트.. 새 식구..

살얼음같이 추운 곳에 있다 따스한 남쪽 나라로 왔으니 얼마나

좋을까라고 그땐 생각했었다.

따뜻하지? 라고 그에게 말을 걸었을땐..

그의 눈에는 우수가 차있었다.

그땐 몰랐다. 왜 그런 눈을 하고 있는거지?

 

그렇게 몇일이 지나고 난 군입대를 해서 오랜 기간동안 독순이를

볼 수 없었고 그친구를 잊고 있었다.

나도 나살기 바쁜데 그깟 개를 생각할 여유가 있었으랴..

 

군입대하고 100일이 지나 백일휴가를 나오게 되었고,

그는 아직도 작은 "새끼개"였다.

귀엽네.. 라고 생각은 했지만 냄새난다는 이유로.. 털이 묻는다는

이유로 머리한번 쓰담아주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나는 수차례 휴가를 나오게 되었고,

우리 독순이는 무럭무럭 자라 어느새 어엿한 어른이 되가고 있었다.

내가 군대에 있는 시간이 훨씬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독순인

머리한번 쓰담아주지 않은 날 기억하고 있었나보다.

나만 보면 꼬리를 흔들며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날 바라보던 그..

 

24년간 살아오면서 수많은 개를 키워봤기에 난 그도 그저 스쳐지나갈 그런 개중에 하나라고 생각했었나보다.

쟤도 지나가는 개장수가 훔쳐가던지 아니면 바람이 나서 도망가던지 아니면 안됐지만 사고로 저세상으로 가던지..하겠지..

나한테서 떠날꺼야..

 

하지만 독순인 항상 내곁에 있었다.

 

 

06년 12월 전역을 했다.

여전히 우리 독순인 반갑게 날 맞아주었고..

나도 전역을 해서 그런건지.. 여유가 생겼던건지..

독순이 머릴 쓰담아주었고.. 우리 독순인 행복해하는 것 같았다.

자식.. 너도 어쩔수 없는 "개"구나..

그때 머릴 쓰담아준게 처음이자 마지막 이었다..

 

오늘 난 친구들과 술을 마시기로 약속이 돼있었고..

집에서 나오는 길에 독순이를 봤다.

자기 집에서 꼼짝않고 누워있는 독순이..

얘가 아버지랑 등산갔다오더니 피곤했나?..

좀있으면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하며... 난 곧장 술자리로 갔고..

 

새벽 1시 아버지에게 전화가 왔다.

"독순이가 저세상으로 갔다. 진희야.. 장사 치러야지? 얼릉 와.."

"........."

 

"설마.. 그럴리가... 안돼.."

 

편히 눈을 감은 독순이의 마지막 모습은 너무나도 행복해보였다.

그래 저세상에선.. 너의 부모님곁으로 가렴..

저세상에선 행복해야지..

이 더럽고 더운 이곳에서 얼마나 힘들었니..

 

 

내가 더러운 세상이라고 헀는데..처음부터 세상이 그러진 않았겠지.

이세상 사람 모두가 우리 독순이 같았으면 이세상은 참 아름다운

세상일꺼다.

세상 사람들 중엔 누구를 짓밟고 올라가야한다.. 나만 잘 살면

되지.. 무슨 상관이야... 그러든 말든 맘대로해.. 내가 다 가질꺼야..

등등.. 너무 때가 탔다.

독순이만큼만 살면 이세상이 평화로울텐데.. 뭐가 잘났다고 그렇게

떠들어 대는지..

 

독순인 지나가는 사람을 보고 절대 짓지않는다.

그저 멍청하게 꼬리만 힘들뿐이다.

"저래가지고 집이나 지킬까.."라고 생각했던 난 얼마나 더러운가.

 

왜 개는 주인이외의 사람을 보면, 크게 짓고 으르렁 대야하나..

모든 개들이 처음부터 그랬을까?

인간의 욕심이 만든 강요는 아닐까?

그런게 얼마나 부자연스러운지.. 그게 개에겐 얼마나 큰 아픔인지..

나는 몰랐다.. 정말 몰랐다..

나의 관념은 개는 오로지 주인에게만 충성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독순이의 주검을 보니 가슴이 찢아지는 것 같았다..

이게 아픔이구나..

사람도 아니고 그깟 "개'가 죽은걸 보고 왜 눈물을 흘리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다.

그도 나와 똑같은 생명체라는걸.. 그에게도 감정이 있고 마음이 있다고.. 적어도 그는 당신보다 순수하다고...

나역시 그러지 못해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바보같지만 수정같은 마음을 지닌 독순이.

나도 독순이 처럼.. 살아가련다.

우리의 마음엔 따뜻함이란게 아직 살아있으니깐...

 

독순이는 지금 내곁에 없지만 내 마음속에선 영원하리..

 

 

* PS.  독순이는 암컷이다. 우리집은 대대적으로 이름을 독대 아니면 독순이로 지어왔다. 우리 갈비집 이름이 장독대라는 이유로..

독순이는 우리집에 오자마자 독순이라 이름지워졌다.

이제 저세상에서 독순이가 아닌 자유로운 "존재"로서 살아갈 독순이가 행복하길 바란다.

 

우리 독순이의 행복을 빌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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