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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는 분수를 아는 언어 ★

나선 |2007.02.26 13:47
조회 700 |추천 1
영어는 분수를 아는 언어
"I witnessed to the fact that Al Capone had sent assassins to Mr. Ness(나는 알 카포네가 네스씨를 살해하려고 암살자를 보냈다는 사실을 목격했다)" 1930년대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든 마피아사건 당시의 증인진술이다.

이 문장을 살펴보면 목격하다(witness)라는 동사 뒤에 'to'가 자리잡고 있다. 뒤에 사실(fact)라는 말이 등장하는데 이 사실이란 것이 참 애매하다.

말하는 사람이 알 카포네가 아닌 이상, 암살자에게 얼마나 돈을 주었는지 왜 살해하려 한 것인지를 다 알 수는 없다. 다만 알 카포네란 작자가 그런 나쁜 짓을 한 것을 목격했다는 것 뿐이다.

그러니,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전체 사실을 다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고 부분적으로 내가 아는 한도에서 말하는 것이니 '사실을 목격한다'가 아니라 '사실에 대해 뭔가를 목격한다'라고 해야 맞다.

바로 'witness the fact'라는 말을 쓸 수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to dance to the music'이라고 하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란 의미로 쓰인다.

그럼 '방 열쇠를 달라'고 할 때는 뭐라고 할까? "Give me the key to the door"라고 하면 그만이다.

우리말로 해석하면 방의 열쇠지만 그렇다고 열쇠가 방문에 소속된 부품은 아니다.

열쇠와 방문은 각각 다른 사물인데 문을 닫고 열 때만 열쇠가 필요하니 'to'를 사용한 것이다. 우리말로 해석하면 방문이 열쇠를가진 것이 아니라 열쇠가 방문에 속해 딸려 있다고 봐야 한다.

우리말로 '~의 것'과 '~에 속해 있다'가 미묘한 뜻 차이를 보이는 것처럼 영어에서도 우리가 기계식으로 외운 'of'는 소유격이다 라는 식의 규칙은 전혀 먹혀 들지 못한다.

옛날 노래 가사 중에 "저 별은 나의 별"이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 역시 내가 별 하나를 가진 어린 왕자라면 'of'를 쓸 수 있지만, 그게 아니고 저 별이 내 마음에 있는 별이라면 다른 식으로 해석해야 한다.

영어의 장점은 분수를 안다는 사실이다.

내 것이라면 어느 정도 선까지 내 것인지 명확한 구별이 있고 증언한다면 객관적인 사실이 아니라 오직 한 부분, 내 눈으로 보고 내 귀로 들은 것만을 말한다는 것이 어법 속에 녹아 들어 있다.

명심하기 바란다. 인간이 가질 수 있고 보거나 느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필자는 영어, 독일어, 에스파냐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등 5개 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한국 토박이로, '교과서를 덮으면 외국어가 춤춘다'의저자이기도 합니다.
이서규 통신원 wangsobang@cbs.co.kr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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