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일기
요즘 이상하다... 아저씨가 왠지 멀게 느껴진다.
몇일전만 해도 밝게 웃어주던 아저씨가 요즘들어 기분이 별로
안좋으신지 표정이 어둡다.
설마.. 내 마음이 아저씨에게 들켜버린 걸까??
아저씨... 그분은 나의 제일 친한 친구인 수정이의 아버지다.
어떡하다가 이런 상황까지 와버린 걸까?
다 타버린 자취방... 옷이며 책이며 모든것이 그 붉은 불길속으로
다 사라져 버렸다.
그 절망적인 상황속에서 내게 손을 내민사람은 바로 수정이였다.
자기 오빠가 군대에 가서 자기 집에 방이 하나 빈다고...
그러니 자기 집에서 당분간 같이 지내자는 거였다.
나는 너무 고마웠고, 그렇게 수정이네 집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수정이의 부모님께선 내 이야기를 수정이에게 들어서 일까...
나에게 무척이나 잘 해 주셨다.
특히, 수정이 아버지께선 내게 무척이나 자상하게 대해 주셨다.
내 이야기를 존중해 주셨고, 또 수정이 만큼이나 나를 당신의 친딸처럼 대해주셨다.
이게 '아버지'라는 존재일까??
18년동안 내겐 가질수 없었던 것이라 그런걸까.. 내겐 아저씨의 존재가 무척이나 따뜻하고 포근하고, 또 특별하게 다가왔다.
조금이라도 아저씨와 이야기 하고 싶었고, 또 사랑받고 싶어졌다.
수정이보다 더....
그래서 나는 아저씨에게 잘 보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언제나 밝게 웃으며 인사를 했고, 아주머니의 일도
많이 거들어 드렸다.
아저씨는 그런 내모습을 좋아 하셨고, 내게 칭찬도 해주셨다.
난 그게 너무 좋았다.
마치 아저씨가 진짜 아빠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난 미처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샌가 내 속에서 자라나고 있는 아저씨에 대한 사랑을...
내 마음을 알았을 땐, 이미 아저씨는 내게
친구의 아버지가 아니었다.
아저씨를 보면 왠지 가슴이 두근거렸고
학교에 있을때도 아저씨 생각에 공부가 되지 않았다.
영화에서도, 소설에서도 나오기도 힘든 이런 일이...
왜 내게 벌어진 걸까??
아저씨는 나를 그저 딸의 친구로만 생각할 텐데...
그래서 내게 잘해주신건데...
난 왜이리 바보같을까?
정말 가슴이 아파 미칠것 같다.
사람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말하면 안되는 내 현실... 너무 괴롭다...
얼마전... 아저씨가 많이 아팠다.
아저씨가 아픈걸 보니 나도 마음이 무척이나 아팠다.
그래서 난 보통때 보다 일찍 집에 가서
아저씨를 간호해 드렸는데, 약먹고 곤히 주무시는 아저씨를 보고
나도 모르게 아저씨의 볼에 입을 맞춰 버렸다.
밤 늦게 돌아오신 아주머니께서는 자신의 대신해
아저씨를 간호해 준 내게 고맙다고...
그리고 잘했다고 칭찬해 주셨다.
그래... 이렇게 몰래 좋아하면 될 거같다.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게...... 몰래... 몰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